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집콕'후 망가진 피부 관리 매뉴얼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스트레스 지수는 급상승! 피부 역시 점점 빛을 잃어가며 스멀스멀 적신호를 보내오고 있다. 제대로 심술 난 피부 트러블과 다크 포스 제대로 풍기는 흙빛 안색으로 미모 실종의 종착지로 가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BYCOSMOPOLITAN2020.09.16
 
나는 파자마를 입은 채로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저녁 뉴스를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오늘 한숨도 못 자겠네”라고 남편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날 밤 두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계속 뒤척거리며 침대에 누워 있던 나는 현재 침실 천장과 친해지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이상한 안도감을 느꼈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사업이 중단되고, 수많은 직업이 위험에 처했으며, 우리가 사는 동네 역시 유령 마을로 바뀌었다. 그리고 가장 가슴 아픈 건 다수의 생명도 앗아갔다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팀원들과의 화상 회의에 참석한 나는 화면을 통해 내 눈 밑이 훨씬 더 어두워졌고, 두 뺨이 홍조로 불타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치 147년간 한숨도 자지 못한 여자처럼 말이다. 뷰티 에디터로 오래 일한 만큼 스트레스가 안색을 안 좋게 만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예전과 달리 피부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눈치채고는 있었다. “이건 마치 탁구 경기와 같아요”라고 피부과 전문의 엘런 마머 박사는 말한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노출된 피부에서 생성된 호르몬이 뇌로 직접 들어가 뇌 신경 활동을 방해하게 됩니다.”
지난 3월, 전 세계가 봉쇄 상태에 들어가면서 불안감 지수가 상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SNS 트렌드가 등장했다. 다름 아닌 프로 집콕러들의 셀프 케어에 관한 이슈다. 아마도 나처럼 페이스 타임, 화상 통화 등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거울이 아닌 다른 매개체를 통해 자기 얼굴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되고, 그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피부 위기감을 느끼면서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기본적인 페이셜 케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고, 기분 전환을 위한 화려한 매니큐어, 초간편 셀프 염색 등에 대한 관심도 동시에 포착됐다.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는 화장 밑에 감춰져 있던 여자들의 민낯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그닥 반갑지만은 않은 계기가 된 것이다.
 

집콕이 피부엔 독?

봉쇄령이 내려진 기간 동안 집콕하며 기나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친구들과 셀카를 공유하던 중, 그들의 얼굴에서 내가 지난밤 소파에 앉아 들었던 위기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친구, 3명의 아이를 집에서 홈스쿨링하며 지칠 대로 지친 회사 팀장, 갑자기 얼굴을 뒤덮은 낭포성 여드름 때문에 혹시 모를 사태가 걱정돼 회사를 벗어나 자가 격리를 한다는 선배까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몸의 단기적 대응 기제가 반응하기 시작한 겁니다. 격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 예전의 평범한 일상이 사라졌다는 기분, 예측 불가능한 바이러스 전파로 인한 불안감 등이 모두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되는 겁니다. 이때 부신피질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을 분비하라고 명령하죠. 코르티솔은 체내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혈당 수치를 올려요. 그러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고통에 대한 감각은 줄어들죠.” 피부과 전문의 스테파니 윌리엄스 박사의 말이다. 그의 설명대로 우리 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위험 요소를 이겨내기 위해 방어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 코르티솔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아니었던가?
 

코르티솔은 나쁜 호르몬이다?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인 코르티솔은 매일 아침 우리를 침대 밖으로 나오게 해주기도 한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몸에서는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져 약간의 코르티솔이 분비되는 거죠. 평균적으로 코르티솔 수치는 오전 6시 무렵에 정점을 찍어요”라고 에스테틱 전문의 바버라 쿠비카 박사는 설명한다.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수치를 보이죠.” 하지만 초강력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은 예외다. 코르티솔은 간이나 근육, 지방 세포 등에 작용해 스트레스에 대항한다. 이 과정에서 체내 전반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하는 신호를 전달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에너지를 생산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코르티솔 호르몬은 무조건 분비돼선 안 되는 나쁜 호르몬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하지만 “코르티솔이 우리의 면역 반응을 억누를 때도 있어요.”라고 쿠비카 박사는 말한다. “이로 인해 평소보다 더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홍조나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이 갑자기 생길 수 있죠. 게다가 코르티솔은 피부 재생과 탄력을 결정짓는 콜라겐 합성을 방해하기도 해요. 한마디로 만성 스트레스가 누적될수록 피부 상태가 안 좋아지는 건 다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결국,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국에 안티에이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죠.”
 

