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총각 아니라 상남자네~! <알고있지만,> 채종협 화보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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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총각 아니라 상남자네~! <알고있지만,> 채종협 화보

배우 채종협은 앳된 눈웃음을 지으며 이따금 합쇼체를 쓴다. 모두가 그를 “귀엽다” 할 때 오직 그만이 자신을 “상남자”라 항변한다. 감자 총각, 널 대체 어쩌면 좋으니.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8.20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디올맨.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디올맨.

싫어하는 계절이 여름이라고요.  
네, 더위를 많이 타서요. 요즘은 집 밖으로 잘 안 나갑니다. 다행히 촬영이 모두 끝난 상태고요.  
 
〈알고있지만,〉의 ‘양도혁’으로 인지도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어요. 나쁜 남자 ‘박재언’을 보다가 ‘양도혁’이 나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시청자가 많아요. ‘유나비’ 역의 한소희 배우가 채종협과 있을 때 연기 호흡 자체도 더 좋아 보인다고 할까요?  
‘양도혁’은 ‘유나비’와 오랜 친구 사이잖아요. 동시에 첫사랑인 ‘유나비’를 오랫동안 남몰래 좋아하다가 그 마음을 들키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재언’과는 좀 달랐어야 했어요. 그런데 저는 두 사람이 어떻게 연기했는지 모르는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려운 점이 있었고요. 다행히 한소희 배우가 컨트롤을 많이 해줬던 것 같아요. 제가 호흡을 잘 맞췄다기보다 그 친구가 중간에서 잘해줬죠.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이하 〈마녀식당〉)에서도 순정남 ‘이길용’을 맡았죠. ‘양도혁’과 얼핏 비슷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차별화하고 있나요?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양도혁’의 경우 모든 걸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푸딩 같은 느낌이에요. ‘이길용’은 그것보단 좀 더 단단한 느낌?  
 
푸딩이란 표현 좋네요. 지금 생각해낸 거예요?  
네. 제가 말을 잘 못해서.(웃음) 말의 요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아직 많이 서툴러요. 대신에 비유를 많이 드는 편인 것 같아요.  
 
〈마녀식당〉 홍보차 〈놀라운 토요일〉과 〈런닝맨〉에 출연했죠. 긴장을 꽤 많이 한 것 같던데요?
예능이 처음이라 그렇기도 했고요. 제가 워낙 낯도 많이 가리고, 부끄러움이 많아서.(웃음) 사람이 너무 많고 카메라도 많다 보니까….  
 
그래도 〈런닝맨〉에서 짐볼 뺏기 게임은 진심으로 하더라고요. 열심히는 해야죠. 일단 나갔으니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즐겨보자는 생각도 있었어요.(웃음) 
촬영 끝나고 완전히 진이 빠졌습니다.  
 
덕분에 게임에서 이겨 하하에게 스피커를 선물받고 ‘성덕’ 인증도 했어요. 남아공 유학 시절에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 봤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좋아했던 거예요?  
〈무한도전〉에서 하하 형님이 ‘키 작은 꼬마 이야기’라는 노래를 부르신 적이 있어요. 그때 저도 키가 정말 작았거든요.
 
중학생 때인가요?
네, 그랬을 거예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키가 160cm대 초반이었거든요.  
 
키가 늦게 자란 편이군요.  
조금 더 컸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186cm인데 얼마나 더요?
‘188cm까지만 커도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웃음)  
 
〈알고있지만,〉의 ‘박재언’과 ‘양도혁’이 처음 대면하는 장면에서 두 사람 키가 놀랍도록 똑같았던 게 기억나네요.  
저도 그 장면 보면서 엄청 신기했습니다. 저희 두 사람 사이에 돌길이 있어 감독님이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이 나뉘는 미장센을 생각하셨다고 들었어요. 막상 저희 둘은 눈 마주치면 계속 웃었던 기억이 나요. 되게 많이 웃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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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으로 유학 갈 때 아버지가 “넌 한국에서 살 놈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고요.  
정확히는 남아공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하신 말씀이에요. 성인이 된 뒤 아버지랑 술 한잔하면서 “왜 저를 유학 보내셨냐”라고 정식으로 여쭤본 적이 있거든요. 그때 아버지께서 “한국에만 있기보다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를 조금이라도 겪어보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요?  
화났죠.(웃음) 한국에서 친구들과 한창 놀고 싶을 나이에 말도 안 통하는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많이 혼란스러웠거든요.  
 
해외에서 지낸 경험은 어땠나요?  
사람들하고 얘기해야 하는데 영어가 안 들려서 밤마다 팝송을 들었어요. 비교적 느린 템포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도 남아공에 살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남아공이 한국보다 여유롭고 느긋한 정서가 있거든요. 그리고 밤에 위험해서 밖을 못 나가는 대신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뭔가를 하긴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요. 아니면 밤에 집 앞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으면서 별 보고. 남아공은 한국보다 하늘이 높고 깨끗해서 별이 정말 잘 보이거든요.  
 
예능 프로그램은 어떻게 봤어요?  
한국에 한 번씩 나가는 사람들이 다운받아 온 걸 하드에 넣어 돌려가며 봐요. 그러다 볼 게 없어지면 본 거 또 보고요. 그때는 휴대폰도 스마트폰이 아니었으니까요. 게다가 한국어가 공용어로 번역되는 휴대폰이 있고 안 되는 휴대폰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끼리는 알파벳으로 한국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문자를 주고받았어요.(웃음) 영어로 하면 되는데 그건 또 싫고. 그랬었습니다.  
 
