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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중에 단 하나, 평범하고도 특별한 전소연

수천만 중에 단 하나, 전소연이라는 특별하고도 평범한 한 인간에 대하여.

프로필 by 이예지 2024.07.25
오버사이즈 재킷 Recto. 뷔스티에, 팬츠 모두 Nache.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버사이즈 재킷 Recto. 뷔스티에, 팬츠 모두 Nache.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얼마 전 대학 축제에서 선보인 (여자)아이들의 무대를 봤는데, 호응이 미쳤던데요. 히트곡이 많고 무대 매너가 좋은 팀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가장 좋은 무대 매너는 히트곡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하는데, 결국 노래가 유명한 게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축제를 가면 더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돼요.

창작을 대하는 전소연의 기본 자세는 뭔가요?
전 항상 솔직하고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려 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요. 얼마 전 제 지인이 커밍아웃을 했는데 저는 그런 거에 신경 쓰는 편이 아니거든요. 그냥 이렇게 생각하고 말죠. ‘자기가 남자를 좋아하겠다는데, 여자를 좋아하겠다는데 뭐?’ 저는 제 모습을 숨기고 싶지 않아요. 인간으로서 나에 대해 당당하고 싶고, 타인 또한 그러했으면 좋겠어요. 모든 이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것을 다 누렸으면 싶고요.

아티스트로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문제죠.
‘Wife’라는 곡을 그 문제와 함께 얘기해보고 싶네요. 남성 아티스트들, 특히 남성 힙합 뮤지션들이 성에 대해 말하는 노래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여성 뮤지션은 성에 대해 노래할 때 비유적으로 에둘러서 표현하게 되죠. 하지만 성에 대해 욕망하는 여성이 나쁘거나 잘못된 여성은 아니잖아요? 저는 어떤 여성이든 다 각자만의 욕망과 개성이 있다 생각하고, 그런 욕망에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를 한 번쯤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한국에서는 여성 뮤지션이 그런 노래를 쓰거나 부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소설과 영화에는 많은 장르가 있고 다양한 캐릭터가 있듯이, 음악에도 이런 화자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이죠. ‘Wife’의 가사가 더럽다는 반응도 많았는데 저는 성적인 행위가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인간의 본능이잖아요.

동의합니다. 이런 여성이 있으면 저런 여성도 있는 거고, 여성이라서 말할 수 없는 욕망은 없죠.
여성이 성을 욕망하거나 그에 대해 노래하는 건 범죄도 아니고, 더러운 것도 아녜요. 제 실제 성격은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타입이 아닌데, 전 그런 여성이 있다 해도 그 사람을 천박하다거나 더럽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그냥 그 사람의 성향이잖아요. 저는 자신의 욕망을 감추고 은근하게 어필하는 게 더 음흉하다 생각하고, 누구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존중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전소연에게 하는 오해가 있나요?
저는 제가 소설가라고 생각해요. 어떤 노래를 쓰면 ‘전소연’이 아니라 노래 속 캐릭터, 화자로서 어떤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쓰는 거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제가 쓴 노래를 보며 “와 소연아, 너 진짜 이랬어?”라고 물어봐요. ‘Wife’ 때도 “소연이 너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거야?”라고들 했는데 저와 노래 속 화자는 별개의 인물이에요. ‘Super Lady’,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Wife’의 화자들은 다 성격이 다르잖아요? 그냥 제가 그런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에 대해 노래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수행자나 실연자보다는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이 더 앞서 있군요.
오, 맞네요. 저는 가수로서 활동하는 2주, 월드 투어하는 3개월을 빼면 일 년 내내 창작자 모드거든요. 가수보다는 작곡가라는 자아가 좀 더 큰 것 같아요.

프린트 보디슈트, 이너 보디슈트, 시폰 셔츠가 장식된 데님 미니스커트 모두 Diesel. 롱부츠 Acne Studios.

프린트 보디슈트, 이너 보디슈트, 시폰 셔츠가 장식된 데님 미니스커트 모두 Diesel. 롱부츠 Acne Studios.

