BEAUTY
갈색병을 살까 보라병을 살까
갈색병을 살까, 보라병을 살까? 코즈메틱업계에 때 아닌 색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비교 품평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수입 브랜드의 스타 프로덕트를 차례로 광고에 등장시키고 있는 국내의 한 저가 브랜드가 일으킨 센세이션 덕분이다. 지금이 바로 ‘미투’ 화장품에 대한 정의와 ‘고렴이’와 ‘저렴이’로 불리며 비교되고 있는 화장품에 대해 짚고 넘어갈 적기인 것 같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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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샤는 지난가을 SK-II 공병을 매장에 가져오면 자사 에센스 정품으로 바꿔주는 비교 마케팅을 선언했다. 2차 타깃은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 에센스. “세 번째 따라잡기는 우리 브랜드가 아닐까요?”라며 몇몇 브랜드에서는 이제 ‘M 브랜드 리스트’에 오르지 않는 게 더 굴욕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센세이션 속에 미샤의 에센스는 한 달에 10만 병이 팔려 나가고 누적 판매가 50만 병을 넘어서는 등 단기 매출 면에서는 확실히 이기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는 에디터 시절, 한때지만 5만원 미만 화장품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적이 있었다. 신뢰가 가지 않았고 정성이 부족해 보여서였다. 하지만 화장품을 바르고 만지고 만들다 보니 이젠 오히려 고가 화장품을 잘 찾지 않게 된다. 지금은 무언가 재기발랄하고 영특하며 펀(fun)하고 편한 화장품이 내 화장대 위를 점령하고 있다. 옷장을 열어봐도 디자이너 레이블의 초고가 재킷과 SPA 브랜드의 3만원짜리 재킷이 나란히 걸려 있다. 유명 브랜드 네임 태그나 가격 등이 좋은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뜻이다. 요즘처럼 이러한 ‘칩 시크(Cheap & Chic)’ 트렌드가 정점을 이룬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칩 시크라는 단어는 소위 명품 화장품의 콘셉트, 성분, 효과 등을 비교적 유사하게 유지하면서 프렌들리한 패키지와 가격으로 출시한 화장품을 지칭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로레알의 뛰어난 기술력과 특허 성분을 담아 투웨이 마스카라 등 스마트한 제품을 출시한 로레알파리와 메이블린 뉴욕(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L사 마스카라의 절반 가격이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란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웬만한 브랜드의 스타 프로덕트 따라잡기에 성공한 스킨푸드 정도가 칩 시크라는 호칭을 붙일 만한 브랜드. 그런데 문제는 칩 시크를 표방하는 모든 브랜드가 싸고 시크하지는 않다는 데 있다. 그중 일부는 단지 칩(cheap)하기만 하다는 뜻이다. 미투 제품과 짝퉁 제품의 차이 최근 성분과 테크놀로지, 패키지에 대한 연구보다는 ‘잔머리 마케팅’으로 스타덤에 오른 브랜드가 늘어가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에 자주 오르는 몇몇 브랜드는 고가 수입 브랜드에서 인기 몰이를 하는 스타 프로덕트를 그대로 재현해낸다. 이런 제품이 출시되는 데까지는 2~3개월도 채 안 걸린다고 한다. ‘미투’와 ‘짝퉁’의 기로에서 잠시 고민하게 되지 않을 수 없는 포인트다. 그럼 진짜 미투 제품은 무엇이 다를까? 그대로 베끼기를 넘어서 패키지, 콘셉트 등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크리에이티브와 노력, 투자가 있어야 한다. 어퓨의 경우 바비 브라운의 팟루즈의 용량을 줄여 다채롭게 구성한 팟루즈(8천8백원이라니!)를 제작한다든가, 베네피트의 캘리포니아 키싱과 포지틴트 2가지 제품을 하나로 만든 투웨이 립글로스(와우! 4천3백원)를 내놓는 등 실제 사용자들의 편의성과 디자인까지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들 제품처럼 적어도 일말의 크리에이티브가 반영되어 있다면 미투 제품이라 칭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고렴이 vs 저렴이, 무엇을 비교해야 할까 이런 수준의 미투 제품이라면 고가 화장품에 자극을 약간 줄 수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우리가 재기발랄한 제품을 싼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베스트셀러 화장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누군가의 밤잠을 설친 크리에이티브적 발상이 있었고 특정 성분, 특허 기술, 디자인 그리고 원산지까지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연구개발비로 투자되었다는 것. 똑같은 성분, 즉 인삼을 50% 넣었다고 해서 같은 가치를 지닌 화장품은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고렴이’니 ‘저렴이’라는 말로 제품을 단순 비교 품평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화장품도 분명히 얼굴값을 한다. 30만원과 3만원, 3천원짜리 효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시보 효과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다(물론 가격 책정의 이유야 브랜드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턱없이 비싼 제품이라는 판단이 드는 제품도 있다. 그런 의심 때문에 비교 마케팅이 이토록 히트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 합리적으로 스마트하게 화장품 쇼핑을 하려면, 내 소비 패턴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든 화장품을 선택하면 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드라마틱하게 특별한 효과를 주는 제품은 없다. 왜냐하면 화장품이니까. |
Credit
- Editor 피현정(뷰티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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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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