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s

멋짐 대폭발! SF9로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다가도 뜻하지 않은 기회에 설레기도 한다. 스물다섯 살의 로운은 그렇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있다.

BYCOSMOPOLITAN2020.08.31
오늘 촬영은 그야말로 ‘부상 투혼’이에요. 허리가 아픈 와중에 열심히 포즈를 취해줘 정말 고마웠어요.
더 잘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움직이는 데 제약이 있어 아쉽고 속상해요. 처음 허리를 다쳤을 땐 불안했어요. 병원에 갔는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면 어쩌나 싶었죠. 그런 생각을 하니 모든 순간이 소중해지더라고요. 이렇게 힘든 일이 생겨야만 감사함을 느끼는 제가 좀 간사하단 생각도 들었죠.
 
잘생겼다는 말은 하도 많이 들어 이제 식상하죠?
보통 그런 말 들으면 “감사합니다!”라고 하겠지만 사실 전 잘생겼다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해요. 연예계 활동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잘생기기만 해선 되는 게 없다는 거예요. 외모 말고 내면을 많이 채워 그게 노래나 연기로 잘 드러나면 좋겠어요. 겉보단 속이 잘 단련된 사람이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잔나비의 노래를 완벽히 부르는 영상을 보고 로운이 잘생긴 데다 노래까지 잘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실제로 그런 댓글이 많이 달렸고요. 너무 늦게 알아줘 서운하지 않았어요?
인정받으려고 방송에서 그 노래를 부른 건 아니지만, 칭찬을 들으니 감사했어요. 지금이라도 알아봐주신 게 어딘가요.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들이 “그 영상 잘 봤어요”라곤 하는데 저는 좀 창피해요. 그렇게 인정받을 만큼 노력했나 스스로 생각하게 되거든요.
 
운이라는 게 언제, 누구에게 갈지 모르죠. 내면을 더욱 단련해야 하는 것도 그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일 수 있어요.
연습생 기간 포함해 연예계에서 일한 지 이제 4년 정도 됐는데, 연기를 시작하면서 ‘내가 그동안 과연 무엇을 했을까?’란 근본적인 생각을 했어요. 준비되지 않은 사람인데 너무 많은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제가 진정성 있게 일을 대하는지도 의문이죠. 팬들이 절 좋아해주고, 저를 보면 행복하다고 하는데 과연 제가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땐 우울해지기도 하죠. 그런데 이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해요. 만약 이런 의식 없이 넘어가면 매 순간 너무 당연하게 여길 것 같아요.  
 
스스로의 위치나 상황, 느끼는 감정 등을 의식하는 건 좋은 태도인 것 같아요.
네. 그래서 좀 솔직해지려고 해요. 제가 의심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누군가 잘했다고 칭찬해도 ‘정말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식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그냥 믿어!”라면서 답답해하죠. 하하. 결국 제가 만족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요. 자신만의 분명한 기준이 있다면 멋있는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의심 많은 로운 씨가 의심하지 않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저 자신? 하하. 저 말고는 고등학교 친구들이오. 음악 하거나 연기하는 친구들이 있어 굉장히 적나라하게 얘기를 해주거든요.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의외의 모습이 있나요?
사실 저는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에요. 어떤 분들은 “너처럼 생겼으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얘기하시는데, 저 자신은 그렇게 느끼지 않아요.  
 
그럼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 때는 언제예요?
안 하던 행동을 하거나 뭔가에 집요해질 때요. 예전엔 비 맞기 싫어 무조건 우산 쓰고 다녔는데 최근에 그냥 비도 맞아봤고, 아침 운동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는데 한강 변을 뛰어보기도 했어요. 무기력하게 있기보다 뭐든 일단 해보려고 해요. 그렇게 뭔가 시도하고, 스스로 바꾸려 애쓰는 모습이 괜찮아 보여요. 요즘 저는 생각이나 환경 등 많은 게 변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2주 정도 혼자 여행도 가고 싶어요.
 
SF9 멤버들과 있을 때와 혼자 있을 때는 어떻게 다른가요?
멤버들이랑 있을 때는 같이 잘 굴러가려고 노력해요. 내가 나서지 않아도 옆에 누군가가 있으니 든든하죠. 혼자 있을 때는 오롯이 혼자서 해야 할 게 많으니까 책임감이 배가돼요. 그래서 더 예민해지기도 하는 것 같고요.  
 
재킷 3백40만원, 베스트 가격미정, 팬츠 1백40만원 모두 발렌티노

재킷 3백40만원, 베스트 가격미정, 팬츠 1백40만원 모두 발렌티노

한창 많은 것이 변하는 시기라고 했죠? 25살의 로운을 물로 비유한다면요?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인 것 같아요. 그 물살이 카누 정도는 타야 할 만큼 꽤 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빨려 들어가다가 다시 솟구쳐 오르며 여기저기 부딪치는, 그런 상태 같아요.
 
