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올 가을 & 겨울의 패션 트렌드는 바로 이것!

2024 F/W 시즌의 빅 트렌드를 알아보자.

프로필 by 이병호 2024.08.11

1 SMOKING IS ALLOWED


nina ricci coach versace valentino
dolce & gabbana mm6 michael kors collection khaite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턱시도를 여성을 위해 디자인한 최초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 옷을 통해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힘을 주고 싶었던 그는 1966년, 맨스 슈트를 입은 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의 도전적인 모습이 담긴 1930년대의 포트레이트에서 영감을 얻어 남성 턱시도 슈트를 차용한 르 스모킹을 창조했다. 당대 여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르 스모킹은 여성운동과 우먼 파워를 상징하는 하나의 강력한 아이콘이 됐다. 르 스모킹을 상징하는 또 다른 하우스 돌체앤가바나는 이번 시즌 ‘TUXEDO’란 테마로 슈트부터 슬리브리스 드레스에 이르는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제안했다. 턱시도 재킷을 롱 드레스로 변형한 베르사체와 모던한 롱 코트로 변주한 발렌티노의 룩은 시크한 숙녀들의 마음을 뒤흔들 예정. 베스트로 변형한 mm6, 오버사이즈 턱시도 재킷을 티셔츠 위에 툭 걸친 코치의 드레싱은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영 우먼들을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듯하다.


2 NEW GIRL OFFICE


ottolinger

ottolinger

moschino

moschino

schiaparelli

schiaparelli

hodakova

hodakova

our legacy

our legacy

천편일률적인 비즈니스 룩에 식상함을 느끼는 진보적인 오피스 걸들을 위한 솔루션! 슈트를 위트 있게 변주하고, 해체와 재조합을 통해 아방가르드한 터치를 더하거나 캐주얼 아이템을 믹스한 흥미로운 룩이 대거 등장했다. 이를 기성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석한 의견도 있을 정도로 이 패션의 의미는 제법 크다. 머리카락을 땋아 만든 타이로 유머를 더한 스키아파렐리와 파리의 신성 호다코바의 브리프케이스 드레스는 패션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빛난 귀중한 피스들. 오토링거 또한 쿨 스트리트 감성을 수혈받은 주목해야 할 컬렉션이다. 그렇다면 아침마다 사무실로 출근해야 할 현실의 여성들을 위한 컬렉션은? 바로 아워 레가시! 카고 팬츠와 같은 캐주얼웨어를 슈트 팬츠처럼 연출한 룩이 바로 그것이다.


3 MY PORTFOLIO IS AWESOME!


proenza schouler

proenza schouler

khaite

khaite

tory burch

tory burch

max mara

max mara

bottega veneta

bottega veneta

빅 백에 이어 지적인 오피스 우먼들의 새로운 ‘잇 백’이 될 수 있을까? 바로, 서류를 넣으면 좋을 긴 사각 형태의 포트폴리오 백이 바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백이다. 특히 토트백이 그 중심에 있는데, 슈트와 같은 오피스 룩뿐 아니라 롱앤린 실루엣의 모던한 맥시스커트나 드레스와도 잘 어울릴 듯하다. 클래식한 포트폴리오 클러치를 대거 선보인 보테가 베네타 또한 기억해야 할 컬렉션.


4 LEOPARD IN THE CITY


1 rabanne,2 balenciaga, 3 McQueen by Seán McGirr, 4 McQueen by Seán McGirr, 5 marni, 6 n°21, 7 isabel marant, 8 dior, 9 alaïa, 10 michael kors collection, 11 celine.

1 rabanne,2 balenciaga, 3 McQueen by Seán McGirr, 4 McQueen by Seán McGirr, 5 marni, 6 n°21, 7 isabel marant, 8 dior, 9 alaïa, 10 michael kors collection, 11 celine.