실종된 피부 밸런스를 찾아서

스트레스에 관한 쿠비카 박사의 조언은 이러하다. 기본적으로 문제의 근원을 찾아 마인드 컨트롤하는 연습을 한 후 한껏 예민해진 피부를 다독이라는 것! 해결되지 않는 지속적인 자극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조금씩 그리고 오랫동안 피부 손상을 유발한다. 피부는 직장에서의 야근, 기후나 계절 변화, 환경오염, 갑자기 뒤바뀐 생활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자극을 받는다. 이러한 자극은 피부에 즉시 손상을 입히고, 결국은 노화 가속도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결국 노화를 촉진하는 연쇄적인 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다.
쿠비카 박사는 리셋과 회복 그리고 재생에 중점을 두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리셋 메커니즘은 피부의 자연적인 복원력과 방어력을 키우는 데 방점을 찍는다. 낮 동안의 손상을 대비해 피부 개선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밤 시간의 나이트 케어에 올인하는 게 그가 강조하는 뷰티 매뉴얼이다. 최근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코로나19 사태 역시 포함된다)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피부를 위한 리셋용 트리트먼트 제품 출시도 눈에 띈다. 에스티 로더를 비롯해 빌리프, 닥터지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한 브랜드로 손상 피부 개선에 중점을 둔 제품을 선보였다. 피부과 전문의 윌리엄스 박사는 “리셋과 회복을 위해 오로지 ‘안티에이징’ 타이틀을 건 제품에만 목숨 걸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가장 중요한 건 적절한 수분 공급입니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알고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현재 피부 상태와 맞지 않는 과한 고기능성 크림을 맹목적으로 믿고 바르는 것도 손상된 민감 피부에는 큰 도움이 안 됩니다. 히알루론산이나 글리세린 같은 습윤제 성분, 필수지방산, 나이아신아마이드 제품을 찾아 바르는 게 피부에는 더 유익해요”라고 설명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먼저 꽉 막힌 피부 순환길을 뻥 뚫어주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태에서는 어떠한 관리를 해도 피부가 쉽게 좋아지지 않는데, 이럴 때일수록 항산화 케어에 집중하면 칙칙하고 탁해 보이던 피부 톤이 확실히 밝아진다. 그런 다음 완벽한 재생을 위해 피부 장벽 강화에 최적화된 세라마이드나 피부 구조와 유사한 라멜라, 펩타이드 등이 함유된 제품으로 케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먹고, 자고, 걱정하고, 반복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 동안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생각해보자. 짧은 수면, 단축 번호로 저장해둔 카카오 택시 , 운동에 대한 제로 열정…. 모두 스트레스 탓에 생긴 변화로 주방 구석에 한 달 넘게 방치한 감자보다도 빠르게 당신의 노화를 부추기는 것들이다. 하루에 최소한 30분 정도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자연적인 항우울제)이 분비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모로 인해 더 쉽게 숙면할 수 있다. 그리고 수면은 무엇보다도 피부 회복과 재생을 위해 중요하다. 지난 5년간의 연구 결과(스마트 TMS 2019 수면 보고서)에 따르면 44%의 성인은 수면의 질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불안감을 겪을 가능성이 17배나 더 높기 때문에, 우리는 또 하나의 잔인한 사이클에 맞서고 있는 셈이다. 잠들기 전에는 숙면을 방해하는 밝은 빛 노출에 최대한 주의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여야 한다. 술 한두 잔 정도는 바로 잠들게 할 수도 있지만, 이는 렘수면(감정 통제와 피부 세포 회복이 이뤄지는 단계) 시간을 줄인다고 증명됐다. 만약 당신이 먹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사람이라면, 배달 음식과 잠깐 이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쿠비카 박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 능력도 평상시보다 떨어지기 마련이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은 대장에 머무르며 박테리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피부 자극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잠재적인 요인이죠.” 그녀는 물과 허브 티를 많이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듬뿍 들어 있는 녹색 채소, 그리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피시 오일(만약 당신이 채식주의자라면 오메가 성분이 풍부한 견과류와 씨앗류)을 섭취하길 권한다.
 

결국 정신력에 달린 문제라고!