무대에 설 때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 각기 다른 에너지를 쓸 것 같은데, 어떤가요?
팬들을 바로 앞에 두고 노래 부를 때 울컥하는 순간이 있어요. ‘과연 내가 어떤 사람이기에 나를 이렇게 좋아할까?’란 생각을 하죠. 정말 진심인 게 느껴져 감사하고 또 미안해요. 연기할 때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느낌을 기억하려고 하죠. 어떤 부분이 매력 있고, 재미있는지를 생각하면서요. 그때 느낌을 자연스럽게 연기했을 때 재미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가 차기작으로 결정됐죠. 제목만으로도 로운 씨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제가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많은 대사였어요. 거침없는 성격의 캐릭터라는 것도 끌렸고요. 캐릭터가 제 성격과 달리 시원시원해요. 뜨거운 줄 알면서도 손으로 만져보고 직접 느껴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죠. 저와 완전 다른 사람이라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로운 씨가 가장 거침없어질 때는 언제예요?
결핍을 느낄 때죠. 이해는 안 가는데, 뭔가 해내야 하는 상황이면 누구든 붙잡고 물어봐요. “이거 맞아요? 이렇게 하는 거 맞죠?” 이런 식으로 말이죠.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후 연속으로 로맨스물에 출연하는 거죠?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지 않아요? 
제 욕심이지만, 장르 상관없이 작은 역할부터 다시 하고 싶어요. 좀 더 단단해지고 싶거든요. 노래도 그렇고 평생 하고 싶으니까, 이런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는 게 저를 위해 맞는 것 같아요. 여전히 조바심 나는데, ‘지금 같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평소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친구들이랑 근교 카페도 가고, 그냥 집에 있기도 해요. 집에 있을 땐 주로 영화를 3~4편씩 연달아 봐요. 음악도 많이 듣는데, 예전엔 팝송을 들으면 ‘멜로디 좋다’ 이러고 말았는데, 지금은 가사도 찾아보며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죠. 샤워할 때 반신욕도 하고요. 하하.
 
로운 씨를 가장 기분 좋게 하는 말은 뭔가요?
“고생 많았고, 한 달만 푹 쉬고 다시 하자!” 하하. 활동하고 나서 재충전하라는 말은 보통 회사에서 많이 들어요. 그거 말고도 긍정적인 말을 들으면 힘이 나요. 의심이 많지만, 그럼에도 그런 말들에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진짜 멋있다고 생각하나요?
아까 저를 물에 비유했잖아요. 제가 계곡의 급류 같다면 반대로 잔잔한 물결 같은 사람이 멋있어요.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고 하잖아요. 내적으로 단단한 사람,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사람이 정말 섹시하고 멋있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고민해요.
 
25살이 깊은 강처럼 너무 고요하면, 그것도 어색할 것 같아요.
저도 제 나이엔 실수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보통 25살이면 군대 다녀와서 복학해 진로를 탐색하며 고민하는 시기라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주변에 다들 데뷔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몰랐던 거죠. 시야를 좀 넓히니, 어린 나이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도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물론 그만큼 책임도 져야 하죠. 책임을 진다는 건, 제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20년 후엔 깊고 고요한 로운 씨를 볼 수 있을까요?
그때 저는 이 일을 잘하고 있거나, 혹은 다른 살길을 마련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언젠가 친구가 아르바이트하는 카페에 간 적이 있는데, 아담하고 너무 예쁘더라고요. 내 취향에 맞는 조명, 그릇 등으로 꾸민 공간이 있어 매일 아침 그곳으로 출근하는 삶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고작 5년 전이긴 하지만, 20살 로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놀지 말고 공부해! 하하. 다른 게 아니라 인생 공부를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재미있어했는데, 더 많은 사람을 공감시키고 만족시키려면 감성적인 부분의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문적인 공부보다 감성적인 것을 많이 느끼고 담았다면 25살의 저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러니까 “석우야, 놀지 말고 공부해”.
 
많이 놀았어요? 되게 열심히 연습생 생활했을 것 같은데.
엄청 열심히 했죠. 근데 너무 1차원적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때그때 닥친 것을 해내고, 다음 걸 준비하면서요.


그때는 용서됐지만, 지금은 용서되지 않는 일이 있을까요?

지금 용서 안 될 일은 그때도 용서가 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때도 ‘에라, 모르겠다!’라면서 놔버린 것이 많았어요. 놓지 말고 잘할걸 싶은 아쉬움이 있죠.
 
조금 거창한 질문으로 마무리할게요.창간 이후 〈코스모폴리탄〉은 ‘Fun, Fearless, Female’을 지향해왔어요. 로운 씨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뭐라고 생각해요?
평평하고 평등한 마음!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날 세우며 싸우기보다는 둥글둥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죠. 또 제가 차별하는 걸 굉장히 싫어해요. 관계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바로 그때인 것 같거든요.

Keyword

Credit

  • Feature Director 전소영
  • Photographer 정지은
  • Stylist 원영은
  • Hair 박미형
  • Makeup 오가영
  • Assistant 김지현/천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