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과 동시에 완판, '마뗑킴'의 수장 김다인의 성공 신화는? #ONETHEWOMAN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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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과 동시에 완판, '마뗑킴'의 수장 김다인의 성공 신화는? #ONETHEWOMAN

누구에게나 취향 저격, 오픈과 동시에 ‘완판’ 신화. 지금 20대에게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마뗑킴은 단돈 6만원을 들고 동대문으로 향했던 김다인 대표의 지칠 줄 모르는 실행력으로 탄생했다. 마뗑킴이 성장하는 동안 김다인 대표는 중압감을 견디는 법을 배웠고, 이른 아침(matin)에 일어나는 습관도 생겼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3.03
 
내일(2월 9일) 마뗑킴의 2022 S/S 컬렉션이 공개되죠.
긴장돼요. 반응이 좋으면 정말 기쁘지만 막상 또 너무 빠르게 품절되면 소비자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들거든요.
 
요즘같이 바쁜 시기에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보통 아침 6~8시 사이에 일어나서 반신욕을 해요. 30분씩, 소금 풀어서요. 그래야만 부기가 잘 빠지거든요. 그러고 나서 필라테스 수업 받고 청담동 사무실로 출근하죠. 오후에는 약속된 미팅을 소화해요. 단순한 삶이에요. 이제는 회사가 많이 커져서 제가 매사 살뜰히 개입하기보다는 시스템화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이번 시즌 룩북 배경은 베를린이에요. 대표님에게 의미 있는 도시죠.
채도가 빠진 듯한 유럽 도시의 이미지를 좋아해요. 브랜드 디렉터로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화와 도시, 이미지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데, 저는 역시 베를린이에요. 유럽의 도시 중에서도 가장 칙칙하고 우울하죠. 그래서 S/S 시즌이지만 룩북도 굳이 차가운 느낌으로 촬영했어요. 날이 따뜻하다고 꼭 밝은 분위기여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여름이라고 스윔웨어에 관심을 갖는 타입은 아니어서요.
 
이번에는 기존의 스트리트 무드를 많이 덜어낸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좋아했던 느낌으로 돌아온 거죠. 박시하고, 시크하고, 튀는 요소가 없어요. 소재나 핏에서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했죠. 입었을 때 편안하고, 몸에 이질감 없이 감기는 디자인을 지향해요.
 
마뗑킴은 요즘 20대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브랜드로 손꼽히죠. 브랜드 타깃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편인가요?
타기팅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더뮤지엄비지터’ 대표이자 남편인 문수랑 같이 보고, 듣고, 나눈 문화적 소스를 그때그때 적용하는 편이죠. 늘 본능적으로, 끌리는 대로 해왔어요.
 
어린 나이에 공부는 내 길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애매한 거예요. 어차피 공부를 못해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없을 텐데 공부를 왜 해야 하나 싶었어요. 16살 무렵에는 ‘난 나중에 사업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마음먹었고요. 치기 어린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뭘 하든 엄마가 항상 믿어주고 지지해주셨던 게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엄마도 작은 규모나마 꾸준히 사업을 해오신 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성인이 돼 베를린으로 돌연 유학을 떠났어요.
당시 남자 친구였던 문수가 패션 공부하러 베를린으로 간다기에 무작정 따라갔어요. 이상하게 문수는 지금이나 그때나 저한테 좀 어려운 사람이에요. 생각도 깊고 진지하고. 당시에는 그런 사람이 패션을 공부한다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패션에 접근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뚜렷한 목표도 없이 무작정 유학을 갔으니 잘됐을 리가 없죠. 그저 멋있어 보이는 유학생이 되고 싶었던 거예요. 솔직히 사람들이 남들 시선을 엄청 의식하며 살잖아요. 내 직업, 내 학교, 내 환경. 대학교수들을 찾아가 포트폴리오를 돌리며 첨삭도 받아보고 했지만 우울하기만 했어요. 한마디로 실패한 유학이었죠. 껍데기 같은 유학 생활은 버리고 늦기 전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걸 시작해보자 싶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건 동대문에 가서 사입을 하는 거였죠.
 
마뗑킴은 초기 자본 6만원으로 동대문에서 시작해 잘나가는 블로그 마켓을 지나, 억대 매출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를 밟아왔는지 궁금해요.
사실 저는 다른 생각을 많이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한번 시작하면 그냥 밀고 가고, 아니면 아닌 거죠. 당시에는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행보를 바탕으로 그때그때 닿을 수 있는 목표를 설정했어요. ‘저 사람이 열매를 5개 따네? 그럼 난 열심히 해서 6개까지 따봐야지’ 하는 식으로요. 초기 자본 6만원을 잃고 엄마에게 지원받은 30만원으로 다시 바잉을 한 뒤 여기서 어떻게든 2개만 팔아보자, 그래서 자본이 또 남으면 그때는 유지하거나 3개를 팔아보자, 이렇게 차근차근 성장해왔어요. 생각해보면 굉장히 간단해요. 오늘만 생각하면 되는 거잖아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이렇다 할 유통망 없이 자사몰과 SNS만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죠.
첫 시작이 블로그였던 터라 온라인 소비자와 팔로어들이 너무 특별하고 소중해요. 회사 덩치가 커지고 제가 바빠지더라도 어떻게든 짬을 내서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방식을 원하는 소비자분들이 계신 데다, 그게 확실히 제 성향인 것 같기도 해서요. SNS로 소통하고 나면 에너지를 엄청 받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제가 항상 그렇게 텐션이 높진 않아요. 라이브 방송이라도 할라치면 저도 나름대로 장전이 필요하죠. 문수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늘 그래요. 잠들기 전까지 조잘대다가 픽 쓰러지듯 잠든다고요. 이번에 베를린으로 촬영 다녀온 뒤 자가 격리하는 동안 강제로 쉬게 됐는데, 제가 그렇게 매일 하루 12시간씩 자고 느긋하게 영화도 볼 수 있는 사람인 줄 몰랐어요.(웃음)
 
