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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왜 종로3가에 반했을까? 세계에서 가장 힙한 동네 종로 3가의 매력

세계가 주목한 종로3가! 외국인이 바라본 지금 종로에서 가장 핫한 곳은? 전통과 레트로 감성이 살아있는 종로3가의 색다른 매력과 핫플레이스 코스를 공개합니다.

프로필 by 정주원 2026.11.08

올해 영국의 도시·여행 전문 매체 <타임아웃>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힙한 동네’ 순위에서 서울 종로3가가 1위로 선정됐다. 오래된 노포, 귀금속 거리, 한옥과 현대적인 건물이 공존하는 동네, 종로3가가 외국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지역이 된 것. 그러고 보면 탑골공원, 귀금속상가, 조명상가, 토익 학원이 늘어선 종로3가는 서울의 여타 동네와는 다른 느낌을 지녔다. 성수나 이태원처럼 오랜 시간 핫 플레이스로 여겨진 동네보단 어쩐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오직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달까? 지금 세계가 주목한 동네, 종로3가를 다시 그리고 다르게 걸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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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거리, 여전히 남아 있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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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의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탑골공원이다. ‘파고다공원’이라는 옛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이곳이 시대마다 뚜렷한 역할을 해온 역사적인 장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관련된 불교 사찰이 자리했고, 일제강점기에는 3·1운동이 펼쳐진 역사의 현장이었다. 흥미로운 건 시간이 흐르면서 어르신들이 모여 대화하고 휴식을 취하며 교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조선시대의 사찰부터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오늘날의 평범한 일상까지 다양한 시대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탑골공원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지금의 종로3가를 가장 잘 설명하는 장소기도 하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종로3가,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놀이터였던 탑골공원은 최근 이곳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바둑판과 장기판을 없앴다. 탑골공원이 역사적 공간인 만큼 오락 행위로 인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음주나 고성방가를 관리하고 이용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이로 인해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장기실과 탑골공원 바로 옆 종묘로 장기판을 옮겼고, 이제 어르신들은 점심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낮에만 잠시 탑골공원에 모인다. 어르신들이 떠난 자리를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채우며 이국적인 장면을 만들고 있지만, 정겹고 여유로운 감성만큼은 그대로였다.


요즘 젠지들 사이에서 새로운 휴식처로 떠오른 청계천도 빼놓을 수 없다. 청계천에 발을 담그고 책을 읽거나, 타코를 포장해 종로3가 인근 청계천까지 걸어와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하나의 유행이 됐다. 그렇게 도심 속 여유를 만끽하다 책을 덮고 일어서면, 어느 방향으로든 걷기 좋은 길이 펼쳐진다. 청계천을 따라 걸으면 을지로로, 북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북촌으로 향할 수 있다. 종묘를 지나 창경궁 뒤편을 따라 걸으면 혜화까지 닿고, 서쪽으로 향하면 30분 남짓한 거리에 광화문이 있다. 어디로 가든 서울의 다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발길이 닿는 곳을 따라 마음껏 걷기만 하면 된다. 종로3가가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이다. 이 동네의 묘미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풍경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는 데도 있다. 종로3가역 2번 출구 앞에 자리한 ‘시애틀커피하우스’가 그렇다. 오래된 종로의 거리 한복판에서 만나는 미국식 카페라니.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그 조합이 오히려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세운상가 역시 흥미롭다. 오래된 전자 상가로 알려진 이곳은 빈티지 디지털카메라를 찾는 젊은 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며 새로운 활기를 얻고 있다. 직접 촬영을 해보며 자신의 감성과 취향에 맞는 카메라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전자 제품을 사고팔던 공간이 이제는 레트로한 취향을 발견하는 장소가 된 셈이다. 에디터가 바라보는 종로3가는 서로 다른 시대와 취향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동네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오래된 것의 멋과 지금의 낭만을 동시에 발견하게 되는 곳. 굳이 새로워지려 애쓰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흥미로운 동네가 바로 종로3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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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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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외국인의 눈에 비친 종로3가는 어떤 동네일까? 종로3가에서 외국인 대표가 직접 막걸리를 빚고 운영하는 주점 ‘7.8’의 외국인 직원들에게 이 동네의 인상적인 풍경과 매력을 물었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모두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점을 종로3가만의 특징으로 꼽았다. 전통 한옥과 오래된 골목 사이로 감각적인 카페와 술집이 들어서고, 서로 다른 취향과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분위기 자체가 이 동네의 매력이라는 것. 터키에서 온 세나 씨는 “서울을 세련된 도시라고만 생각했는데, 종로3가의 한옥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시대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익선동의 한옥 골목과 한옥을 개조한 가게들, 서순라길 돌담처럼 오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풍경은 이들에게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간 듯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뜻밖의 옛 정취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들이 발견한 종로3가의 특별함이었다.


이들이 종로3가에서 가장 한국적인 풍경으로 꼽은 곳은 돈화문로 일대의 야장 거리다. 해가 지면 종로3가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지하철역 주변으로 펼쳐지는 포장마차와 야외 테이블에는 하루를 마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날씨 좋은 저녁이면 평일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활기가 넘치는 곳. 세나 씨와 함께 일하는 샤샤 씨는 종로3가가 여행객을 위해 조성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각자의 일과를 마치고 모여드는 살아 있는 동네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퇴근 후의 풍경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가장 생생하게 느끼는 순간이 된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로웠다.


이 이야기를 듣고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종로3가를 다시 걸어보았다. 한옥 처마 아래에서 커피와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해가 저물면 골목을 채우는 포장마차와 그곳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풍경들이 이곳에서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오랫동안 이 동네를 지켜온 사람들과 새롭게 찾아온 세대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같은 거리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종로3가가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는 동네라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한옥이나 유명한 가게를 따라 걷지만, 골목 안쪽으로 발길을 옮길수록 미처 알지 못했던 공간과 풍경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란 가장 새롭고 화려한 곳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만의 모습을 지켜온 곳인지도 모른다. 종로3가에는 일부러 바꾸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쌓여온 서울의 모든 시간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시대와 세대, 문화와 취향이 한데 어우러지는 동네. 가장 다채롭기에 가장 서울다운 곳. 종로3가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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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어시스턴트 에디터 정주원
  • 일러스트레이션 유승보
  • 자문 7.8(주점)
  • 아트 디자이너 김진림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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