전소연은 어떻게 ‘펀치 라인’을 쓰나요?
입에 붙는 말을 찾는 게 멋진 말을 쓰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해요. 입에 붙는 말을 찾기 위해 엄청 노력하죠. 저희의 데뷔곡 ‘latata’에서 “누가 뭐 겁나”라는 가사는 데뷔했을 때의 대범한 마음을 담았고, ‘Tomboy’의 “Fxxking Tomboy”는 걸 그룹으로서 ‘삐’ 처리 될 수 있는 단어를 쓴다는 것이 후킹했고, ‘퀸카’에서 “I’m a 퀸카”는 초등학생도 ‘퀸카’의 뜻을 모르는 외국인도 따라 부르기 좋은 가사였는데, 결국엔 의미보다 입에 붙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감이 좋은 거죠.
그렇진 않아요. 모든 사람의 감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유행이라는 것은 우리가 다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고 특정 시기에 비슷한 걸 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뭔가를 보고 멋있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그게 유행이 되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보통 사람이랑 똑같아요. 순간의 유행을 즐기는 사람이죠. 저, 생각보다 마이너하지 않아요.(웃음)

대중에게 호소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많이들 오해하시는 것 중 하난데, 저는 사람들에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려는 거지, 어떤 대단한 인생관, 예술관 같은 걸 얘기할 생각이 별로 없어요. 우리 인생은 때로 너무 재미없고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잖아요. 저는 그저 엔터테이너로서 그들에게 편하게 즐길 거리를 주고 싶어요. 심오한 해석이 필요한 대단한 것을 주는 게 아니라. 하지만 뭐, 논쟁은 즐거운 거니까 그런 것까지 하나의 총체적인 즐길 거리를 드리는 거죠. 제가 무언가를 제시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또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생각해서 서로 대화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잖아요. 제 생각을 사람들에게 주입하거나 맞다고 주장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고 겁없이 창작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와요?
저는 편견이라는 게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주변인들도 제게 편하게 커밍아웃하죠. 만약 제가 어떤 여성에게 끌린다 해도 전 ‘어, 나 왜 여자한테 끌리지?’라고 생각 안 할 것 같아요. 그만큼 곡을 쓸 때도 저 자신을 제한하려고 하지 않죠.

‘Fearless’ 그 자체인데요?
아녜요. 저 겁 많아요. 얼마 전 오물풍선 때문에 재난 문자 온 것만 보고도 기겁했어요.(웃음) 병 걸리거나 몸 상할까 봐 약도 엄청 잘 챙겨 먹는다니까요. 그런데 뭔가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선 별달리 의식하지 않죠. 무언가를 겁내려면 무언가를 알아야 하고, 그것에 대한 편견도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런 게 전혀 없는 상태라 그런 것 같아요.

유튜브 음악 예능 <아이엠온더비트>에서 스스로를 가장 잘 표현한 곡으로 ‘Psycho’를 택한 게 좋았어요. 스스로를 좀 미쳐 있다고 생각해요?
흠. 그때는 그냥 그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선택한 거고, 전 그렇게 미쳐 있지 않아요. 되게 평범해요. 그렇게 모난 곳도 없고 특별하거나 특이하지 않아요.

미니드레스 Courregès. 키키 부츠 Marc Jacobs.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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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창작자는 비범한 면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의외의 답이에요.
많이들 그럴 거라 생각하시지만, 저는 진짜 평범해요.

사실 전소연은 주류보다는 마이너리티에 가까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저 음원 차트 톱 100만 듣는 사람이에요.(웃음)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죠.

예전에 ‘덤디덤디’에 대한 회사의 회의적인 반응에 맞서 “아니다, 이건 무조건 된다”며 타이틀곡으로 밀어붙였고,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있죠. 확신을 가지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인가요?
‘덤디덤디’의 난이었죠.(웃음) 그 전까지는 어렵게 타이틀을 따냈어요. 제 의견이 안 통할 때가 많았죠. 데뷔곡 ‘latata’를 성공시켰다고 해서 ‘한’도 쉽게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건 아녜요. 회사에서 제 영향력이 크지 않았고, ‘덤디덤디’ 때도 모두가 반대했거든요. 제 새끼가 안 좋은 평을 받으니 속상했어요. 제가 진짜 책임진다고, 한 번만 내게 해달라고 해서 간신히 타이틀곡으로 내게 된 건데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고, 그 시기를 견뎠더니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됐어요.

어떻게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내가 이게 좋다고 생각해도 남들이 “아니야, 그거 아니야”라고 하면 ‘아닌가?’ 생각하게 되잖아요.
저도 엄청 왔다 갔다 하고, 마음도 불안해요. 하지만 어떡해요, 시작했으면 해야지. 죽어도 성공시킨다, 그런 마음으로 해요.