최근 꾸준히 런웨이에 출몰하던 표범 떼가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는 무리를 지어 끝없이 질주했다. 표범 무늬의 레오파드 패턴이 처음 런웨이에 등장한 때는 바로 1947년.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뮤즈였던 미차 브리카르에게서 영감을 받아 디자이너 중 가장 처음으로 레오파드 패턴을 드레스에 적용했다. 이후 그의 뒤를 이어 메종을 이끈 이브 생로랑과 마르크 보앙, 존 갈리아노를 비롯한 수많은 디자이너의 사랑 속에 레오파드 패턴은 관능의 상징이 됐다. 그리고 이번 시즌 레오파드는 베이식부터 쿠튀르적인 디자인까지 다채로운 디자인에 이용됐다. 보통 표범뿐만 아니라 재규어, 치타의 패턴도 레오파드 패턴으로 부르는데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레오파드 패턴이 이자벨 마랑의 데이타임 드레스부터 알렉산더 맥퀸의 조형적인 드레이핑 드레스와 마르니의 드라마틱한 트라페즈 드레스까지 다양한 룩에 그려졌다. 특히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트렌치코트부터 사파리 무드의 쇼트 슬리브 재킷까지 다양한 클래식 룩에 레오파드를 더해 무슈 디올과 그의 뮤즈 미차 브리카르를 향한 헌사를 보냈다.


5 BUBBLE BUBBLE BUBBLE


1 coperni, 2 marine serre, 3 conner ives, 4 louis vuitton, 5 duran lantink.

1 coperni, 2 marine serre, 3 conner ives, 4 louis vuitton, 5 duran lantink.

버블 스커트가 이번 시즌 더욱 파워풀한 피스로 진화했다. 버블 스커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걸코어의 귀여운 모습에서 벗어나 한층 우아하고 드라마틱해졌다. 특히 디자이너가 손수 잡은 것 같은 섬세한 주름 디테일에서 쿠튀르 정신이 느껴지기도. 시크한 로라이즈 또한 이번 시즌 버블 스커트의 특징. 단 하나의 피스를 골라야 한다면 에디터는 주저 없이 코페르니의 드레스를 선택할 듯. 현대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조형미 가득한 듀란 랜팅크의 버블 패디드 스커트 또한 더 이상 버블 스커트가 그저 귀엽기만 한 아이템이 아님을 증명한 중요 컬렉션이다.


6 MORE IS MORE


1 undercover, 2 miu miu, 3 coach.

1 undercover, 2 miu miu, 3 coach.

제인 버킨의 가장 위대한 유산인 버킨 백에 달려 있던 잡동사니에서 영감을 받은 ‘백꾸’와 ‘더블 백’ 트렌드가 이번 시즌에도 발견됐다. 제인 버킨의 실제 백 드레싱에서 영감을 얻었듯, 길거리에서 백을 든 여자들의 모습을 반영한 ‘리얼리티’가 이 ‘모어 백’ 트렌드의 중요 포인트. 미우미우는 지난 시즌과 달리 레이디 룩에 어울릴 다소 조신한 방법으로 뉴 백을 꾸몄다. 미우미우를 위해 파우치와 키홀더를 백에 단 미우치아 여사는 프라다 쇼를 위해선 좀 더 모던한 방식을 택했다. 백에 무언갈 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미니멀리스트들을 위해 작은 지갑을 백에 단 것. 코치는 뉴욕의 기념품 가게에 있을 법한 오브제들을 가방에 잔뜩 단 쿨 키즈들을 런웨이 위에 내보냈다. 자유의여신상부터 ‘I LOVE NY’이 새겨진 컵, 뉴욕 관광 안내서, 심지어 사과(물론 진짜 사과는 아니다)까지 달렸다! 시즌리스 백이 된 스트로 백을 우아한 토트백과 겹쳐 든 보테가 베네타, 마켓 비닐봉지 모티브의 백과 레더 백을 함께 들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컬렉션에 담아낸 언더커버의 더블 백 드레싱 또한 추천하고 싶다.


7 LET'S GO SWIMMING


1 bottega veneta, 2 prada, 3 fforme, 4 jil sander, 5 missoni.

1 bottega veneta, 2 prada, 3 fforme, 4 jil sander, 5 missoni.

뉴 헤드피스의 등장! 지난 1월에 열린 프라다 맨스 컬렉션이 시작이었다. 포멀한 룩에 위트와 시크함을 더한 스윔 캡 모티브의 헤드피스가 화제였는데, 이는 우먼스 컬렉션에서도 계속된다. 니트 소재로 고급미를 더한 포름, 트위드 소재로 우아함을 강조한 미쏘니, 보테가 베네타와 질샌더 또한 모던한 룩에 포인트를 더하는 장치로 스윔 캡이 연상되는 라운드 캡을 활용됐다. 특히 질샌더의 헤드피스는 마치 만화 캐릭터의 독특한 머리 모양처럼 보이기도!


