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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그들, 파일드 3편
뭐가 그렇게 좋아서 자기들끼리 똘똘 뭉쳤을까? 한 번 보면 자꾸 생각나는 작업을 하는, 2023년에 더 기대되는 서울 기반의 독립 창작 집단 2팀을 만나 물었다. 새로운 기획의 새콤한 맛, 의견 충돌의 매콤한 맛, 앞으로의 꿈에 대한 달콤한 맛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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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소그래피나 실크스크린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던데, 이유가 뭔가?
현선 대학에서 공부했던 거나, 다혜가 코우너스에서 작업한 것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싶다.
다혜 맞다. 코우너스가 리소그래피를 주로 활용하는 스튜디오다. 또 파일드에서는 원색을 많이 쓰는데, 리소그래피나 실크스크린 기법이 원색을 거의 그대로 표현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현선 작업할 때마다 실크스크린 얘기는 한 번씩 나오는 것 같다.
경희 그런데 돈이 많이 든다.(웃음) 학교에 다닐 땐 학교 내에 도구가 있어서 마음껏 작업했다.

성수동 데이즈드 퓨처소사이어티에서 진행한 전시 <Filed SS 2020>의 전경.
파일드가 아주 크게 성장해 재정적 부담 없이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가?
민주 전에도 얘기한 적 있는데, 파일드 멤버들의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 그냥 작업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서 보여줘도 재미있지 않을까? 멤버들이 다 너무 개성이 강해 한 명 한 명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경희 블랙핑크 다큐멘터리처럼? 우리가 아이돌이면 좋았을 텐데.(웃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문화예술계의 아이돌.
경희 참,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진행한 마켓 ‘아트 스트리트’에서 전시한 적 있는데, 그때 우리 다섯의 사진을 엄청 큰 현수막에 걸었다.
다혜 거의 10m쯤 됐던 것 같다.
민주 그것도 밑에서 위로 올려다본 왜곡 시점으로 해서 찍었다.
경희 다들 자기애가 좀 강한 편이다. 누가 전시에 자기 얼굴 사진을 그렇게 크게 걸겠나?
전시 내용이 뭐였길래?
소정 공간 층고가 무척 높았다. 거의 10m 높이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고 층마다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위층에서 아래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그래서 위와 아래에서 볼 때 달라지는 사진을 콘셉트로 했다.
경희 ‘시선’이 전체 주제였다. 우리 작품 제목은 <Bird’s Eye View & Worm’s Eye View>였다. 그게 2020년 전시였는데, 2021년부터 갑자기 왜곡 앵글로 찍는 사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혹시 알게 모르게 우리 작업에서 영향을 받은 거 아닐까?(웃음)
다혜 나는 최근에 본 무척 거대한 규모의 페스티벌이 생각난다. ‘버닝맨’이라는 건데, 미국의 어느 사막 지역에서 일주일간 가상의 도시를 만들어 의식주를 다 해결하며 마을 공동체처럼 지낸다. 마지막 날에는 거대한 나무 조각상을 만들어 태운다. 엄청나게 큰 물체에 불을 지르는 이미지가 뇌리에 깊게 남았다. 그 정도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경희 다혜가 스케일이 크다.(웃음)
현선 나도 전에 다른 인터뷰에서 섬을 사고 싶다고 한 적 있다.(웃음) 매거진에 ‘창작자들이 가고 싶은 영화 속 장소’를 주제로 파일드 멤버들 모두 저마다 짧은 코멘트를 쓴 적도 있는데, 나는 그때 영화 <플레이타임>의 세트장을 언급했다. 촬영을 위해 도시 하나를 통째로 제작한 영화다. 현대백화점 여기저기에 큰 그림을 걸었을 때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경희 특히 현대백화점 작업했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줬다.
다혜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웃음)
소정 누가 한 건지는 정확히 몰라도 다들 그 이미지를 기억한다는 게 신기했다. 한번은 촬영장에서 플로리스트 실장님과 세팅 얘기를 하다가 “이건 현대백화점 비주얼이랑 비슷하니까 색깔을 바꾸자”라는 얘기도 나왔었다.
스케일이 다들 크긴 하다.(웃음) 그러고 보면 <Filed SS 2020> 때도 현수막을 걸었다.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실제로 봐야 느껴지는 작업들이다. 앞으로 더 커질 일만 남았겠다.
경희 역할 분배도 점점 확실해지는 느낌이다.
소정 각자의 전문 분야가 한꺼번에 하나의 프로젝트로 발현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아주 추상적인 아이디어지만 나는 촬영 기획과 프로덕션을 하고 있고, 다혜는 음악과 공연 관련 일을 하고 있고, 현선은 디자인이나 전반적인 후작업을 맡아줄 수 있고, 민주는 영상 프로덕션을, 그리고 경희가 전반적인 조명이나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거다.
경희 지금은 다들 어딘가에 소속돼 있지만, 나중에 독립해 각자의 스튜디오를 차린다거나.
다혜 작년과 올해는 각자 본업이 바빠 얼굴 볼 시간도 없고, 프로젝트 빈도도 훨씬 줄어들긴 했다. 이 인터뷰를 잡는 데도 정말 많은 조율이 필요했고. 어떻게 보면 각자 레벨업하는 시간이지 않을까?
경희 파일드가 언제까지 지속할까 고민하지 않는다. 작업을 쉬고 있다고 해서 해체된 것도 아니다.
다혜 이 에너지를 모아서 나중에 어마어마하게 큰 스케일로 작업할 거다.(웃음)
Credit
- 에디터 김예린
- 사진 조현설(인물)/ 각 그룹(작품)
- 디지털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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