어린 나이에 브랜드를 시작해 쉼 없이 달려왔으니 포기하고 싶은 날도 하루쯤 있었을 텐데요.
그럴 땐 제가 닮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물어봐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냐고요. 웃긴 건, 항상 다들 그냥 쉬라고 얘기해줘요.(웃음) 너무 고생했다고 그냥 쉬라고, 괜찮다고요. 그럴수록 오히려 쉬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요.
 
브랜드라는 것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하나의 생명체처럼 굴러가죠.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건 나보다 더 큰 존재가 나를 계속 누르고 있는 느낌일 것 같아요.
너무 부담되고 늘 긴장되죠. 이제는 그냥 나의 업보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요.(웃음) 근데 사실 그렇게 한 번씩 너무 힘이 들 때는 브랜드가 성장하기 직전이라는 신호예요. 보통 성장이 비스듬한 오르막 그래프가 아니라 계단식 그래프잖아요. 한 단계 올라서기 직전에 ‘더 이상 못 하겠다’ 하는 느낌이 들지만, ‘여기서 그만두고 다른 걸 시작해도 언젠가는 또 비슷한 높이의 장벽에 부딪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죠. 또 어떤 날은 그냥 술을 마시고요. 알코올로 한 번씩 씻어내야 해요.(웃음)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스스럼 없이 같이 마시는 편이에요. 대신 조건은, 모두 필름 끊길 때까지 마셔야 한다는 거? 애매하게 마시는 건 안 돼요.(웃음)
 
마뗑킴이라는 브랜드에서 김다인이라는 사람의 지분이 너무 크다는 위기 의식은 없나요?
음… 사실 마뗑킴이 그냥 김다인 그 자체예요. 그래서 더 리스크가 크다고 느끼는 면이 분명 있죠. 그런 걱정은 늘 해요. 인플루언서로서의 모습, 사업가로서의 모습, 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이 전부 일관되기 어렵잖아요. 한편으로 예전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영 캐주얼’ 이런 식으로 패션 브랜드의 장르를 나눴다면, 이제는 그런 경계가 사라졌다고 느껴요. 킴 카다시안이 ‘스킴스’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인플루언서와 브랜드의 경계가 흐릿해진 것처럼요. 이런 흐름이 하나의 브랜드 문화처럼 자리 잡지 않을까 싶어요. 마뗑킴에서 김다인을 분리해야 될 필요를 크게 느끼진 않아요.
 
프리미엄 라인 ‘킴마틴’을 론칭하며 진행한 인터뷰에서 “디자인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학 시절부터 포트폴리오에 인위적인 스토리를 갖다 붙이는 걸 싫어했다”라고 얘기했어요. 요즘 잘나가는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이나 세계관을 중시하는 편인데 말이죠.
지금도 마뗑킴 룩북에는 딱히 테마가 없어요. 그럴싸한 게 너무 싫어요. 조금이라도 인위적이고 ‘척’하면 누구에게나 다 느껴지거든요. 저는 ‘차라리 조금 어설프면 뭐 어때’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게 진짜 아닐까요? 사람이 A부터 Z까지 완벽하려고만 하면 숨 쉴 틈이 없잖아요. 나중에 제가 브랜드에 어떤 테마를 부여하고 뭔가 정의 내리고 싶어지면 그렇게 하겠죠. 다 때가 있는 법이라 생각해요.
 
마뗑킴이라는 브랜드를 알려면 필연적으로 김다인이라는 사람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진심’이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해요. 진심은 무조건 통한다고 믿어요. 진심, 그리고 사랑, 행복. 말하고 보니 너무 재미없는 것 같네요.(웃음)
 
브이로그에서 출근 전 빛도 잘 안 들어오는 현관에서 대충 화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패션업계에서는 빈틈없는 완벽함이 기준으로 느껴질 때가 많잖아요.
화장을 잘 못해요. 그렇게까지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거든요. 전 외모 지상주의와 거리가 멀어요. 제 주변에는 오히려 패션에 미쳐 있는 사람보다 진심 어린 대화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서로를 존중하며 각자의 문화적 원천에 대해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 비주얼을 평가하려 하지는 않아요. 마뗑킴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서 당장 패션업계를 주름잡고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딱히 들지 않아요. 어딘가 조금 다른 저희만의 색깔이 소수의 사람들에게나마 전해졌으면 하죠.
 
마뗑킴의 옷은 컬러감이 없는 편인데, 이곳 하우스 바이 쇼룸은 문수 대표님이 직접 그린 그림의 온갖 컬러로 가득하네요. 김다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색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노란색. 쨍한 개나리 같은 노란색이요. 문수가 제게 늘 노란색 같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저한테 맨날 노란색 물건을 사줘요. 넌 무조건 노란색이라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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