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찜질방 말고 사우나, 지금 가장 트렌디한 휴식법 체험기

물 좋고, 열기 좋기로 입소문 난 사우나부터 트렌드에 발맞춰 감각적인 무드로 중무장한 신상 사우나까지, <코스모폴리탄> 에디터들이 직접 체험하고 온 뜨끈뜨끈한 후기를 전한다.

프로필 by 김미나 2026.04.02

시수하우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5길 37 @sisuhouse.official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도파민을 만나다

놀랍다. 요즘 젠지들이 웰니스를 즐기는 방법은 러닝도, 필라테스도 아닌 무려 ‘사우나’라는데, 내게 사우나란 힙한 이미지보단 주말이면 어김없이 사우나로 향하는 아버지의 잔상이 먼저 떠오른 것이 사실. 하지만 생각보다 사우나 트렌드는 본격적이었다. 사우나의 뜨거운 온도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고온과 저온을 오가는 루틴을 뜻하는 해시태그 #ContrastTherapy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점령했고, 각자의 사우나 루틴을 공유하는 콘텐츠도 꽤나 흥미로웠다. 그렇게 나는 의심 반, 호기심 반의 마음으로 시수하우스로 향했다. 시수하우스는 ‘No Rush, Just Rhythm’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신의 리듬과 속도로 온전한 휴식을 돕는 ‘프라이빗 리추얼 하우스’를 표방한다. 문을 열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고요한 공기는 사우나라는 신세계로 이끄는 듯했다. “저는 원래 생각도, 걱정도 많은 편이었어요. 그러다 사우나를 접하게 됐는데 사우나를 하는 순간엔 완전히 번뇌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죠. 핀란드와 일본 사우나의 형태를 참고하되 도심에서 누구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시수하우스 이경민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니 사우나야말로 지금 내게 절실히 필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꺼풀 의심을 벗겨내고 들어선 프라이빗 룸. 사우나 입문자인 나는 시수하우스의 추천 시퀀스를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깊은 심호흡을 하며 몸의 긴장을 비워내는 것을 시작으로, 8분간의 웜 배스, 5~8분간의 사우나, 그리고 20초의 짧은 콜드 샤워, 마지막은 숨을 고르는 휴식의 시간까지 차례로 체험했다. 두 번의 루틴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생경했던 건 바로 몸에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이었다. 사우나실 안에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자, 나도 모르게 열기가 오르고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온도에 숨이 막히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온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퍽 신기했다. 5분간의 사우나를 마치고 14℃의 시원한 물을 맞으니 단번에 피부의 감각이 깨어나는 격차는 또 어떻고. 본능에 이토록 정직한 몸을 바라보는 건 너무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뜨겁고 차가운 극과 극의 환경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 행위는 지금 젠지들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삶을 향유하는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히 자극만 좇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나’에게 집중하고, 쉼을 경험하는 사우나는 가장 건강한 도파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웰니스적 도파민 파티다! by피처 디렉터 천일홍



솔로사우나 레포 노량진점

서울시 동작구 노들로2길 7 노량진드림스퀘어 2층 @solosauna_lepo2


도심에서 만끽한 핀란드식 리추얼

‘한국 최초의 프라이빗 사우나’라는 타이틀을 내건 ‘솔로사우나 레포’에 예약 문의를 하니 가장 먼저 돌아온 질문은 욕조에 받을 물의 온도였다. 2년 전, 스웨덴 출장에서 경험했던 습식 사우나와 얼음 호수 입수를 기억하며 호기롭게 “차가운 물!”을 외쳤다. 그리고 도착한 솔로사우나 레포 노량진점. 고급스러운 마사지 숍 같은 리셉션장에서 간단하게 이용 방법을 들은 뒤 필요한 사우나용품을 주문하고 프라이빗 사우나 룸으로 안내받았다. 커다란 욕탕에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한창 채워지고 있었고, 사우나의 영원한 웰컴 드링크인 식혜가 준비돼 있었다. 간단한 목욕재계 후 곧바로 사우나실로 입장. 조도가 매우 낮고 은은한 아로마 향이 나는 게 공간에 들어간 것만으로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았다. 나만의 첫 루틴은 사우나 5분 후 냉수 목욕을 하는 것이다. 벽에 걸린 모래시계를 뒤집어 시간을 체크할 수 있었다. 정수리부터 서서히 달아오르더니 이내 땀이 송골송골 맺힐 무렵 5분이 됐다. 곧바로 차가운 욕탕에 입수했다. 냉탕 앞에서 머뭇대는 순간 열기가 달아나니 망설임은 사치다. ‘쿨다운’을 하니 다시 한번 저 뜨거운 열기 속으로 돌진하고 싶어졌다. 두 번째 턴에선 사우나실 안에 준비된 아로마워터를 반 국자 정도 퍼서 스톤 위에 부었다. 이는 사우나의 온도를 조금 높이면서 발생한 증기로 전신욕을 하는 ‘뢰윌뤼(löyly)’라는 행위다. 습도가 높아지니 땀이 더 잘 나는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10분을 버텼다. 숨 고르기도 벅찰 때쯤 드디어 모래시계가 10분을 알려 밖으로 탈출했다! 이전처럼 냉수마찰 후, 이번에는 사우나 옆 릴랙스 존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생수와 함께 커다란 보온 통에 얼음을 가득 채워둔 센스에 감탄하며 수분도 보충했다. 이제 대미를 장식할 시간이다. 마지막 턴은 15분을 버티리라 다짐하며 다시 사우나실로 향했다. 다시 땀이 맺힐 때쯤에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필라테스 동작도 시도했다. 경직된 근육이 더 효과적으로 이완되고, 늘 뻐근하던 목덜미도 편안해지는 기분. 앞선 과정들을 거친 덕분에 마지막 15분은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100분 동안 단 한 번도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우나를 즐기며 뜻밖의 디지털 디톡스까지 하게 된 건 일석이조의 효율이었다. 현대인에게 더없이 좋은 웰니스 프로그램이 이토록 가까운 곳에 있었다니. 사우나라는 행위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온전히 나를 돌보는 듯한 감각은 9 to 6 이상을 근무하느라 소홀했던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사치이자 호사였다. 한겨울에도 전기장판은커녕 자동차 시트 ‘엉뜨’도 안 켜는 내가 사우나 ‘내돈내산’을 결심하다니, 이 또한 놀라운 경험이다! by피처 에디터 김미나



