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가 말하는 긍정의 기술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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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가 말하는 긍정의 기술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고, 닥쳐오는 것에 맞선다. 거대한 목표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찾는다. 와하하 웃고 뚜벅뚜벅 걸으며 세상과 맞닥뜨려온, 구김 없는 혜리의 마음.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7.19
드레스 83만6천5백원 리리. 패시네이터 가격미정 벨앤누보. 귀고리 17만8천원 렉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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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끝나고 초면인 포토그래퍼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어요. 생일인지 어떻게 알았어요?  
소문이 났더라고요. 제가 또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생일날 일하시게 한 게 미안한 거예요. 두 배로 감사했죠!  
 
사람을 잘 챙기네요.
그냥 누군가와 일할 때, 함께 일한 게 행복하고 기분 좋은 시간으로 남길 바라요. 저에게도, 상대에게도요.
 
방영 중인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상대역 장기용 씨와의 합이 아주 좋아요.
사실 저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에요. 근데 장기용 씨도 처음이더라고요. ‘이거 큰일 났다’ 싶었죠. 초반엔 되게 어색했는데, 감독님과 자주 이야기한 게 “우리는 케미로 승부를 보자!”여서 그쪽으로 연구를 많이 했어요. 사전 제작이라 촬영 마치고 홍보 활동하는 동안 “너네 되게 친해 보인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 것 같고요.
 
혜리는 누구와 붙어도 상대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케미 요정’이죠.
확실한 건 다들 저를 편하게 생각한다는 거예요. 제가 낯을 안 가려 먼저 잘 다가가고, 장난도 많이 치거든요. 되도록 상대의 좋은 점을 보려 하고요.
 
촬영 현장에 블랙핑크 로제, 태연, 박나래, 크리스탈, 전작 PD와 제작자 등 수많은 지인이 커피차를 보내왔다고 들었어요.  
아유, 너무 감사했죠. 모두 평상시 자주 대화하는 분들이에요. 여태까지 했던 드라마에 비해 제 분량이 많고 추울 때 찍기도 해서, 고생한 걸 종종 털어놨죠. 제가 특별히 뭘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너무 찡찡대서 보내준 게 아닌가 싶어요. 하하. 이 일이 외로워지기 쉬운 직업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워요.
 
누군가와 금방 친해지는 혜리만의 방법이 있나요?
전 ‘물음표 살인마’예요. 하하하. 누군가 날 궁금해한다는 건 친해지고 싶다는 신호잖아요? 그래서 자꾸 질문해요. 사무적이거나 건조한 자리에서도 요즘 뭐해요? 어디 사세요? 거기 살면 샵 다니는 거 불편하지 않아요? 어떤 게 좋아요? 사소한 것들을 묻죠. 질문 속에서 나와의 접점을 찾아요. “그렇구나, 나도 그런데!”라면서 공통점부터 시작하죠.
 
인터뷰어를 해도 잘하겠어요.
인터뷰요? 저는 밤샐지도 몰라요!
 
약 3년간 출연했던〈놀라운 토요일〉(이하〈놀토〉)에서의 활약상을 보면, 남들 리액션이 있을수록 더 신나고 흥이 오르는 타입 같더라고요.
전 채찍보다 당근이 더 좋은 사람인가 봐요. 관심과 칭찬이 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래 한 방송을 할 수 있었던 건 제가 어떤 한 캐릭터로 방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랬으면 금방 ‘아, 바닥났다, 그만해야지’ 싶었을 텐데, 놀러 가는 기분으로 방송한 덕에 끝까지 즐길 수 있었죠. 〈놀토〉는 제게 전환점이 돼준 방송이에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내 모습이 뭘까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내가 잘하는 게 뭘까, 어떻게 하면 날 좋아해줄까에 대한 답을 〈놀토〉를 통해 찾았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줘도 사랑해준다는 걸 알았죠.
 
롱 드레스 1백4만8천원, 듀이듀이. 슬리브리스 브라톱 6만9천원, 쇼츠 6만9천원, 모두 코스. 드롭 귀고리 26만7천원, 텐데코아트 by 11:55. 옐로우 컬러 펌프스 96만원, 지안비토 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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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에게도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군요.
그랬죠. 많이 의식했어요. 절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 시기엔 저에 대한 나쁜 글들을 보며 ‘왜 날 싫어하지? 뭔가 다르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젠 ‘날 싫어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지!’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지금 혜리의 마음엔 구김이 없어 보여요.
그늘이라는 건 큰 욕심, 높은 목표가 성취되지 않았을 때 생기는 그림자 같아요. 목표가 클수록 이루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도 깊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제가 힘들었을 때는 욕심이 컸던 시기였어요. 그걸 비워내니 좋더라고요. 이젠 지금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고, 닥쳐오는 것에 잘 맞서요. 현재에 충실해야죠. 과거에 살지 않는 혜리. 오늘만 산다. 하하.
 