8 REBELLIOUS TARTAN


rabanne

rabanne

versace

versace

burberry

burberry

dior

dior

balenciaga

balenciaga

willy chavarria

willy chavarria

영국을 상징하는 타탄체크는 클래식한 매력 덕분에 F/W 시즌에 많이 다뤄지는 패턴이다. 2024 F/W 시즌의 타탄은 보다 반항적이다. 영국을 상징하는 또 다른 패션 코드인 펑크 무드가 수혈돼 클래식 룩의 위대한 전복을 선언했다. 보머 재킷에 타탄 맥시스커트를 매치한 피날레 룩을 통해 영국의 위대한 패션 유산에 경의를 표한 버버리, 보디컨셔스한 실루엣으로 관능미를 수혈한 베르사체, 아카이브 피스를 복각한 듯 클래식한 타탄 룩에 에지있는 부츠를 매치해 모던 레이디들을 위한 드레싱을 선보인 디올, 몹 와이프 코드에 타탄을 믹스매치해 중세 시대가 연상되는 드라마틱한 맥시 드레스 룩을 제안한 윌리 차바리아까지, 타탄은 이번 시즌 자신을 가두고 있는 수많은 선을 넘어 자유를 향해 나아갔다.


9 ART OF CURVE


dries van noten

dries van noten

ferragamo

ferragamo

schiaparelli

schiaparelli

del core

del core

bottegaveneta

bottegaveneta

곡선의 아름다움은 늘 우리를 감동시킨다. 직선이 이성적이라면, 곡선은 감성적이다. 그리고 슈즈의 굽에 적용된 곡선은 작은 디테일의 차이지만 우리에게 큰 감흥과 놀라움을 선사한다. 보테가 베네타, 페라가모, 드리스 반 노튼 등 여러 하우스에서 힐에 곡선의 미학을 적용해 커브 힐을 선보였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커브 힐은 미니멀한 룩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스타일에 남다른 포인트를 더할 수 있는 훌륭한 피스가 될 듯.


10 HIDE AND SEEK


proenza schouler

proenza schouler

acne studios

acne studios

alexander mcqueen

alexander mcqueen

philosophy di lorenzo serafini

philosophy di lorenzo serafini

courrÈges

courrÈges

자신을 보호하고 숨기고 싶은 현대인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던 걸까? 많은 쇼의 모델들이 마치 프런트 로의 관객들과 숨바꼭질하듯 자신의 얼굴을 반쯤 가린 드라마틱한 ‘넥업’ 룩을 입고 등장했다. 그중 맥퀸은 모델이 마치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처럼 보이는 전위적인 하이 네크라인 톱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꾸레쥬의 트렌치코트는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한 미래적인 룩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상의를 뒤로 입어 칼라가 목 위로 올라온 하이넥도 인상적이다. 올겨울, 넥업 룩과 함께 자신을 때론 감추고 때론 드러내는 스타일리시한 숨바꼭질을 즐겨보자.



11 OLIVE GREEN THERAPY TIME!


1 ferragamo, 2 saint laurent, 3 gucci, 4 fendi, 5 burberry.

1 ferragamo, 2 saint laurent, 3 gucci, 4 fendi, 5 burberry.

지난 몇 시즌 가장 선명한 존재감을 알려온 레드 컬러의 위상을 이어받을 뉴 컬러의 등장! 그 주인공은 바로 올리브 그린이다. 보통 밀리터리 코드를 연상케 하는 컬러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구찌와 생 로랑, 버버리, 끌로에 등 수많은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올리브 그린을 우아한 디자인에 물들였다. 생 로랑의 안토니 바카렐로는 전체 컬렉션의 3분의 2, 버버리의 다니엘 리는 2분의 1, 페라가모의 막시밀리언 데이비스와 구찌의 사바토 데 사르노는 3분의 1을 올리브 그린 으로 채워 이 자연적인 컬러의 아름다움을 설파했다. 이들은 울, 레더, 실크, 퍼 등 다양한 소재와 컬러 톤으로 올리브 그린의 풍요로운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사실 올리브 그린은 우리에게 낯선 컬러다. 옷으로 시도하기 어렵게 느껴진다면 또 다른 트렌드 아이템으로 떠오른 올리브 그린 백으로 작은 포션부터 트라이해보자.


