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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름이니까

곤두박질치는 겨울 피부를 구원해 줄 마성의 오일 화장품

프로필 by 정유진 2024.11.07
피부는 수분과 유분의 균형이 맞을 때 건강하고 생기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화장품은 오일과 수분을 적절히 배합해 만들어진다. 오일은 피부가 보유해야 하는 수분을 붙잡는 역할을 하고, 오일이 부족하면 많은 수분을 도포해도 건조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오일은 무조건적으로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지 않게 피부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1 본딩 오일 No. 가격미정 Olaplex

두피야 말로 얼굴 피부와 연결되어 있어서 건조하지 않게 충분한 유수분 케어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 옥수수 오일, 해바라기씨 오일, 석류씨 오일 등이 푸석하고 건조한 모발에 보습과 영양을 전한다.

2 시그니처 페이스 오일 3만원 So Natural

100% 식물 유래 오일로 골든 호호바 오일, 아르간 커넬 오일, 해바라기씨 오일이 주요 성분. 고온의 열에 파괴될 수 있는 유효 성분까지 보호하기 위해 원료에 열을 가하지 않는 ‘비정제 냉압착 공법’을 적용했다.

3 운 자르뎅 아 시테르 헤어 앤 바디 드라이 오일 7만8천원 Hermès

바르자마자 가볍게 스며드는 텍스처로 신선한 향기까지 갓벽한 헤어&보디용 뷰티 오일.

4 AA 모이스처라이징 오일 2만7천원 Shangpree

포도씨 오일, 호호바 오일 등을 담은, 끈적임이 적은 산뜻한 질감의 오일. 제형이 가벼운 편이라 스킨케어 첫 단계에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도 부담 없다.

유례없이 길었던 뜨거운 여름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 변화무쌍한 날씨야말로 피부에는 가혹한 환경이다. 칼바람을 무방비 상태로 직면한 얼굴은 급격히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뭘 발라도 겉돌고 푸석함 그 자체인 노안 피부로 직행하게 만든다. “혹독한 계절은 피부를 급피로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피부는 가장 바깥에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요. 그러나 외부 요소로 인해 손상을 입게 되면 피부 가장 바깥쪽에 있는 각질층인 피부 장벽이 약해지죠. 튼튼했던 피부 장벽이 약해졌다는 건 피부가 기본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수분량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의미예요. 결국 아무리 좋고 값비싼 화장품을 발라도 부족한 수분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죠. 그래서 피부가 더 빨리, 자주 건조함을 느끼는 거고요.” 샹프리 스파 김태은 원장의 말처럼 결국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지 않으면 뭘 발라도 피부 건조함을 해결하기 어렵다. 혹한기를 잘 버텨내는 피부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피부 장벽 강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튼튼한 피부 장벽을 위해 지금 당장 오일부터 바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일을 사용하기 전에 피부 장벽이 제대로 복구돼야 오일을 비롯한 기능성 제품의 효능을 끌올할 수 있다는 거다. 피부 장벽은 피부의 최초 방어막인 ‘각질층’을 의미한다. 각질층은 수많은 각질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각질 세포 사이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 게 지질이다. 이 지질이 손상되면 각질층이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피부 속 수분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해 속건조가 발생하는 것. 피부 지질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이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코코넛 오일이나 요즘 유행하는 호호바 오일, 스콸렌 등도 바로 이 피부 지질과 유사한 성분에 속한다. 평소 스킨케어 루틴에 피부 지질 유사 성분을 담은 제품만 추가해도 피부 컨디션은 확실히 달라질 수 있다.


오일을 오해하지 말아요


그렇다면 피부 장벽 복구를 위해 건조 피부는 앞서 언급한 피부 지질과 비슷한 영양가 만렙의 오일을, 지성 피부는 오일을 제외한 세라마이드·콜레스테롤 성분 위주로 케어하면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지성이나 유분기 만렙의 피부도 장벽이 손상된 상태라면 오일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 김태은 원장 역시 “여전히 오일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이 많아요. 유분기가 주체 안 되는 산유국 피부와 오일 화장품은 절대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오일은 피부가 보유해야 하는 수분을 붙잡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지성 피부일지라도 현재 피부 컨디션에 맞는 오일을 잘 선택하면 유의미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페이스 오일을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 코팅하듯 발라 수분을 가두는 역할 정도로만 생각했다면 이제 오일에 대한 개념을 조금 바꿔볼 때다.

오일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오일만 바르면 얼굴에 뾰루지가 난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기름기 그 자체인 오일을 얼굴에 그대로 바르니 모공을 막아서 트러블을 유발하는 게 아닐까 싶겠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피부는 수분과 유분의 균형이 맞을 때 건강하고 생기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화장품은 오일과 수분을 적절히 배합해 만들어진다. 이것만 봐도 오일은 스킨케어 루틴에서 무조건적으로 배척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최근 뷰티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오일 제품의 면면을 봐도 오일이라고 하기엔 무척 가볍고, 마무리감 역시 산뜻해 오일 특유의 미끄덩한 잔여감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렇다면 피부를 위한 좋은 오일은 대체 어떤 오일일까?


