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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점 없는 커리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강인함, 매 순간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 장나라와 드라마 <굿파트너> ‘차은경’은 맞닿은 지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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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재킷 Isabel Marant. 터틀넥 Courregès. 귀고리 Ania Haie.
제 행복을 위해서 뭘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으려고 해요.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정신이 해로워지거든요. 건강한 게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활동을 하며 지켜온 철학이자 목표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자’였는데 이미 꿈을 이뤘죠.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죠. 드라마 <굿파트너> ‘차은경’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어요?
사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당시 제가 다른 작품에 들어가 있던 상태라 참여가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저를 기다려주셨어요. 그래서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가지고 작품에 함께할 수 있었죠. 차은경을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다행인 시간이었어요.
어떤 부분에 마음이 동했나요?
대본이 정말 재밌었어요. 저는 대본을 읽을 때 제가 맡을 캐릭터에 이입하기에 앞서 시청자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보거든요. 현직 이혼 전문 변호사가 써서 그런지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정말 생생하더라고요. 무엇보다 남지현 배우가 연기한 새내기 변호사 ‘한유리’와의 서사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이 드라마에는 많은 줄기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결국 메인이 되는 줄기는 차은경과 한유리의 관계성이거든요. 그 케미에 끌렸죠.

재킷 Recto. 데님 팬츠 Noice. 슈즈 Gianvito Rossi. 귀고리 Portrait Report. 목걸이 Ania Haie. 이너 톱,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저도 오랜만의 ‘워맨스’ 드라마라 반가웠어요.
드라마로 풀 수 있는 관계성과 이야기의 종류가 정말 많은데 대체로 ‘로맨스’나 ‘브로맨스’에 치우치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더 이 드라마에 끌렸고, 결과적으로 잘돼서 기뻐요. 워맨스뿐만 아니라 지금 방영 중인, 노인과 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개소리> 같은 독특한 드라마도 성공해서 제작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들이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보실 수 있게요.
남지현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굿파트너>에 남지현 배우가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어요. 연기도 잘하고, 태도가 좋기로 업계에서 유명한 친구라 전부터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거든요.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에도 애정을 쏟아 부었더니 나중에는 제 딸처럼 느껴지더라고요.(웃음) 사실 제가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전에도 늘 저의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있긴 했지만 제가 가진 다른 장점을 고루 써가며 극복하거나 발전시킬 때가 있는 반면, 고칠 수 없는 부분만 너무 크게 보여서 괴로운 때도 있잖아요. <굿파트너> 들어가기 전이 딱 그랬어요. 한계에 도달한 것만 같았죠. 그런데 남지현 배우를 만나고 상황이 달라졌어요. 대본 리딩 때 한유리를 연기하는 지현 씨를 봤는데 그제야 차은경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답이 보이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한유리가 매일매일 퇴사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떤 말투를 써야 한유리가 저녁마다 사직서를 썼다 지웠다 할까.(웃음) 이렇게 생각하니 차은경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하기 한결 편하더라고요. 차은경의 원천이 한유리였을 정도죠.
정말 ‘굿파트너’였네요.
맞아요. 드라마에선 차은경과 한유리가 굿파트너가 되어가는 내용인데 현실에서도 장나라와 남지현은 굿파트너가 됐죠. 극 중에서 차은경이 이혼을 막 끝내고 자신의 법정 대리인이었던 한유리에게 정식으로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눈물 신이 아니었는데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근데 지현 씨도 눈이 그렁그렁하더라고요. 그때 정말 장나라와 남지현이 <굿파트너>의 차은경과 한유리처럼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굿파트너>의 마지막 장면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당신은 굿파트너입니까?” 장나라도 남지현에게 좋은 파트너였나요?
드라마가 끝나고 각자 인터뷰를 돌았는데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서로에게 어떤 파트너였는지 묻는 질문에 지현 씨가 저를 느티나무 같다고 한 거예요. 저도 지현 씨를 뿌리 잘 뻗은 나무 같다고 답했거든요. 짠 것도 아닌데 서로를 나무에 비유했다는 게 신기했죠. 이정도면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였던 거 아닐까요?(웃음)
종영하며 비로소 차은경을 완전히 떠나보냈네요. 촬영 끝나고는 좀 쉬었나요?
제 별명이 ‘문지방파이터’예요. 문지방을 못 넘어서 맨날 방에만 있다고요.(웃음) 휴식기에도 주로 집에만 있는 편인데, 얼마 전엔 지현 씨가 그런 저를 익선동에 데려갔어요. 인스타그램에서만 보던 장소를 직접 와보니 식당 줄 서는 것마저 재밌더라고요.(웃음) 밥을 먹고는 커피를 사들고 노들섬까지 둘이 걸었어요. 이렇게 외출하고 나면 2박 3일은 집에만 있어야 재충전되지만 앞으로는 자주 외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40대가 돼서야 외출의 즐거움을 알게 되다니!
그동안 작품 활동을 정말 꾸준히 했어요. 그런데도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비슷한 캐릭터가 거의 없죠.
정확해요. 제가 잘하고 인정받은 것을 계속하기보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대본을 얻는 것이 늘 저의 목표였죠. 어렸을 때부터 외모나 목소리 톤 때문에 캐릭터의 제약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거든요. 데뷔하고 딱 두 작품 찍었을 때 어떤 기자는 제 연기 폭이 좁고 귀여운 거 말고는 아무것도 안 한다는 식의 칼럼을 쓰기도 했죠. 그때 세상 정말 각박하다고 생각했는데….(웃음) 덕분에 제가 가진 것을 변형해서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제 나름대로 발버둥쳤어요. 여전히 제 목표는 같아요. 새로운 작품에 대한 ‘도전’!