블루오션 웰니스 스파

인천시 중구 자연대로 7 2층 @blue_ocean_wellness_spa


색다른 힐링이 필요할 때

1인 사우나, 핀란드식 사우나, 일본식 사우나…. 코로나19 이후 대형 사우나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을 때, 사우나를 무척이나 즐기던 나로서는 웰니스의 시간도 멈추는 듯했다. 사우나의 부재가 익숙해질 때쯤 다시 돌아온 사우나 트렌드는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다. 다양한 종류와 콘셉트의 사우나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그래도 체험을 위해 다시 사우나 앞에 서니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블루오션 웰니스 스파는 영종도에 위치한 대형 신상 찜질방이다. ‘뷰 맛집’으로 유명한 곳답게 통창 밖으로 펼쳐진 널찍한 파크 뷰가 인상적이었다. 평일 점심이었는데도 라운지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우나를 즐기고 있었다. 웰니스 트렌드 덕분에 사우나가 이색 데이트, 가족 나들이의 성지로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들어가자마자 제대로 실감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의 불가마다. 접착제 없이 100% 고창 황토만을 사용해 쌓아 올린 커다란 불가마는 90℃에 육박하는 고온 사우나다. 문을 여니 느껴지는 후끈한 열기에 잠시 주춤했지만, 막상 들어가니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어른들이 펄펄 끓는 목욕탕에서 “시원하다”라고 말하는 게 이런 심리일까? 그도 잠시, 나는 들어온 지 약 3분 만에 땀에 절여졌다. 사우나 고수들 사이에서 금세 개운해진 몸을 일으켜 향한 다음 행선지는 야외에 위치한 핀란드식 사우나. 이곳의 시그너처 사우나기도 하다. 핀란드식 사우나는 처음이었지만 이용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뜨겁게 달궈진 돌에 물을 뿌려가며 증기로 온도를 조절하는 뢰윌뤼 방식으로, 온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셀프 뢰윌뤼를 하다 보면 내부가 따듯한 증기로 차며 온도가 오르는데, 일반적인 한국의 건식 사우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달궈진 돌에 물을 부을 때마다 편백 향이 향긋하게 사우나 안을 채우고, 뜨겁게 데워진 공기가 몸을 이완시켜 모든 감각이 편안해졌다. 몸이 깊은 곳까지 데워지며 완전한 ‘쉼’이라는 느낌이 들었달까? 약 10분간의 사우나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야외의 차가운 바람이 곧장 몸에 닿았다. 핀란드식 사우나의 필수 루틴인 ‘외기욕’을 추운 날씨 덕분에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찬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가도, 어깨를 펴고 호흡을 고르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감각이 좋았다. 땀을 흘리고 몸을 식히는 단순한 반복의 과정에서 편안함과 힐링을 느끼다니. 평소에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경험이었다. 게다가 프라이빗 사우나에 비해 한국 정통의 고온 불가마 사우나부터 북유럽식 사우나까지 다양한 유형을 경험할 수 있어 입문자가 딱 맞는 사우나 코스를 찾기에 좋았다. 몸과 마음을 모두 비워내는 힐링이 필요할 때 사우나로 가는 건 어떨까? 내 취향대로 즐기는 나만의 사우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by피처 어시스턴트 정주원

Credit

  • 에디터 김미나
  • 일러스트레이터 유승보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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