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요즘 가장 핫한 뷰티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영감은 어디서 시작될까?

누군가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아티스트들은 어디에서 발상이 시작됐을까? 감탄을 자아내는 뷰티업계 3인의 포트폴리오 뒤편, 그 어지럽고도 아름다운 BTS.

프로필 by 김아라 2026.10.02

BEAUTY FANTASY

최민석 @_choiminseok

그녀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평범함을 거부한 유니크한 메이크업으로 뷰티 신의 뜨거운 감자이자 사랑받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요즘 머릿속을 가장 오래 점유하고 있는 것은?

역사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올 초 이탈리아 여행은 하나의 전환점이었어요. 여러 작품을 보고 유적지를 답사하며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때마침 그 당시 시대상을 마주할 수 있는 HBO 드라마 <ROME>에 매료됐죠. 그 시대의 예술과 종교, 건축, 전쟁 상황 등을 보며 인간의 본성과 욕망은 2천 년 전과 현재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은 진화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같다는 면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을 최근 자주 해요. 창작물도 그렇거든요. 새로운 것을 찾지만, 본질은 같아요. 본질은 유지하며 더 나은 방향성을 위해 묻고 또 묻죠.


영감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나요?

스케치를 해요. 또 그걸 카테고리별로 묶고, 관련된 시안과 서적, 작품을 찾으며 점점 확장해나가죠. 그리고 질문에 질문을 더해요. 내가 왜 이걸 궁금해할까, 사람들은 무엇에 열광할까 질문하죠. 인간에 대해 파고드는 것도 좋아해요. 이래저래 수집한 여러 인간 군상을 제가 가진 기술로 캐릭터화하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저는 단순히 붓질만 하는 게 아니라 제가 원하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정말 미묘한 감각까지 수집하는 과정이 즐거워요.


영감의 순간을 붙잡기 위해 스케치와 시안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영감의 순간을 붙잡기 위해 스케치와 시안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매거진 <엘르>를 위해 작업했던 메이크업.

매거진 <엘르>를 위해 작업했던 메이크업.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쇼킹했던 영감의 순간은?

11년 전 메이크업에 처음 관심이 생겨 매거진을 통해 해외 패션쇼 백스테이지 컷을 많이 접했어요. 그 영향을 받아 페이스북에 종종 실험적인 메이크업을 한 셀피를 올렸는데, 한 포토그래퍼에게 미팅 요청이 온 거죠. 그는 첫 만남에서 저를 닮은 꽃을 사오라는 독특한 부탁을 했어요. 별 특징 없는 안개꽃을 가지고 간 촬영장에는 브러시 한 자루도 없었어요. 그저 촬영 경험이 전무한 저와 한 명의 누드 모델, 오래돼 굳은 채로 널브러진 노란 페인트, 파란색 물감, 보디 워시뿐이었죠.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이상한 도전 정신이 끓어올랐어요. 맨손으로 보디 메이크업을 했고, 그렇게 제 첫 포트폴리오가 완성됐어요. 어느 것 하나 예측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11년 동안 메이크업을 하면서 그날만큼 충격적인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최근 가장 강렬했던 영감은?

고대 로마 유적지인 카라칼라 욕장을 돌면서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과 없어도 상관없지만 마음을 매료시키는 것들을 떠올렸어요. 생산적 욕구만큼 비생산적 욕구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득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하고 있지?’라는 근본적 물음이 드는 것들이요. 저에게는 이 행위가 예술의 본질 같거든요.


메이크업 스케치.

메이크업 스케치.

메이크업 스케치.

메이크업 스케치.

메이크업 작업 결과물.

메이크업 작업 결과물.

메이크업 스케치.

메이크업 스케치.

메이크업 작업 결과물.

메이크업 작업 결과물.


뷰티스럽지 않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한 경험이 있다면?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느끼는 성격과 분위기가 상대의 얼굴에 어떤 주름을 남기고 근육을 발달시켰는지 매칭해보고 또 관찰할 때가 있어요. 그만큼 심리와 관계에 관심이 많은 편이죠. 또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운 색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인간이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최고의 밸런스를 가졌다고 믿거든요.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이 자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황금률의 밸런스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영감이 메말랐을 때 감각을 깨우는 자신만의 방법은?

다큐멘터리나 오래된 예술 작품을 감상해요.


폼페이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결과물.

폼페이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결과물.

최근 가장 매료된 드라마 <rome>.</rome>

최근 가장 매료된 드라마 .



FLORAL MIND


유승휘 @youseunghwi

네일 그 이상의 디자인과 디테일로 최근 제니의 러브콜을 받기도 한 꽃을 사랑하는 네일 아티스트.


요즘 머릿속을 가장 오래 점유하고 있는 것은?

꽃을 좋아하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어릴 적 엄마와 꽃시장에 가거나 산에 올라 야생화들을 보며 꽃잎의 결과 수술 모양, 색감들을 디테일하게 감상하며 나눴던 많은 이야기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최근에는 꽃뿐 아니라 구름이나 산처럼 자연의 형태와 색을 유심히 보고 있어요. 자연이 만들어내는 대칭과 비대칭들이 아주 흥미롭죠.


영감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나요?

