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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캄 스페인] [나의 잘못] 스페인 배우 가브리엘의 지금

'잘못' 시리즈의 '닉', 배우 가브리엘 게바라를 지금 주목해야 하는 이유.

프로필 by 김미나 2026.09.11
데님 셔츠 Polo Ralph Lauren.

데님 셔츠 Polo Ralph Lauren.


요즘 유명세를 어떻게 받이들이고 있나요? 평범했던 사람이 불과 몇 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는 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요.

뭐,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여전히 평생을 함께해온 친구들, 저를 봐온 사람들과 어울려요. 그게 제 안전지대이자 울타리죠. SNS의 파급력이 큰 건 사실이지만, SNS를 그렇게 많이 하는 편도 아니라서 유명세를 체감하는 건 레드 카펫이나 행사장에서예요. 그런 자리에서는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 문득 ‘아, 맞다, 나 유명하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뭐 그렇게 대단한 정도는 아닙니다. 제가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니니까요. 게다가 저에게 사진 찍자고 다가오시는 분들은 늘 친절하세요. 그건 정말 운이 좋은 거죠.



오랫동안 유명세를 누린 사람들과도 작업했잖아요. ‘Atresplayer’(스페인의 OTT 서비스)의 드라마 <Mar afuera>에서 함께한 알렉스 곤살레스처럼요. 갑작스러운 유명세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조언 같은 걸 해주던가요?

사실 알렉스에게서 그런 조언은 못 들었어요. 대신 운동할 만한 곳을 몇 군데 추천해줬죠. 알렉스는 운동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어느 날 저를 서핑에 데려간 적이 있는데, 물에서 나오니 눈앞이 하얘질 정도였어요. 저는 완전히 뻗었는데 그는 태연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형, 저 진짜 못 하겠어요. 이런 운동은 저랑 안 맞아요.” 알렉스는 촬영이 있는 날에도 새벽 6시에 일어나 두 시간씩 헬스를 하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그렇지는 않아요. 마지막 순간까지 자는 걸 좋아하죠.



알렉스도 <맨즈헬스> 커버를 장식할 만큼 몸이 좋은데, 당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잖아요. 가끔 “가브리엘, 이건 이렇게 해봐. 그건 조심해야 해” 하는 식으로 아버지같이 말하지는 않던가요?

전혀요. 알렉스는 아버지 같은 느낌은 절대 아니에요. 가까운 형이자 동료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본받을 만한 점이고요. 마리오 카사스나 오스카 카사스도 마찬가지예요. 두 사람도 정말 열심히 몸을 만들잖아요. 조금 전에 이들의 <맨즈헬스> 표지를 보고 왔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사실 <나의 잘못> 막바지 촬영을 할 때는 그들과 같은 트레이너에게 운동을 받았어요. 그때 전 머릿속에 늘 마리오나 오스카 같은 몸을 떠올렸죠. 지금도 ‘나도 저렇게 만들고 싶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몸을 만들어야지’ 생각하며 조금씩 운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가방, 스니커즈 모두 Louis Vuitton. 양말 Uniqlo.

가방, 스니커즈 모두 Louis Vuitton. 양말 Uniqlo.


마리오 카사스는 헬스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좋은 롤모델이죠. 그도 10대를 아이돌로 시작했고, ‘2021 고야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로 성장했으니까요.

당연히 본받을 만한 사람이죠. 다른 많은 사람처럼요. 라울 아레발로도 그래요. 이번에 <Por cien millones>에서 함께 작업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그 드라마에 같이 나온 비토 산스도 정말 멋진 배우고요. 사실 이름을 대자면 끝도 없어요. 제가 배우로서 계속 배우고 제 길을 찾아가는 데 영감을 주는 사람들이죠. 에두아르드 페르난데스도 정말 좋아해요.



