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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부터 '이재, 곧 죽습니다'의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이재욱 화보 공개!
후회 속에서 고결히 피어나는 성장. 배우 이재욱의 푸르른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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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를 촬영하기 직전에 너무 긴장된다고 그랬죠. 뭐가 그렇게 떨렸어요?
이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오랜만의 화보 촬영이라 더 잘하고 싶고, 한마디를 하더라도 적절한 표현으로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거든요. 화보 콘셉트도 너무 좋았어요. 뭐랄까, 배우의 삶을 표현하는 게 이번 화보 주제였잖아요. 그래서 다채롭게 해보고 싶어 머리에 피스도 붙이고 메이크업도 평소와 다르게 해봤는데, 오랜만에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아요.
연기하는 재욱 씨의 모습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의 선공개 영상에서 “서인국을 삼켰다”는 평이 자자하던데요? 어쩜 그렇게 목소리까지 똑같을 수 있냐고 말이죠.
와, 그런가요?(웃음) 사실 처음엔 어떻게 연기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됐어요. 서인국 선배가 연기했던 최근 작품들도 찾아보면서 최대한 비슷하게 싱크를 맞추는 게 좋을지, 저만의 방법을 찾는 게 좋을지 생각했죠. 결론은 상황에 집중해서 찍자는 거였어요. ‘이재’와 비슷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감정으로 가져가자 싶었죠. 말투나 목소리로 가려고 하진 않았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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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 심판을 받고 12번의 죽음과 환생을 겪는 ‘최이재’의 이야기죠. 작품에서 다루는 생과 죽음, 환생 이런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어요?
문득문득요. 지방으로 장거리 촬영을 다니다 보면 가끔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면, ‘갑자기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 ‘나도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이야기할 때 보통 계단에 비유하곤 하잖아요. ‘이재욱이라는 사람이 여기서 죽어버리면 지금까지 계단에 쌓아온 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 걸까? 지금 찍고 있는 작품은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생활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이 작품도 그런 메시지가 굉장히 정확하게 드러나 보시는 분들에게 어떤 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몇 층 정도에 올라와 있다고 느껴요?
계속 지하였던 것 같고(웃음) 이제야 조금 햇빛이 보이는 정도? 지금은 스스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 ‘성장’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그래서 지금의 이재욱은 어느 선상에 올라서 있다는 느낌보다 계속해서 자라나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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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둔 시점엔 괜히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되잖아요. 생각이 많아진다는 건 그런 이유일까요?
돌아본다…. 전 하루에 수백 번도 돌아보는 것 같아요.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작품도 방금 찍은 컷이 어땠는지 매 순간 돌아보고 있죠. 배우로서 이재욱은 어떤 연기를 잘하냐가 아니라 이 배역에 얼마큼 잘 어울리는지, 이 캐릭터를 얼마나 잘 대변했는지 물음을 계속해서 던지는데, 그 답은 사실 엉망진창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그때 이렇게 해볼걸’ 이 한마디는 제게 찰나의 순간에 드는 후회가 아니라, 오랜 시간 내포돼 있던 마음이 표현된 언어로 느껴져요. 내면에서 느끼는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데 오래 걸려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스스로 돌아보고 질문을 던지는 일이 일상인 게 힘들진 않아요?
음, 방어라고 표현할게요. 후회가 쌓이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그러고 나면 ‘다시 또 만들어가면 되지’ 하는 동력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성장이라는 말을 또 한 번 쓰게 되는데, 이 과정이 결국 저를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전 이 성장이 연속인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재욱 씨에게 후회는 건강한 감정이네요. 정체되는 게 아니라, 성장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그럼요. 저는 차라리 실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밑바닥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그건 다시 올라올 수 있는 상태인 거니까요.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보다 배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올라와도 그다음 올라갈 계단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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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앞에서 겁이 없는 사람인가요?
겁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분명히 떨어지면 무서울 거예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나아가야죠.
후회를 동력으로 치환하는 나름의 방법도 체득한 것처럼 들려요.
근데 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현장에서 감독님과 동료 배우분들에게 위로받는 편이죠. 연기는 찰나의 표정에서도 섬세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제가 제 표정을 완벽하게 알고 있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내가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했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죠. 연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함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통해 해소된다고 느껴요.
2023년 영화 <길복순>에서 보여준 어린 ‘차민규’의 잔상이 지금도 짙게 남아 있어요. 당시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 배우의 목소리까지 연구해 온 모습을 보며 무척 놀랐다고 말했죠.