강하게 주장하면 그만큼 불호 의견도 따르는 게 한국 조직 문화잖아요.
어차피 잘되면 돈은 다 같이 버는 거니까, 그런 건 생각 안 해요. 저는 결과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타입입니다. 그걸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면 돼요.(웃음)

늘 뜨거운 결과를 내놓는 만큼 그에 대한 네거티브나 노이즈도 따라오게 마련일 텐데, 그런 면에 있어선 어떻게 대처해요?
저는 대중 가수고, 성적을 내는 게 되게 중요하다 생각하고, 다수가 호라면 약간의 불호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뷔스티에 Ganni. 드레스 Acne Studios. 데님 팬츠 Open Yy. 뮬 Diesel. 선글라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뷔스티에 Ganni. 드레스 Acne Studios. 데님 팬츠 Open Yy. 뮬 Diesel. 선글라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절대다수의 취향이 중요한 대중 예술을 하고 있기 때문인가요?
그렇죠. 이 노래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멤버들도, 회사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소수만 알아보는 예술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수를 잡아야죠.

신곡이자 서머 송 ‘클락션’은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나요?
편하게 들을 수 있고 신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노래예요. ‘클락션’은 일종의 비유인데, 내 마음을 대놓고 크게 표현한다는 거예요. “차 떠나가라 소리칠 거야, I love you baby”라 외치는 노래죠. 전 ‘클락션’의 화자가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그 사람을 봤을 때 ‘왜 저래? 왜 저렇게까지 해?’ 싶을 정도로 솔직하고 대담해요. 그런데 이성한테 인기는 없을 것 같고, 누군가가 보기엔 이상하고 ‘찌질’해 보일 수도 있는 그런 여자. 삐죽빼죽한 짧은 폭탄 머리에 배가 살짝 보이는 슬리브리스 톱과 청바지를 입은, 아빠에게 물려받은 낡은 오픈카를 타는 여자. 저는 그 여자에게 되게 많이 매력을 느꼈어요. 소설을 보면 인물의 외형을 묘사하잖아요. 저는 가사를 쓸 때 그 곡의 화자가 무슨 옷을 입고 어떤 차를 타고 있을까 생각하곤 해요.

예쁘거나 잘나지 않았더라도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나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여자들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나 봐요.
오!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를 되게 사랑스럽다고 느껴요. 저는 저 자신에 대해서도 남들을 솔직하게 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능력주의자는 아녜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 뭔가를 잘하는 사람보다 성격이 좋은 사람을 존경해요.

성격이 좋다는 건 뭘까요?
어른스러운 것. 입이 무겁고, 마음이 넓고,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사람을 어른스럽다고 생각해요. 전 그런 사람은 못 되지만.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진 않나요?
아니요, 되고 싶지 않아요. 될 수 없다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고 존경할 뿐. 저는 ‘클락션’ 속 화자와 비슷하죠.(웃음)

뷔스티에, 데님 팬츠 모두 Versace.

뷔스티에, 데님 팬츠 모두 Versace.

전소연은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나요?
인물의 매력. 실제로 존재하는 타인일 수도 있고, 영화나 소설 속 캐릭터일 수도 있고.

영감의 밑천이 떨어질 땐 없어요?
딱히 없어요. 예술가처럼 어떤 영감에 구애받는다기보다, 직장인들이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듯 저는 성실히 곡을 쓰는 사람이거든요.

그럼 슬럼프가 올 때는요?
맨날 슬럼프고 맨날 번아웃이에요.(웃음) ‘오케이, 타이틀 썼다!’ 딱 이렇게 생각한 일주일 동안만 슬럼프가 아니죠. 그걸 이겨내는 건 없어요. 그냥 하면 할 뿐인 거예요.

저작권 부자인데, 통장을 보면 뿌듯한가요?
저작권료는 음원 수익률의 10%인데 실연자, 비실연자, 저작권자, 다 나눠서 들어와서 사실 몇 퍼센트 되지 않아요. 그래도 받았을 때 정말 기분 좋고 뿌듯하긴 하죠.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는 거니까요. 사람들이 내 음악을 얼마나 들었나에 대한 수치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 좋은 돈이에요.

어떤 사람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강한 사람을 두 명 봤어요. 한 명은 미연 언니, 한 명은 지인인데, 그들은 생각이 아주 단순해요. 깊은 생각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잘 모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고민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거든요. 저는 그런 사람이 굉장히 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이들과 있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껴요. 그래서 제가 미연 언니랑 있으면 그렇게 안정적이 되는 거예요. 모든 일에 심플하고, 화를 냈다가도 오해를 풀면 바로 수긍하고 인정하죠.

전소연은 강한가요?
저 완전 약해요. 상상력이 너무 많아서 무서운 것도 많아요.