영감이 떠오르면 짧게라도 메모해두는 편이에요. 바로 작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많아 시간이 지난 뒤 예전에 적어둔 메모나 인상 깊었던 것들을 다시 찾아보곤 하죠. 요즘은 이런 과정이 새로운 디깅이라고 생각해요. 과거의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지금의 내가 다시 보면 그때는 미처 발견 못 했던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기도 하거든요. 새로운 것을 좇는 만큼 내가 지나온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도 영감을 얻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최근 가장 강렬했던 영감은?

요즘 자주 올려다보는 해 질 녘의 하늘이요. 오늘의 노을은 붉은빛일지 보랏빛일지, 구름의 모양은 얇고 긴 모양일지 두껍고 낮게 떠 있는 모양일지 예측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매일 다른 색의 노을이 섞이고 조화되는 모습이 저에게는 매우 인상적이에요.


영감의 근원이 되는 엄마가 보내준 자연 사진들.

영감의 근원이 되는 엄마가 보내준 자연 사진들.

꽃과 이끼, 구름 등 자연에서 영감받은 3D 네일.

꽃과 이끼, 구름 등 자연에서 영감받은 3D 네일.


영감으로부터 탄생한 작업물이 궁금해요.

꽃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물을 좋아해요. 저는 대부분 3D 프린팅으로 작업하는데, 기계가 만들어내는 규칙과 대칭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저만의 자연스러운 비대칭을 유지하려고 해요. 컬러도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하기보다 투명감을 넣고 자연스럽게 색이 섞이는 그러데이션을 선호하죠.


뷰티스럽지 않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한 경험이 있다면?

투명감이요. 꽃잎이나 구름을 보면 뒤가 살짝 비쳐 보여요. 완전한 투명이 아닌 살짝 반투명한 느낌인데, 그런 자연스러운 투명감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평소 작업할 때 적용하려고 노력해요.


영감이 메말랐을 때 감각을 깨우는 자신만의 방법은?

놀러 가요. 일을 사랑하는 만큼 아무리 작업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하던 작업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공간이나 자연을 보러 가요. 클럽 가는 것도 좋아하죠. 잠깐 다른 경험으로 감각을 환기시키고 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하죠.



SCENT OBSESSION


임호준 @borntostandout.official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집착과 남다른 미감으로 K-향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동시에 귀감을 주는 본투스탠드아웃 대표.


요즘 머릿속을 가장 오래 점유하고 있는 것은?

‘Become comfortable with uncomfortable’, 불편함에 익숙해지라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불편함을 피합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쪽으로 몸을 트는 게 본능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정반대라고 봅니다. 불편한 자리에 스스로를 계속 세워둘 수 있어야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걸어갈 수 있고, 결국 꿈이 현실이 된다고 믿죠.


영감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나요?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합니다. 저는 메모를 극단적으로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하루에도 수백 번씩 메모장을 열고 닫죠.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내가 느낀 감정은 어떤지, 왜 예쁘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는지를 떠오르는 대로 쏟아냅니다. 가공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생각나는 단어 그대로요. 나중에 작업으로 옮길 때 정작 중요한 건 대상의 생김새가 아니라 그때 나의 생각과 감정이기 때문이죠.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쇼킹했던 영감의 순간은?

‘향수업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FiFi 어워드를 한국 브랜드 최초로 수상한 순간입니다. 본투스탠드아웃이 호명된 순간이요. 제 커리어에서 가장 영예로운 동시에 가장 큰 영감이 된 장면입니다. 불편함에 익숙해지라는 그 문장을 몇 년간 붙들고 온 결과가 눈앞에서 증명된 순간이었죠.


영예의 순간이자 가장 큰 영감을 안겨준 FiFi 어워드 수상.

영예의 순간이자 가장 큰 영감을 안겨준 FiFi 어워드 수상.


최근 가장 강렬했던 영감은?

지난달 멕시코시티에서 방문한 ‘쿠르시’라는 레스토랑이요. 손으로 하나하나 그림을 그리고 칠한 듯한 흔적, 손때, 영혼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요즘처럼 무엇이든 매끈하게 찍어내는 시대에 사람의 손이 지나간 자리가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었죠. 솔직히 음식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식보다 벽과 공간이 자꾸 눈에 들어왔으니까요. 완벽하게 다듬어진 무언가보다 사람의 온기가 남은 불완전함이 더 강하게 마음을 흔들더군요.


음식 맛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인상 깊었던 쿠르시 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

음식 맛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인상 깊었던 쿠르시 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


영감으로부터 탄생한 작업물이 궁금해요.

최근 출시한 ‘콜라 어딕트’입니다. 저는 제로콜라 중독자예요. 콜라의 톡 쏘는 청량한 탄산감과 첫 시트러스 노트를 정말 좋아합니다. 탄산 빠진 콜라는 죄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어느 날 조향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향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창한 기획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제 일상의 사소한 집착 하나가 향이 된 거죠.


제로콜라라는 일상의 사소한 영감과 집착으로부터 탄생한 본투스탠드아웃의 콜라 어딕트.

제로콜라라는 일상의 사소한 영감과 집착으로부터 탄생한 본투스탠드아웃의 콜라 어딕트.


뷰티스럽지 않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한 경험이 있다면?

어느 도시에 가든 현지 전통 시장부터 찾습니다. 현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삶의 냄새가 가장 깊이 배어 있는 곳이요.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냄새, 그 도시의 진짜 온도가 거기 다 있습니다. 뷰티나 향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공간이지만, 저에게는 매번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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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아라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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