좋은 기름이니까~


우리에게 친숙한 페이스 오일은 1~2%의 에센셜 오일과 베이스 오일을 배합한 제품이다. 에센셜 오일은 식물의 꽃과 줄기, 열매, 뿌리 등에서 추출한 휘발성 원액으로 피부에 직접 사용할 경우 자극적일 수 있어 주로 베이스 오일과 섞어 쓰는 게 일반적이다. 베이스 오일 역시 식물의 씨나 과육에서 추출하지만 입자가 큰 편이고 휘발되지 않아 에센셜 오일과 섞어 사용하면 유효한 오일의 성분을 피부에 잘 전달하는 부스팅 역할을 한다. 호호바 오일이나 로즈힙 오일, 코코넛 오일 등이 베이스 오일로 주로 활용되며 에센셜 오일의 성분을 피부에 운반해주는 역할도 하고, 단독으로 사용해도 피부 보습과 유연 효과 등을 준다. 베이스 오일과 에센셜 오일 모두 앞서 설명한 것처럼 피부 지질과 친화성이 높고 흡수와 침투력이 우수하다. 오일을 활용한 아로마테라피가 다양하게 진화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오일을 선택할 때 일차적으로 향기가 선택의 기준이 되지만 진정, 활력, 리프레싱 등 원하는 효과에 따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오일에는 식물이 보유한 미네랄 같은 성분이 함유돼 있고 피부에 발랐을 때 세포 사이사이와 림프절에 흡수되기 때문에 ‘좋은 오일’을 선별해내는 게 중요하다. 소위 불순물 등이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오일이 ‘좋은 기름’으로 분류되는데, 입자가 매우 작아 피부에 발랐을 때 끈적임을 남기지 않고 쏙 스며드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이런 오일은 사용 후에 기분이 좋고 은은한 잔향의 여운을 남긴다. 오일을 블렌딩하거나 토너, 세럼, 크림 등에 한두 방울 섞어 사용해도 겉돌지 않고 오일의 영양감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발라요


최근에는 100% 퓨어 오일을 비롯해 오일 세럼이나 오일 밤, 오일 크림 같은 오일 블렌딩 제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제품명에 오일 표기는 없지만 오일 성분을 주요하게 활용한 뷰티템도 눈에 띈다. 오일이 대중화되고 영역이 확장되면서 즐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증거. 다음의 피부 고민에 맞춰 오일 제품을 골라볼 것.

type 1 미끄덩한 잔여감이 두려운 수부지 피부

수부지 피부 케어의 핵심은 기름 컨트롤이 관건! 피부 표면의 과도한 피지 생성을 막아주는 스콸렌, 포도씨 오일, 호호바 오일 성분을 추천한다. 피부 땅김이 심하다면 크림 전 단계에 매티파잉 타입의 로션을 추가하고, 모공이 넓은 수부지 피부라면 수딩 젤, 플루이드 보습제를 위의 오일과 함께 사용해도 좋다. 그럼에도 여전히 과거 오일 사용 후 좁쌀 여드름이나 비립종이 올라온 경험 때문에 오일에 손이 안 간다면 에센스와 크림에 오일 성분이 들어간 묵직한 제품을 더해 환절기에만 단기로 사용해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type 2 온몸이 건성인 건조 피부

건조 피부의 가장 큰 문제는 피부 스스로 수분을 지키는 힘이 약하다는 것. 피부 장벽을 복구하는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이 들어간 보습제 사용 전후에 오일을 덧바르면 건조함은 금방 잡힌다. 호호바 오일이나 로즈힙 오일, 동백 오일 등에 들어 있는 올레인산은 건조함을 예방하고 피부를 유연하게 하는데, 올레인산의 분자량이 큰 편이라 흡수는 잘 안 되지만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막아줌으로써 피부를 오랫동안 촉촉하게 한다.

type 3 뾰루지 출몰이 잦은 트러블성 피부

트러블성 피부의 피지에서 가장 부족한 성분이 리놀레산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리놀레산은 오메가 성분이자 오일의 주성분이기도 한데 분자 크기가 매우 작아 모공을 막지 않고 빠르게 흡수된다. 보리지 오일, 올리브 오일, 마라쿠자(패션프루트) 오일, 달맞이꽃종자유 같은 리놀레산 함유량이 높은 오일이 좋다. 토너 단계에 오일을 소량 믹스해 바르면 피지가 끈적하게 굳는 현상을 예방해 모공 막힘이 줄어들어 여드름성 피부에 도움이 된다.

type 4 노화 시그널이 감지된 칙칙 피부

노화의 직격탄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는 오일을 활용할 것. 아르간 오일에는 폴리페놀과 페롤리산, 토코페롤 성분이 들어 있는데 항산화 효과가 강해 활성산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피지와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모공을 막을 염려도 없다. 세안 후 토너를 먼저 바른 뒤 아르간 오일을 단독으로 2~3방울 바르거나 에센스에 소량 섞어 얼굴 전체에 흡수시키고 괄사 도구를 이용해 마사지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Facial Oil


순도 높은, 그야말로 오일 그 자체! 피부 속이 건조함으로 조여드는 겨울에 대활약할 찐 오일템을 모았다.