무엇이 가장 두려운데요?
죽는 게 제일 무서워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죽는 것. 그게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이라고 생각해요.

탱크톱 Prada.

탱크톱 Prada.

그럼에도 겁나지 않는 게 있어요?
겁은 많은데 할 건 해요. 담담한 척도 잘하고요. 외강내유죠.(웃음)

남들은 모르는 나의 약한 모습을 스스로 어떻게 보듬나요?
안 보듬어요. 저는 슬픔을 치유해야 한다, 약한 나를 보듬어줘야 한다 같은 말들이 좀 어려워요. 왜 그래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약하면 약한 대로 잘 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소연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요?
타인과의 대화. 저는 ADHD가 있어서 항상 도파민이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대화는 앉아만 있어도 그 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어요. 아무것도 안 해도 즐거울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위로도 얻을 수 있고, 내가 못 했던 경험도 간접체험하게 되고…. 예전에는 대화는 모든 사람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살면서 느낀 게,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세상에 별로 없어요. 친구든 선배든 후배든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잘해줘야 해요.(웃음)

어떤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한다고 느껴요?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데, 저는 사람이 부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1000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딱 한 부류의 사람과 대화가 통해요. 1000분의 1 정도의 확률?(웃음)

‘One of a Kind’인 전소연의 가장 큰 자부심은?
아이들인 것. (여자)아이들이 제 자부심이에요. 제가 아이들이라는 사실 하나로 어디서든 자신감이 생겨요.

그럼 전소연이 가장 열망하는 것은요?
안정적인 인간관계. 그게 제가 마지막에 도달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해요. 마지막에 내가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것.

의외예요. 저는 커리어를 얘기할 줄 알았거든요.
아, 커리어요. 커리어는 늘 갈망하지만 내가 정말 다 가졌을 때도 헛헛하지 않으려면, 사람이 제 옆에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창작자로서 전소연이 지향하는 바는 뭔가요?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걸 많이 주고 싶어요. 나 때문에 한번 웃었으면 좋겠어요.

팀의 프로듀서이자 리더로서 기쁨과 슬픔이 있다면?
기쁨은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멤버들이 믿어주고 따라준다는 것. 슬픔이라면 저는 동시대 걸 그룹들처럼 자주 컴백하고 소통하고 싶거든요. 근데 그게 어려워요. 프로듀서라는 건 직업인데, 제가 가수와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2개 갖고 있으니까 한번에 소화하기 쉽지 않아요. 활동할 때는 가수로서 노력하고,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컴백할 수 있게, 멤버들을 더 많이 서포트할 수 있게 노력해요.

레코딩할 때 보컬 디렉팅은 어떻게 할지 궁금해요.
저 되게 착하게 해요. 주변에서도 저 너무 안 무섭다 그래요.(웃음) 그렇지만 그냥 넘어가진 않아요. 안 되면 앨범 발매 시기를 미루더라도 될 때까지 해야죠. 녹음이 제일 중요해요.

승부사 전소연이 절대 지고 싶지 않은 건 뭔가요?
음악에서만큼은 지고 싶지 않아요. 프로듀싱을 한다면 콘텐츠, 비주얼, 많은 게 중요하지만 저는 가수의 본질은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데뷔 7년 차인데 신인 때는 모르고 지금은 아는 것이 있다면요?
<프로듀스 101> 때가 생각나는데요?(웃음) 그때의 저는 다 보여줘야 하고, 뭔가를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버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참고 버티고 견디는 게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 봤을 때 정말 큰 의미가 있더라고요. 내가 당장 이걸 말하지 못하고 보여주지 못한다고 해도, 기다리고 버텨서 보여주면 돼요.

8월에 열리는 공연을 시작으로 세 번째 월드 투어에 나서죠.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전석 매진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러니까요. 저희가 체조를 채우게 될 거라고 정말 예상도 못 했어요. 팬분들한테 너무 감사해요. 이번엔 처음으로 호주를 가는데, 호주의 ‘네버랜드’들을 만날 생각하니 설레네요.

(여자)아이들이 할머니가 돼서도 활동해줬으면 좋겠어요.
전 죽을 때까지 아이들을 하고 싶어요.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 이것까지 한다고?’ 싶은 다양한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뭐, 언젠가는 트로트를 할 수도 있죠!(웃음)

Credit

  • Feature Editor 이예지
  • Photographer 채대한
  • Hair 김소현
  • Makeup 김해인
  • Stylist 이경은
  • Assistant 박한나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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