에두아르드 페르난데스 또한 대단한 배우긴 하지만, 소위 추억의 ‘책받침 스타’는 아니었잖아요. 마리오 카사스는 그랬고요. 그래서 10대 아이돌에서 인정받는 배우로 도약한 그를 예로 들었죠.

맞아요, 맞아요. 대단한 일이에요. 한쪽 분야에서 다른 쪽 분야로 넘어가는 건 정말 어렵지만 멋진 일이죠. 저도 ‘책받침 스타’로 여기까지 왔지만, 거기서 벗어나 색깔을 바꾸고,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찾아보려고 해요.



그리고 그 변화가 시작되는 작품이 바로 키니 납치 사건을 다룬 미니시리즈 <Por cien millones>예요. 이 드라마에서 당신은 납치범 중 한 명을 연기하는데, 지금껏 본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에요.

솔직히 <Por cien millones>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어요. 감독 나초 벨리야가 제가 이전에 했던 캐릭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거든요. 머리와 수염을 기르고 붙임머리까지 했죠. 1980년대 룩으로 등장하는데, 진짜 멋있어요.



티셔츠, 데님 팬츠, 브리프, 스니커즈 모두 Dsquared2.

티셔츠, 데님 팬츠, 브리프, 스니커즈 모두 Dsquared2.


납치범 역할에 들어가기 앞서 ‘잘못’ 시리즈의 ‘닉’과는 작별해야 했잖아요. 꽤 오랜 시간 연기했고, 자신을 세상에 알려준 캐릭터에게 작별을 고하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조금 힘들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 캐릭터 덕분에 제가 알려지게 됐고, 팬들은 제가 영원히 ‘닉’이길 바라니까요. ‘닉’과 똑같은 얼굴과 머리 스타일을 하고요. 그렇지만 이제 ‘닉’을 놓아줘야 하죠.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닉’에게, 그리고 ‘닉’을 좋아해준 제 팬들에게 항상 감사해요. 이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예요. 저도 다른 세계, 다른 캐릭터, 다른 작품들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어요. 배우로서 많은 것을 시도하고, 어쩌면 실수도 하겠지만, 마음껏 꿈을 펼쳐보고 싶어요.



지금은 ‘잘못’ 시리즈의 성공과 <Por cien millones> 같은 프로젝트 덕분에 모든 게 술술 풀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수많은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을 것 같아요.

물론이죠. 지금도 계속 그러고 있어요.



‘NO’라는 말을 듣는 것에 익숙해지나요? 대부분의 배우가 그렇듯 ‘YES’보다는 ‘NO’를 훨씬 더 많이 들을 텐데요.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해요. 그래야 저도 덜 괴롭거든요.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을 보고 나면 일주일쯤 뒤에 이런 연락을 받아요. “저기, 이번에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럼 바로 다음 걸로 넘어가는 거죠. 슬퍼할 거 없이요.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아요. 그들도 그저 특정한 이미지를 찾는 거고, 제가 설득이 안 됐다면, 다음 작품을 찾아 나서야 해요.



점프슈트 Palomo Spain. 선글라스 Tom Ford.

점프슈트 Palomo Spain. 선글라스 Tom Ford.


처음으로 합격했던 오디션이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칩’ 역할이었다고요.

네, 맞아요. 정말 오래전 일이죠. 그게 제 첫 오디션이었어요. 아마 일고여덟 살쯤 됐을 거예요.



당연히 노래하고 춤도 췄겠네요.

그럼요. 그땐 음 이탈도 자주 나는 미성이었는데 음도 잘 잡았어요. 지금은 아니지만요. 이제는 노래 근처에도 안 가요. 근데 음악은 정말 좋아하고, 춤추는 것도 좋아해요. 부모님 두 분 다 안무가시거든요. 어릴 때는 아버지가 마이클 잭슨의 안무를 전부 가르쳐주셨어요. 저 완전 팬이거든요.



