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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알렌이 섹스 토이를 출시했다!

여성이, 그것도 세계적인 유명인이 성에 관해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영국 싱어송라이터 릴리 알렌은 여성들에게 자위를 잔뜩, 마음껏, 자주, 계속, 그리고 따로 시간을 내서 하라고 권장한다. 간증에 가까운 릴리의 자위 예찬론을 들어보자.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인 자위,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즐거움에 대하여.

BYCOSMOPOLITAN2020.12.21
 
 
지금껏 많은 인터뷰를 해봤지만, 아티스트와 ‘자위’를 주제로 얘기 나누는 건 처음이에요. 친구와도 해본 적 없는 얘기라 조금 민망하기도 한데요? 
그럴수록 더 많이 얘기해야죠! 저는 친구들과 꽤 자주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사실 섹스 토이 얘기는 여전히 금기시하잖아요. 자위와 여성의 쾌락에 대해 말하는 거니까요. 어쩌면 여성의 쾌락 자체가 금지된 주제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를 금기가 아니게 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수치심이나 죄책감 없이 터놓고 자주 말하는 거죠. 이 논의 자체를 편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게 발전이에요. 우리가 지금 하는 것처럼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비해 서양 문화권이 성적으로 개방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공인으로서 성, 그것도 자위에 관해 얘기하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죠. 
전 항상 금기시되는 주제를 얘기하는 데 관심이 많았으니까요. 저만큼 이 주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적임자도 없을걸요? 하하. 저도 20대 후반까지는 자위를 전혀 안 했어요. 그러다 미국 투어를 할 때 꽤 오랫동안 파트너와 떨어져 있었는데, 뉴욕의 한 성인용품점을 지나가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죠. ‘저거 한번 해볼까?’ 그게 시작이었고 섹스 토이 덕분에 신세계가 열렸어요. 
 
그중 ‘우머나이저’는 여성을 위한 섹스 토이의 대명사로 통하잖아요. 릴리도 자서전 〈My Thoughts Exactly〉에서 자신의 성적 즐거움을 발견했다며 우머나이저를 콕 찝어 소개했을 정도로요.
2년 전쯤 책을 냈는데, 이야기 주제 중 하나가 자위와 남성과의 섹스였어요. 제가 성적 자각을 하게 된 계기와 자위를 시작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우머나이저에 대한 애정도 언급했죠. 덕분에 우머나이저에 자유 추구 임원장(Chief Liberation Officer)으로 합류해 제 이름을 내건 섹스 토이 제품까지 선보이게  됐는데, 제게 이 협업은 한정판 에디션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섹스 토이 브랜드의 대변인이 된다는 건 평소 공공연하게 논의되지 않는 여성의 자위에 대해 마음껏 목소리를 낸다는 뜻이니까요. 그런 의미를 담아 제품 이름도 ‘리버티 바이 릴리 알렌’이라고 지었어요. 기존의 튤립 모양 리버티 제품에 핑크와 오렌지 색상을 입혔죠. 기능은 동일하지만 제 얘기가 여성들이 자신의 성생활에 자율권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해졌달까요. 
 
여성의 성적 자유가 인정받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여요. 우리 사회는 여성이 자기 몸에 대해 솔직하면 ‘밝히는’ 사람처럼 여기는 편견이 있잖아요.자위를 한다고 말하거나 내 성감대가 어디라고 얘기하는 것은 마치 “나는 섹스를 하고 싶어”라는 문란한 욕망으로 받아들이죠. 
영국도 마찬가지예요. 아직까지도 여성이 성생활의 주체가 되거나 능동적으로 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면, 일부 가부장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은 거부반응을 보여요. 여성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비난하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제게 우머나이저와 협업하는 건 의미가 커요. 여성의 성적 만족 추구에 대해 기회가 닿는 대로 자주 이야기하고 이 논의를 확장하고 싶거든요. 사람들이 여성의 자위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요.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더 자연스러워지는 것만은 분명해요. 
 
 
제 딸들에게는 꼭 자위에 대해 말해줄 거예요. 그럴 나이가 되면 자위를 잔뜩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코스모폴리탄〉 역시 섹스에 대한 여성들의 다양한 생각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많은 여성이 “먼저 내 몸에 대해 알지 못하면 절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라고 입을 모으며, 자위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자위는 자기 발견과 자기애의 한 형태라고 생각해요. 나를 알아가고 사랑하는, 이 중요한 일의 결정권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고요. 제게 자위는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거예요. 우리가 배고프면 밥을 먹듯 원하고, 하고 싶을 때 자위를 하면 되는걸요. 자위는 멋진 거예요.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어요. 
 
자위는 파트너와 사랑을 나누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죠. 내 쾌감에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사람만이 섹스를 잘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만족 추구라는 측면에서 파트너와의 섹스와 자위는 매우 다르죠. 자위는 우리가 느끼는 욕구를 스스로 충족하는 거예요. 내 몸의 어느 부위가 성적으로 민감한지 탐구하고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성감대는 우리가 절정에 이르고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사명을 수행해요. 그런데 왜 우리가 자위하며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를 탐구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죠? 파트너와의 섹스는 욕구 충족뿐 아니라 깊은 교감을 나눌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소중하고, 자위는 타인과 함께하지 않아도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니 그 나름으로 중요해요. 자위는 그 자체로 당신에게 힘을 줘요. 일종의 독립이죠. 독립은 좋은 것이고요. 
 
결국 자위 그리고 섹슈얼 웰니스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도 연결되는 개념 같네요. 
성적 자율권이란 자신의 쾌락을 추구하고 스스로 책임지며 통제한다는 뜻이죠. 일상에서 자위할 시간을 따로 빼두세요. 파트너에게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제대로 얘기하는 것도 잊지 말고요. 
 
우머나이저가 ‘세계 자위 평등의 날’을 맞아 진행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2개국 평균 연간 자위 횟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68% 적었어요. 우리는 잘하고 있는 걸까요? 막상 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도 많을걸요. 아무도 자위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준 적 없으니까요. 학교는 물론 엄마조차도요. 
저도 엄마와 자위 얘기는 해본 적 없어요. 무척 수치스러운 일 같았고 두려웠죠. 하지만 제 딸들에게는 꼭 자위에 대해 말해줄 거예요. 그럴 나이가 되면 자위를 잔뜩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에서 섹스 토이는 정말 중요해요. 확실한 쾌락이 필요한 순간에 재깍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파트너랑 관계할 때도 섹스 토이를 쓰면 꽤 재밌고요. 섹스 토이에 아직 입문하지 않은 여성분들은 꼭 한번 써보세요. 나는 내 경험담밖에 얘기 못 하지만 이게 내 인생을 바꿨어요. 자위하는 걸 수치스러워하지 말아야 해요. 굉장히 즐겁답니다. 
 
주체적으로 섹시한 사람이 되기 위해 중요한 건 뭘까요? 
자위요. 계속 자위하세요! 자위는 멋진 일이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요. 장기적으로 보면 궁극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확실하고 편안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계속 ‘하세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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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ature Editor HA YE JENE
  • Design 이상윤
  • Photo by 우머나이저
  • 기사등록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