혜리의 마음에도 그늘이 있다면 뭔가요?
기본적으로 제겐 슬프다, ‘블루’하다는 감정이 잘 찾아오지 않아요. 부정적인 일이 생기면 슬프기보단 화가 나죠! 화 잘 내고 다 말해야 하는 성격인데, 또 금방 풀리고 뒤끝이 없어요. 고민이 생기면 가까운 이들에게 털어놓기도 하고요. 별거 아니라며 흘려보낼 수 있는 건강한 시기가 있고, 조금만 쌓여도 너무 별거인 시기가 있잖아요. 지금은 환기가 잘되는 시기예요.
 
본연의 캐릭터가 뚜렷해 어떤 배역을 만나도 그 역할이 혜리를 반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호탕하고 꿋꿋하고 뭘 해도 밉지 않은. 이 확실한 개성이 배우로서 마음에 드나요?
사실 전 제가 그런지도 몰랐어요.〈응답하라 1988〉 땐 ‘덕선이’랑 닮았다고 하셔서 ‘이렇게 해맑고 따듯하고 친구 하고 싶은 애가 나랑 비슷하다고?’ 하고 놀랐죠. 캐릭터에 제가 반영되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제가 캐릭터에서 배우는 점도 많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인물은 이렇게 대처하네?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네?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하면서요.
 
‘담이’에게서 배운 건 뭔가요?
‘담이’는 혜리 같은 사람이 다가왔을 때 ‘뭐야, 아직 안 친한데, 상대가 마음을 다 열지 않았는데 왜 혼자 신났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담이’를 연기하면서 제가 저와는 다른 성향의 이들을 배려하지 않은 면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담이’ 같은 사람은 다가서고, 끄집어내려 할수록 마음의 문을 닫거든요. 앞으론 그런 부분도 배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와 다른 인물을 연기하면서 배운 거죠.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로서’는 여태까지 했던 인물들과도 또 달라요. 되게 똑똑하고 이기적인 면도 있어 영리한 면모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나쁜 애는 아니에요!
 
영화〈콜〉에서 전종서가 연기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본 것 같던데.
그런 역할, 너무 해보고 싶어요. 욕심나요. 저와 정말 반대되는 이미지잖아요. 제가 세상과 사람을 보는 시야를 넓히다 보면 언젠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요.
 
최근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잖아요. 또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어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보고 ‘와, 진짜 여자들끼리 저렇게 나와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너무 재미있구나’ 싶었어요. 영화 〈써니〉나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같은 작품도 진짜 좋아했거든요. 어떤 캐릭터든 그 사이에 있으면 되게 즐거울 것 같아요.
 
아직 어리게 느껴지는데 벌써 데뷔 11년 차더라고요.
오늘 처음 만난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이 “이런 옷 입어도 괜찮나?” 이러셨는데, 제 나이를 듣고 “어리지 않네요”라고 하셨어요. 스무 살 넘으면 어른이라지만, 그동안 제가 어른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이만큼 일하고 이만큼 나이 들었으면, 어른의 역할이 뭔지 고민해볼 때가 온 것 같아요.
드레스 1백2만8천원 듀이듀이. 귀고리 7만8천원, 반지 3만2천원 모두 해수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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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란 게 뭘까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게 뭘까?’ 전 요즘 이 질문을 자주 생각해요. 예전엔 이해라는 걸 단편적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누군가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건 더 깊게, 입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문제 같아요.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어른 아닐까요?
 
어떤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한테 멋지다는 말은 되게 큰 표현이라서요. 저는 앞뒤가 같은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 사람은 정말 싫어요. 가장 멋없는 건? 자신과 다른 것을 ‘틀렸다’고 하는 것. 나는 나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이잖아요? 서로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사람은 나랑 달라, 그래서 틀렸어”라고 하는 건 멋없어요. 저도 그러지 않으려 해요.
 
어른이 됐네요. 어른이라는 건 이해심이 넓어지는 일이라고 했잖아요.
흐흐. 아직 멀었죠!
 
혜리는 자신을 사랑하나요?
종종 미울 때도 있고,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사랑하죠. 제가 저 자신을 가장 많이 사랑할걸요. 제가 나오는 방송이 제일 재밌고, 제 유튜브가 제일 재밌고, 제가 좋아하는 게 제일 좋아요. 절망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어도 몇 년 뒤에는 ‘왜 내가 그것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했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잘해내왔어요. 그걸 믿으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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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reelance Editor Lee Ye Ji
    Photographer Go Won Tae
    Art designer Kim Ji Eun
    Stylist 남주희
    Hair 김소희
    Makeup 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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