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이야 비타민이야? 귀엽고 깜찍한 요즘 영양제 6

 
며칠 전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비타민을 너무 맛있게 먹길래 냉큼 뺏어 먹은 적이 있다. 남의 떡이 탐나는 건 약도 마찬가지인지 먹자마자 깜짝 놀랐다. 말랑말랑한 알갱이가 톡 터지면서 상큼한 레몬즙이 팡! ‘아니, 이게 뭐야?’ 신세계를 알게 해준 건 덴프스의 비타민B 츄어블. 맨날 깜박하고 꾸역꾸역 먹던 못생긴 비타민 대신 이 제품으로 갈아탈까 싶어 성분표를 확인해보니 비타민 B 함량도 생각보다 높았다. 그러니 환승할 수밖에. 비타민 B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로 꼭 챙겨 먹어야 할 필수 영양제다. 즉 손이 자주 가야 한다. 목 넘김이 불편하면 결국 잊히고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채로 헤어지게 된다. 요즘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 사투를 벌이며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은 바로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맛있고 귀엽게! 영양소는 높이고 지방 함량은 줄이고!
 
2023년 올리브영에 입점해 비타민C/비타민D 카테고리에서 단숨에 랭킹 1위를 차지한 닥터브라이언이 Z세대의 니즈를 제대로 명중한 케이스. “물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복숭아 맛 구미 비타민으로 입점과 동시에 품절될 만큼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수용성 비타민 C는 고함량으로, 지용성 비타민 D는 적정 함량으로 설계했는데, 명민한 고객들이 잘 알아봐주신 덕분에 빠르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건기식은 간편하고 맛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 거라 예상합니다.” 닥터브라이언 마케팅 담당 김혜지의 설명이다. ‘건기식 맛집’을 슬로건으로 내건 소버스 마케팅 담당 김서영 역시 이에 동의하며 오메가-3 특유의 비릿한 향을 잡은 추어블 오메가-3의 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고 귀띔한다. “코로나19 이후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아졌어요. 중·고등학생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니까요. 내년에도 추어블·젤리·추잉류를 고함량 영양제로 개발하는 게 R&D팀의 과제예요.”
 
 
 
영양제 간의 깐부 궁합에 대해 알기 어려운 일반 소비자들은 다양한 건기식을 섭취할 때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같이 먹어도 될까?’, ‘무엇을 먼저 먹는 게 좋지?’ 등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파악하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한 덴프스는 ‘한 팩 비타민’이라 불리는 트루바이타민으로 홈런을 쳤다. “기능별 비타민을 따로 챙겨 섭취하는 방식이 번거롭다는 리뷰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체내에 꼭 필요한 필수 비타민을 처방약처럼 한 팩에 담아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죠. 마이크로 백에도 들어갈 정도로 휴대하기 간편하게 개발했습니다. 브랜드의 스테디셀러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에요.” 덴프스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팀 매니저 김아련의 설명.
 
2023년 8월 힙한 브랜드만 입점이 가능하다는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정규 매장을 열며 이목을 끈 핏타민 역시 원 팩 패키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모바일 앱을 통해 약사와 일대일 상담은 물론 다양한 챌린지 프로그램을 제공해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더욱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약사와의 상담이 가능한데, 방문 고객의 73.6%가 MZ세대다. 핏타민 커뮤니케이션 담당 윤태영 팀장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만 똑똑하게 선별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개개인의 현재 건강 고민에 대해 상담을 진행한 후 맞춤 영양제를 소분해 한 팩에 담은 것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 중 필수 영양 성분을 보충하기 위해 방문하는 젊은 여성 고객도 많아지는 추세. 또 하나의 흥행 포인트인 약포지에 이름을 인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선물 용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임신한 친구에게 태명을 적은 엽산 선물은 센스 백 점이니까.

 
 
 
비타민, 유산균, 슬리밍, 헬스 케어 등 다양한 영양제 카테고리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프로바이오틱스 구강 유산균. 임플란트의 보험 적용으로 임플란트 시술 인구가 늘면서 미래 전망이 밝다. 입속의 무수한 세균 덩어리 치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임플란트 주위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프로바이오틱스가 이러한 염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 “대다수가 양치질만으로 구강 관리를 합니다. 하지만 칫솔질로 닦을 수 있는 구강 면적은 25%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거되지 않은 유해균이 구취와 치주 질환을 유발하죠. 구강 내 유해균을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구강 유산균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구강 유산균 덴티백을 론칭한 닥터파이토 이윤희 팀장의 설명이다.
 
덴티백은 구강 정착력이 뛰어난 국내 최초 특허 유산균 2종을 함유한 제품으로 다니스코 장 유산균 17종을 배합해 장에서 올라오는 부패한 냄새도 완화한다. 대다수의 구강 유산균 제품이 온라인에서 ‘입냄새 제거 특효약’이라고 내세우는 이유다. 몇 해 전 질 유래 여성 유산균이 급부상한 것처럼 향후 1~2년 안에 우리의 작은 동굴을 관리해주는 구강용 유산균이 유행을 강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렇게 우리가 먹어야 할 필수 영양제가 또 하나 추가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