톱, 레더 스커트 모두 Recto. 귀고리,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음 도전에 대해 귀띔해준다면요?
한동안은 숨을 돌리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하려고요.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다면 스릴러나 오컬트, 기회가 된다면 사극도 해보고 싶네요. 여전히 한 것보다 안 해본 게 훨씬 많아서 사는 동안 많이 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에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인터뷰도 본 것 같아요.
정말 해보고 싶은데 수요가 없어요.(웃음) 제가 생각해도 저를 악역으로 쓰는 건 큰 모험일 것 같아요. 일반적이지 않으니까 리스크가 크잖아요. 저는 늘 전형적이지 않아서 재밌을 수 있다고 제작자를 설득하지만요.(웃음) 혹시 그런 모험을 하시는 분이 손을 내민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느덧 데뷔 24년 차예요. 데뷔 무렵과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요?
삶이 조금은 여유로워졌고, 일을 하며 느끼는 행복을 일상에서도 찾게 됐죠. 과거에는 연기가 제 가치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품이 끝나고 진짜 제 삶으로 돌아오면 그렇게 허무한 거예요. 연기를 하지 않는 장나라가 하찮게 느껴지고요. 행복하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건데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느낌이었죠. 그걸 느끼고 나니 일상을 좀 더 잘 돌보게 됐어요. 운동도 필사적으로 하고요.(웃음)

재킷 Blumarine. 귀고리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복싱을 한다고 해서 정말 의외였어요.
사실 일을 하지 않을 땐 한없이 게을러지는데, 운동을 하고 난 후의 희열을 아니까 어떻게든 몸을 이끌고 나가죠. 운동을 안 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계가 발명되면 참 좋을 텐데요.(웃음)
한창 바쁠 때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살았다고요. 지금은 어때요?
제 시간은 이제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의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요. 특히 저희 엄마나 고양이의 시간이….
문득 가족을 돌아봤을 때 세월의 흔적이 보이면 더 씁쓸하죠.
맞아요. 저희 집 고양이 ‘만두’는 체구도 작아서 아직 아기 같은데 벌써 13살이나 됐더라고요. 시간이 조금만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어요.

미니드레스 Versace. 퍼 부츠 Giuseppe Zanotti. 귀고리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024년도 얼마 안 남았네요. 연말은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국내 여행을 떠나려고요. 저희 부부가 신혼여행을 로드트립으로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거든요. 3박 4일 동안 서울부터 남해, 통영, 전주를 돌았죠. 차 안에서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드라이브하는 것까지, 딱 제가 바라던 이상적인 여행이었어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과 쉬는 일정이 맞는 연말이에요. 놓칠 수 없죠!
드라마가 워낙 잘돼서 연말에 좋은 소식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우, 아니에요. 제 행복을 위해서 뭘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으려고 해요.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정신이 해로워지거든요. 건강한 게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활동을 하며 지켜온 철학이자 목표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자’였는데 이미 꿈을 이뤘어요. 전 지금 행복하거든요. 그래서 더 바랄 게 없어요.

미니드레스, 롱부츠 모두 Fendi. 귀고리 Portrait Report.
Credit
- Feature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배준선
- Hair 금비 by 정샘물 웨스트
- Makeup 박선미 by 정샘물 웨스트
- Stylist 박선용
- Assistant 이나라
- Art designer 김지원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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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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