왼손 중지에 늘 끼고 다니는 반지는 유학 갈 때 어머니가 주신 거라고요.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사연이 있는 건 아닌데요, 어떻게 보면 있기도 해요. 사실 저는 한국 떠날 때 놀러 가는 줄 알았거든요.  
 
처음 태국 갈 때 말인가요?  
네. 중학생 때 엄마랑 단둘이요. 처음으로 여권도 만들고 신나서 갔는데 저만 돌아오는 티켓이 없는 거예요. 2주 정도 있었는데 마지막 날 엄마가 절 부르더니 “넌 여기 남아 있어라” 하시더라고요. 그때 주신 반지예요. 2주가 결국 2달이 됐고, 어찌어찌 거기에서 학교를 다녔어요. 그러다가 한국에 한 번 놀러왔는데, 이번에는 제 짐이 남아공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거예요.  
 
부모님과 엄청 다퉜겠네요.  
맞아요. 정말 힘들었고 많이 싸웠죠. 근데 살다 보니까 또 살아지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 반지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었나요?  
처음에는 그냥 어린 마음에 반지가 생겼으니까 멋으로 계속 꼈어요. 근데 이제는 없으면 허전해서 끼게 돼요.  
 
중학교 때 받은 반지가 아직까지 맞는다는 게 신기한데요.
아, 이게 수지침 반지예요. 띠처럼 돼 있어서 일자로 쭉 펼 수 있고, 원래는 안쪽 면에 돌기 같은 게 있었어요. 지금은 오래 껴서 완전 매끈해졌지만요. 모양도 예쁜 곡선이 아니고 울퉁불퉁한데 계속 손가락 굵기에 맞춰 늘리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정말 오래 꼈네요. 갑자기 생각났는데, 좋아하는 영화를 물으면 늘 〈그린 북〉이라 대답하더라고요.  
우선 영화 색감이나 디테일이 너무 좋고요. 또 남아공에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인종차별이라는 소재가 많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백인 학교도 다녀보고 흑인 학교도 다녀봤거든요. 백인 학교에도 흑인이 조금 다니고, 흑인 학교에도 백인이 조금 다니는데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졌어요.  
 
그 사이에서 동양인으로 지내는 건 어땠나요?  
무시 많이 받았죠. 굉장히 무시 받았어요. 흑인들한테도, 백인들한테도. 그나마 운동하면서 많이 친해졌던 것 같아요. 농구나 수영 같은 거요.  
 
운동이 많은 것의 해결책이 돼준 셈이네요. 주로 하는 운동이 수영과 헬스, 러닝이라 알고 있어요. 각각의 매력이 뭐라 생각해요?
수영은 물 안에 있을 때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이 좋고요. 헬스는 몸에 힘이 모이면서 자신감 아닌 자신감 같은 게 잠깐 생길 때가 좋아요. 달리기는 너무 힘들지만 그 와중에 주변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좋은 거고요.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디올맨. 데님 팬츠 가격미정 아크네 스튜디오. 목걸이, 팔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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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얼마나 오래 달려봤어요?
쉬지 않고 달리지는 못하고요.(웃음) 걷다 뛰다를 반복하는데 10km까지는 뛰는 것 같아요.  
 
멋쩍을 때마다 눈웃음을 짓는군요.
맞아요. 아, 근데 마스크를 써서 입이 안 보여서 그렇지 입도 아주 활짝 웃고 있습니다.  
 
워낙 인상 자체가 선한 타입이에요. 알고 있죠?
아니요.(웃음)  
 
그래요? 〈스토브리그〉의 ‘유민호’부터 〈알고있지만,〉의 ‘양도혁’까지 악하거나 약은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캐릭터잖아요. 그런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자각이 생겼을 법도 한데요.
그렇긴 하죠. 근데 지극히 선한 사람이 선함으로 인해 무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선함을 뛰어넘는 선함으로 악함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봐요.  
 
예전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란 질문에 “테이블에 앉아서 대본 리딩을 해보고 싶다”라고 답했어요.
제 지상파 데뷔작이 〈스토브리그〉잖아요. 대본 리딩을 하는데 등장인물이 워낙 많아 저는 테이블 뒤 의자에 앉아 대본을 들고 리딩했어요. 조한선 선배 등을 쳐다보면서요. 그래서 나도 저 테이블에 앉아 대본 리딩을 해보고 싶다고, 그게 내 다음 목표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으로, 지금 마녀가 채종협의 소원을 이뤄준다면 뭘 빌고 싶어요? 제가 ‘이길용’ 소원을 듣고 정말 화났었거든요. “진 누나 곁에 있게 해주세요”라니요.(웃음)  
음… 아, 이게 정말 난해한 질문이거든요?(웃음) 그러니까 소원이라….  
 
하긴 소원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해지는 게 있죠?  
그렇죠. 드라마에서는 엄청 간절한 소원을 지닌 분들이 마녀식당을 찾아오거든요. 물론 채종협이란 사람에게도 간절한 것들이 있지만, 소원을 빈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니까요.  
 
이뤄지지 않을 소원은 빌지 않고, 당장 이룰 수 있는 꿈부터 꾸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정말 마지막 질문이에요. 평소 스스로 ‘상남자’라는 걸 강조하는 편이던데, 콘셉트인가요?  
그게… 상남자라서요.(웃음) 사람들이 봐주시는 저의 모습과 제가 보는 제 모습은 많이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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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Editor 김예린
    Photographer 이규원
    Art designer 김지은
    Stylist 정혜진
    Hair 이혜진
    Makeup 서아름
    Assistant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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