12 NO PANTS, NO PROBLEM!


coperni

coperni

acne studios

acne studios

미우치아 프라다가 쏘아 올린 이후 패션계의 선두에 줄곧 머물고 있는 팬츠리스 트렌드의 열풍이 이번 시즌에도 계속된다. 하의를 입는 것을 깜빡 잊고 집을 나선 것 같은 브리프 룩과 ‘엉밑살’이 보일 정도로 짧디짧은 마이크로 쇼츠, 보디슈트가 이번 시즌의 런웨이에도 대거 등장했기 때문. 심지어 아우터와 보디슈트가 결합되는 등 그 방식 또한 더욱 심도 깊어졌다. ‘실용성 제로’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난해한 패션이지만, 오히려 리얼웨이엔 이 룩에 도전하는 패션 피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어려운 트렌드에 당신도 도전하고 싶다면 한가지만 기억하길. “팬츠 안 입으면 어때!”와 같은 당당한 태도가 팬츠리스 룩의 핵심이란 것을!


13 SHEER POWER


ludovic de saint sernin saint laurent helmut lang coperni alexander mCqueen gucci valentino
시스루 룩은 여성의 몸을 신성하게 만들며, 앞서 언급한 르 스모킹과는 상반된 방식으로 여성의 힘을 보여준다. 공교롭게도 시스루 룩 또한 르 스모킹과 마찬가지로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이 1966년 처음 선보였다. 당시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영혼을 자유롭게 만드는 패션’이라며 큰 지지를 보냈다. 르 스모킹이 남성의 몸을 빌려온 것이라면, 시스루 룩은 여성성을 여성의 힘으로 승화시킨다. 또한 신비롭고도 드라마틱한 패션 모멘트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무슈 생로랑의 계보를 잇는 안토니 바칼레로는 이번 시즌의 전체 컬렉션을 시스루 룩으로 채웠다. 오프닝 룩은 스타킹을 미니드레스로 변형한 룩이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디자이너가 이번 시즌 시스루 룩의 아름다움을 전했다. 그중 특별한 소재를 사용한 컬렉션은 피터 도의 헬무트 랭. 1990년대에 디자이너 헬무트 랭이 에어캡 모티브의 시스루 소재를 사용한 아카이브 피스를 오마주한 룩이다.


14 NAVY GIRLS & NEW BIKERS


tom ford

tom ford

coperni

coperni

saint laurent

saint laurent

prada

prada

올 가을과 겨울, 우리가 반드시 장만해야 할 아우터들이 있다. 바로 새로운 디자인으로 업데이트된 바이커 재킷과 피코트! 대표적인 클래식 아우터인 피코트는 해군 군복이란 출생의 기원을 오마주한 네이비 컬러의 베이식 형태부터 PVC 소재로 재해석된 특별한 디자인까지, 그 소재와 실루엣, 컬러가 매우 다채롭다. 바이커 재킷은 디테일의 변주를 통해 창의성을 수혈받았는데, 이번 시즌 가장 아이코닉한 바이커 룩은 바로 빅토리안 재킷과 결합된 프라다의 피스. 진보적인 패션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믹스매치인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바이커 재킷을 고전주의 시대의 재킷과 결합한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아이디어는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보디슈트와 결합된 코페르니의 바이커 슈트 또한 주목해야 할 키 피스다.


15 FUR IS FUR-EVER


alexander mcqueen erdem alaïa celine acne studios louis vuitton N°21
dries van noten louis vuitton jil sander erdem
한 마리의 거대한 새나 곰이 걸어 나오듯 둥글둥글한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빅 퍼 코트가 거의 모든 럭셔리 하우스의 컬렉션에 등장하며 이번 시즌의 빅 트렌드임을 천명했다. 코트만으로는 모자랐는지 백과 슈즈, 머플러, 글러브, 심지어 주얼리까지 포근한 퍼로 감쌌다. 물론 리얼 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들은 페이크 퍼를 사용하거나 실을 부풀려 풍성한 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미우 미우 컬렉션을 위해 양털을 밍크처럼 가공한 놀라운 소재를 선보이기도. 컬러도 다채롭게 제안되었으나 북극곰이 연상되는 화이트나 테디 베어가 연상되는 브라운, 그리고 퍼의 보드라운 매력을 강조할 파스텔이 메인 컬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Credit

  • Editor 이병호ㆍ김소연ㆍ전소희
  • Photo by GETTY IMAGESㆍIMAXtree.com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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