‘차민규’는 <이재, 곧 죽습니다>의 ‘조태상’과 다르게 설경구 선배님과 비슷해 보일 수 있게 연기한 인물이에요. ‘킬러’ 하면 거칠고 강한 느낌의 인물일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설경구 선배님이 극 중에서 연설하는 장면을 감독님께서 보여주셨어요. 그때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죠. 정적이면서도 지적인 분위기로 연기하시는 선배님을 보고 방향성을 잡았어요. 선배님의 예전 작품도 찾아보면서 목소리, 말투까지 모두 연구를 많이 해 갔죠. 현장도 기억나요. 진짜 주택에서 찍었는데, 들어가는 순간 그 공간에 반했죠. 마치 진짜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어요. 더 설경구 선배님스러워도 될 것 같다는 감독님 말씀에 좀 더 가봐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렇게 어린 ‘민규’가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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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신이었어요. 덕분에 어린 ‘민규’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는 반응도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거기까지가 딱 좋았던 것 같아요. 만약 어린 ‘민규’에 초점을 맞춘 프리퀄 영화가 나온다면 지금과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모두가 노력해 만든 한 신의 임팩트가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웃음)
연기할 캐릭터를 내재화하는 과정은 대체로 어때요?
최대한 그 인물이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이재욱’이라는 사람을 연기한다면 ‘이재욱’다운 건 뭘까를 고심하는 식이죠. 이재욱다운 행동, 말투를 생각해보는 게 먼저예요.
언젠가 배역에 어울리는 향수를 정해놓는다고 말했었죠. ‘조태상’에게는 어떤 향을 매치했나요?
제가 생각한 ‘태상’은 거칠고 조금은 험난하게 살아온 인물이에요. 지금도 헤쳐나가고 있는 중이고요. 그 이면엔 소년의 모습도 보이는, 복합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그 모습이 가죽의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르 라보의 상탈33을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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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캐릭터를 입는 재욱 씨만의 방법인가요?
누군가 여행 갈 때마다 향수를 사서 향수로 그 여행지를 기억한다고 말해준 적이 있어요. 나의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매개체가 생긴다는 게 참 좋았어요. 캐릭터에 어울리는 향을 뿌리면 시간이 지나도 그 향을 뿌렸을 때의 기억, 현장에서 했던 고민들이 생각나더라고요. 향은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캐릭터를 연기해나가는 과정이자 그 인물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더 가까워요.
잔향이 남는 것처럼 주변에 하나둘 기억을 심어두는 거죠?
네. 그래서 제가 미니멀 라이프가 안 돼요.(웃음) 워낙 향에 민감하고 향수를 좋아해 소소한 취미로 즐기고 있어요.
그렇다면 재욱 씨에게 추억은 어떤 의미예요?
소중하지만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진 않은 경험이에요. 지금껏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던 적은 없어요. 후회하는 순간이 생길 순 있지만, 그렇다고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미련을 두진 않죠. 저는 ‘그땐 그랬으니, 지금은 이렇게 해야지’ 하고 확고하게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더라고요. 마주하고 싶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 그게 다예요.
미련이라는 게 아픈 거잖아요.
맞아요. 되게 아파요. 그때 내가 하지 않았던 선택이 내 인생을 지금과 다르게, 드라마틱하게 바꿔주지 않았을까 이런 고민을 할 바엔 차라리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 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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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풀리지 않은 갈증도 있어요?
하고 싶은 캐릭터가 너무 많아요. 크리처물이라든지, 색깔로 치면 굉장히 진한 검정색의 작품도 해보고 싶고, 강렬하고 화려한 빨간색의 작품도 좋고요. 색이 명확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한창 촬영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탄금>은 어떤 색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워낙 유명한 소설인 <탄금 : 금을 삼키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에요. 제가 연기하는 ‘홍랑’은 굉장히 미스터리한 인물이고요. 그만큼 섬세하게 준비해야 하는 컷도 많아 여러 가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아마 이 작품이 빨간색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났네요. 색이 명확한 작품! 추억 이야기로 돌아가서, 2023년 아시아 팬미팅 투어도 다녀왔잖아요. 그건 어떤 기억으로 남았어요?
너무 행복했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절 좋아해주신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요. 눈앞에서 팬분들을 마주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팬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행복감, 공연이 끝난 뒤 찾아오는 공허함…처음 느껴보는 복합적인 감정이었는데, 그게 되레 제게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이 감정을 한 번만 더 느껴보고 싶어요. 시간만 허락한다면 팬분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2024년에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목표예요.
Credit
- Feature Editor 천일홍
- Photographer 강혜원
- Stylist 임혜림
- Hair 안홍문
- Makeup 문지원
- Assistant 박한나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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