1 클래리파잉 에센스 8만원 Physiogel

오일과 에센스 2개 층을 섞어 사용하는 퍼스트 에센스. 오일층이 있지만 워터리한 제형이라 오일 단독 사용이 부담된다면 도전해볼 만한 제품이다.

2 마라쿠자 오일 5만원대 Phymongshe

슈퍼 비타민 원료로 불리는 마라쿠자에서 고순도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한 100% 아로마 에센셜 오일. 분자량이 작은 리놀레산이 풍부해 피부에 가볍게 흡수되고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3 페뷸러스 페이스 오일 6만9천원 Aēsop

피부 건조함을 해소시켜줄 수분 보충용 오일. 주니퍼베리, 일랑일랑, 재스민 등 식물 추출물이 배합돼 피부 보습을 끌어올려 메마른 피부를 촉촉하게 한다. 흡수가 빠르고 번들거리지 않는 마무리감이 특징.

4 아이밤 9만8천원(본품, 리필 키트 세트) Kahi

캐비아 중 상위 등급인 벨루가 캐비아 원물을 담은 케이필렌 오일, 마카다미아씨 오일 등이 연약한 눈가에 보습과 영양을 더해 느슨했던 피부 탄력을 탄탄하게 한다.

5 버진 마룰라 럭셔리 페이셜 오일 5만2천원 Drunk ElephantTM

마룰라 열매의 씨앗에서 직접 추출한 비정제 오일이 베이스. 오메가-6와 오메가-9을 풍부하게 함유한 마룰라 오일이 건조해서 푸석한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윤기를 더한다.

6 오키드 임페리얼 더 펀더멘탈 오일 익셉셔널 케어 49만원 Guerlain

보습은 기본, 전방위 노화 흔적에 대응하는 어나더 레벨의 오일. 오키드 펩타이드TM기술로 완성한 농축 에센스와 20가지 진귀한 오일을 담았다.

7 페이스 오일 14만9천원 Susanne Kaufmanm

피부의 수분 장벽 강화는 물론 외부 유해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힘이 탁월한 빌베리씨 오일이 주성분이다.

8 앰플 마스크 마룰라 오일 3천5백원 Dr. Belmeur

초미세 극세사 원단에 오일을 함유한 앰풀 제형이 듬뿍 적셔진 시트 마스크. 피부 침투력이 높고 보습력이 우수한 천연 유래 마룰라씨 오일 성분이 피부 보습력을 강화한다.


오일의 효능이 궁금해!


베이스 오일

호호바 오일 피부 친화성이 좋고 비타민 A·D·E와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해 보습력에 도움을 준다. 아르간 오일 피부 텍스처를 유연하게 하고, 토코페롤 성분이 올리브 오일보다 4배 이상 많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스위트 아몬드 오일 단백질이 풍부해 건조해진 피부뿐만 아니라 푸석한 모발 등에도 사용 가능하다. 포도씨 오일 유분감이 적은 편이라 끈적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지성 피부나 여드름성 피부에도 바르기 좋다. 아보카도 오일 리놀레산, 리놀산, 올레인산이 풍부하고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비타민 E를 다량 함유해 건조하고 가려운 피부에 효과적이다.

에센셜 오일

캐머마일, 로즈, 오렌지 블로섬, 라벤더 진정과 이완 작용으로 자극받은 피부를 빠르게 완화하고 스트레스와 긴장 해소를 돕는다. 레몬, 티트리, 유칼립투스 강력한 항균 및 항염 특성을 지니고 있어 호흡기의 불편감을 개선하고 상쾌한 향이 몸과 마음의 감각을 활성화시킨다. 재스민, 네롤리, 탠저린 마음을 평온하게 진정시키는 특유의 향이 정서적 불안이나 긴장감을 완화해주고 베이스 오일과 블렌딩해 피부에 바르면 피부 탄력을 개선해 튼 살이나 흉터 흔적을 옅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굿 퀄리티의 좋은 기름을 고르는 팁?


가장 쉬운 방법은 라벨 더블첵! 정확한 학명(라틴 이름으로 ‘Lavender’는 ‘Lavandula angustifolia’로 표기된다)과 원산지, 추출 부위(식물의 줄기, 열매 등)가 표기돼 있어야 99% 혹은 100% 순도의 천연 오일로 분류할 수 있다. 에센셜 오일의 표준을 제시하는 ISO 표준 인증 기관이나 화학 제품 관리 시스템인 챔프 인증을 확인해봐도 좋다.

Credit

  • Editor 정유진
  • Photo By 이호현(이미지) / 윤혜원(제품)
  • Reference Book <아로마 화학 이야기>(고요아침) / <내 손으로 시작하는 아로마 테라피>(클레버니스)
  • Advice 김태은(샹프리 스파 대표원장) / 이현주(겔랑 교육팀)
  • Assistant 강다솔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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