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아모리? 그게 뭔데?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한 번에 여러 명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자신을 ‘폴리아모리스트’라 부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자 연애라니, 사랑이 너무 많은(?) 바람둥이들의 궤변은 아닐까? 그 의문을 접어두고 내린 결론은 하나다. 앞으로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인종도 없을 뿐 아니라 인원 제한도 없다는 것이다. ::러브, 연애, 애인, 폴리아모리, 사랑, 바람둥이, 폴리아모리스트, 데이팅앱, 데이트,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러브,연애,애인,폴리아모리,사랑

말로만 듣던 ‘폴리아모리스트’를 처음 만난 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였다. 그의 프로필에는 무지개 깃발과 함께 ‘polyamorist’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기대 반 호기심 반,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했다. 나는 뻔한 남자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퀴어 정체성이라면 막연히 대화가 더 잘 통하겠다고 생각했고, 다자 연애주의에 관한 내 선입관은 막연히 ‘진보적인 연애’였기에 호기심이 컸다. 그런데 내가 폴리아모리스트를 만나기 시작했다고 했을 때, 친구의 첫 마디는 이랬다. “그러다 정말로 좋아지면 어떡해?” 일리 있는 걱정이었다. 그에겐 이미 애인도 있고 섹스 파트너도 있다. 그러니까 친구의 경고는 한마디로 “가질 수 없는 관계를 시작하면 아플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솔직히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가 점점 좋아지자, 나 역시 혼란스러웠다. 연락을 귀찮아하는 내가 종일 휴대폰을 붙들고 있는 걸 보니 정말로 나 자신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내 경험상으로 나는 분명 모노아모리인데, 폴리아모리로 강제 개종(?)이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폴리아모리(polyamory)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이들의 성향을 일컫는 말이다. ‘폴리(poly)’는 ‘복수, 여럿’을 뜻하는 그리스가 어원이며, ‘아모리(amory)’는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는 단어의 변형이다. 번역하면 ‘비독점적 다자 연애주의’ 정도다. 미국은 인구 중 5%가 폴리아모리스트라고 한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종종 소개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폴리아모리에 별 관심이 없거나 부정적이다. 약간의 관심이 있더라도 폴리아모리 관계가 정말 가능할지 회의를 표한다. “흥미롭지만 내 남자 친구가 그러는 건 안 돼.” 폴리아모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한 친구가 내놓은 답변이다. 그러니까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 머릿속에서 초점은 ‘다자’에 맞춰진다. 동시에 여러 사람과 썸을 타거나 바람을 피운 경험을 떠올리며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자신을 두고 다른 사람과 양다리를 걸쳤던 과거의 애인을 생각하며 울분을 토하는 이도 있다. 그나마 ‘다자 연애’를 다루는 대중 문화 콘텐츠는 많은 경우 ‘삼각 구도’에 맞춰져 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부터 <몽상가들> <글루미 선데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까지, 프레임은 가장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세 사람의 관계를 잘라 보여준다. 독점적인 일대일 연애 관계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에게 가장 자극적인 구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가해자가 돼 변명하거나 피해자가 돼 비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공감한다. 그러나 한 사람하고만 연애하는 모노아모리(monoamory)의 사고 안에 폴리아모리를 끼워 넣으려는 시도가 옳은 걸까? ‘삼각관계’라는 말은 폴리아모리에 적합한 단어일까? 폴리아모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를 막고 있는 선입견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마치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처럼,  폴리아모리스트들은 편견으로 고단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어쩌면, 바로 당신 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