새벽 세 시에 말똥말똥하게 눈을 뜬 상태로 자신의 증상에 대해 집요하게 검색해본 적이 있다면? “자가 진단은 요즘 시대에 훨씬 더 쉬워졌죠”라고 정신과 치료사인 캐서린 레이는 설명한다. “우리는 지식이 힘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보의 과잉이 더 많은 불안감과 통제 불능한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정신 건강 재단’의 정신 건강 전문가 크리스 오설리반은 몇 가지 실용적인 조언을 건넨다. 그는 우리에게 온라인 콘텐츠를 좀 더 긍정적인 경험으로 여기길 촉구한다. “매일 SNS를 통해 정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당신이 보거나 듣고 싶지 않은 것을 필터링하는 요령을 터득해야 해요. 가령 해시태그 필터를 사용하거나 개별 계정을 차단하는 거죠. 소셜 미디어에서는 좋은 내용, 즉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영감을 받게 하고, 당신이 아끼는 이들과 소통하게 해주는 것들만 얻으려고 노력하세요.”
나 역시 팬데믹 시기에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통해 유용한 내용을 다수 접했다. 다른 사람들의 선행이나, 웃긴 밈이나, 아기들이 그린 무지개 그리고 NHS(국민보건서비스) 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내자는 리마인더 챌린지 같은 것 말이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소셜 미디어를 접한 덕분에 며칠 동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충격적인 사망 소식으로 어안이 벙벙해질 때도 있었다. 그러다 유독 기분이 우울했던 어느 날 아침, 나는 혈액 기증자가 부족하다는 글을 읽고 헌혈을 하기 위해 내 정보를 등록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날 오후, 나는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집에 갇혀 지내는 친구의 집 앞에 불룩한 쇼핑백 두 개를 전해줬다. 이러한 행위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한동안 내가 느꼈던 끈질긴 공허함을 채워주는 것 같았다. “연구에 따르면 다른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우리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라고 오설리반은 말한다. “다른 사람들을 도움으로써 나 홀로 고립된 듯한 기분을 덜어내고, 사람들과 더욱 연결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또 지금 우리 모두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얻을 수도 있고요.” 이러한 말을 들으며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어떻게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지 생각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더욱 조화를 이루며 다시 불사조처럼 재에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예전에 많은 이들에게 조롱받았던, 평화, 사랑, 자기 관리라는 “히피스러운” 삶의 방식이 이제는 궁극적인 생존과 피부를 구하는 도구가 될까? 여전히 파자마를 입은 채 뉴스를 보는 둥 마는 둥 해도, 나에겐 새로운 습관들이 생겼다. 최근 가장 애정하게 된 ‘롱 엡솜(Long Epsom)’ 솔트를 이용한 입욕이나,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책 읽기(당연히 킨들이나 태블릿이 아닌 인쇄물로!), 자기 전에 혀 아래에 CBD 오일 몇 방울 떨어트리기 등 말이다. 나는 지금보다 10살은 더 어려 보일 수 있을까? 아직 결과는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 시도들이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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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더마 하이드라비오 에센스 로션 3만2천원. 거칠어진 피부 톤과 결을 매끈하게 정돈해주는 고보습 부스팅 에센스. 피부의 수분 순환 메커니즘을 정상화해 피부를 오랫동안 촉촉하게 한다. 화장솜에 적셔 수분 충전이 필요한 부위에 부스팅 팩처럼 활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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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히스토리 오브 후 환유 본초 세럼 32만원. 본격 안티에이징 케어를 위한 저자극 세럼. 영양감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텍스처로 편안하게 발린다. 잎부터 뿌리까지 온전한 산삼의 완전체인 산삼전초 성분이 빛을 잃어버린 피부에 생기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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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프 리추얼 타임-아너드 팅쳐 오브 카모마일 크림 14만원. 환절기에 꼭 하나쯤 필요한 영양 만렙 크림. 허브와 캐머마일 원료가 피부 속 깊이 영양감을 전달해 칙칙한 피부를 화사하게 밝히고 피부 장벽 회복력이 뛰어난 세라마이드가 손상된 피부를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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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 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멀티-리커버리 콤플렉스 15만7천원. 피부 본래의 에너지를 회복시키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갈색병 세럼. 모이스처라이저 전 단계에 바르는 제품으로 효모 추출물, 펩타이드 등이 혼합된 성분이 유해한 노화 신호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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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Writer 캐시 포우니(Cassie Powney)
  • Editor 정유진
  • Photo by Stocksy / 최성욱(제품)
  • Advice 이주희(LG생활건강 빌리프 ABM)
  • /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대표원장)
  • Assistant 김하늘 / 박지윤
  • Digital Design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