오랫동안 당신은 ‘마를렌 무로의 아들’로 언급됐잖아요. 근데 이제는 마를렌 무로가 ‘가브리엘 게바라의 어머니’가 된 것 같은데요.

글쎄요, 그건 아직이에요. 저희 어머니는 항상 정상의 자리에 계실 거예요. 정말 대단한 걸 이뤄내셨으니까요. 저는 베데트(Vedette, 노래와 춤, 퍼포먼스를 모두 소화하는 무대형 스타)로서 어머니만큼 성공한 스페인 아티스트를 본 적이 없어요. 대신 저는 어머니가 닿지 못한 곳, 연기 쪽으로 가보려고 해요. 어머니는 항상 배우가 되고 싶어 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일을 잘해나가는 걸 정말 좋아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죠. 늘 스토리에 저를 올리면서 홍보해주세요. “내 아들이야, 내 아들!” 이러면서요.



어머니와 또 하나 닮은 점이 있다면, 어머니도 항상 운동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오셨다는 거죠.

정말 그래요. 저도 시간이 될 때마다 어머니와 운동했어요. 지금 제 몸도 사실 부모님 덕분이에요. 두 분 다 몸이 정말 좋으시거든요. 한동안 헬스장에 안 가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가족 식사 자리에 가면 어머니가 그러셨어요. “가브리엘, 너 왜 이렇게 말랐니! 잘 좀 먹어! 운동도 더 하고!” 항상 자기 관리 더 하라고, 크림도 더 바르고, 피부 관리도 하라고 잔소리하세요. 뭐, 엄마들이 다 그런 것처럼요.



데님 팬츠 Karl Lagerfeld. 브리프 Dsquared2. 로퍼 Alessandro Dell’Acqua.

데님 팬츠 Karl Lagerfeld. 브리프 Dsquared2. 로퍼 Alessandro Dell’Acqua.


몸매 좋은 사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뷰티 프리빌리지’라는 말이 SNS에서 많이 사용되잖아요.

그게 뭔가요?



쉽게 말하면, 잘생기면 인생이 더 수월해진다는 의미예요.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요. 물론 사람들이 “잘생겼으니까 저렇게 많은 일을 하고, 여기저기 캐스팅되는 거겠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어느 정도는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어떨 때는 그 이유 때문에 캐스팅이 안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그냥 잘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일이 더 어려워질 때도 있어요.



카메라 앞에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뒤에서?

둘 다예요. 예를 들어 저는 사람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하고, 열려 있으려고 하는데,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카메라 앞에서는 그런 일을 당해도 그냥 넘기려고 하는 편이죠. 제게 기회가 주어지는 순간에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면 되니까요. 결국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데님 셔츠 Polo Ralph Lauren. 데님 쇼츠 MMM6 Maison Margiela. 양말 Uniqlo.

데님 셔츠 Polo Ralph Lauren. 데님 쇼츠 MMM6 Maison Margiela. 양말 Uniqlo.


전에 스스로 굉장히 야심이 많다고 인정한 적 있어요. 좋은 건데 왜 ‘야망’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종류의 야망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그래도 저는 제가 가진 야망이 좋은 쪽이라고 생각해요. 뭐든 늘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제가 인생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거든요.



야망도 있고, 인생에서 원하는 게 확실한 사람이면 혹시 일이 잘 안 풀릴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도 있나요?

아뇨. 분명 잘될 거라고 믿어요. 제가 온 힘을 다해 그렇게 만들 거니까요. 저는 제가 이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제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절대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Credit

  • 에디터 김미나
  • 인터뷰 Jordi Martínez
  • 포토그래퍼 Félix Valiente
  • 스타일리스트 Beatriz Moreno De La Cova
  • 프로덕션 Marta Sánchez
  • 헤어·메이크업 Carmen De Juan(Another Artists Agency)
  • 어시스턴트 Germán Arbós & Luis Spínola(사진)·Diego Serna(스타일링)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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