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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민, 데블스 플랜2 이후로 뭐해? 그와의 서울 나들이, 코스모 7월 화보와 인터뷰

저스틴 민이 머물다 간 어느 오후. 그곳에 남은 짙고 깊은 내음을 담아봤다.

프로필 by 천일홍 2025.06.30
카디건 Dnsr. 티셔츠 Zara. 데님 팬츠 Waik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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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화보 촬영을 마치고, 미국에서 이 인터뷰 질문을 마주하고 있겠죠? 답을 써 내려가는 지금 저스틴 민의 눈에 어떤 풍경이 들어오나요? 하루 중 어떤 순간에 코스모와 함께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정말 감사하게도 저는 해변가 바로 옆에 살고 있어요. 지금 이 순간도 바닷가 벤치에 앉아서 이 질문에 답을 적고 있죠. 제 앞에는 찰랑이는 파도가 보이고, 그보다 더 멀리에서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도 보여요. 사무실에서 이 답을 읽고 있는 저로선 정말 부러운 순간이네요! 그런가요?(웃음) 너무나 평화로운 풍경이라, 인터뷰가 끝나면 저도 수영하러 나가볼까 싶어요.


오늘 아침은 뭘 먹었나요? 언젠가 기자로 일했을 시절, 인터뷰를 시작할 때 자주 하는 질문이라 말한 적 있죠.

전 예외 없이 늘 같은 루틴을 따르는 스타일이에요. 아침 메뉴도 거의 매일 똑같죠. 아보카도 토스트 한 조각에 훈제 연어, 그리고 반숙 달걀 두 알. 꼭 반숙이어야 해요. 완숙은 절대 안 돼요!(웃음)


반숙 중요하죠.(웃음) 그러고 나선요?

아침 식사가 끝나면 커피 한 잔은 필수예요. 매일 아침 산책하면서 커피를 마시거든요. 그때 마시는 커피가 제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루틴이기도 해요.


<데블스 플랜2> 팬미팅 때 출연자들과 이 프로그램을 열렬히 사랑해준 팬들을 한자리에서 만난 건 어땠어요? 귀국 소식이 알려진 시점부터 팬들의 반응이 정말 뜨거웠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낯설고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아쉽게도 <데블스 플랜2> 촬영을 마치자마자 바로 미국으로 떠나야 했거든요. 미국에 돌아가 바로 영화를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회식에도 참여하지 못했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출연자들을 본 게 스튜디오 안에서 다 함께 게임하던 때였어요. 감옥에서 입던 죄수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긴장감 가득한 게임의 한가운데가 아닌 환경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니 뭔가 좀 낯설더라고요. 물론 오랜만에 출연자 모두를 만날 수 있어서 새롭고 또 반가웠어요. 그리고 그 순간에 느꼈죠. <데블스 플랜2> 같은 프로그램을 함께 겪고 나면, 평생 친구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유대감이 생긴다는 걸요. 제 인생에서 정말 독특한 경험이자, 모든 출연자가 잊지 못할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팬분들을 만나게 된 것도 정말정말 기뻤어요. 고백하자면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진 <데블스 플랜2>를 이렇게 많이 사랑해주시는지 몰랐거든요. 길을 걷다가 저를 알아보신 분들, 다가와서 제게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신 분들 모두 잊지 못할 거예요. 제게 정말 큰 힘이 됐어요.


티셔츠 Z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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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와의 마지막 대화 장면이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핫하다는 건 이제 알고 있겠죠?(웃음) 팬미팅 때 둘만의 ‘Little Secret’으로 남을 줄 알았다고 표현했던데, 방송을 보고 꽤나 놀랐겠어요.

네, 정말요. 그 장면이 방송에 나갈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땐 출연자들 사이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저희 둘 다 감정이 격해져 있던 순간이었거든요. 방송을 보고 솔직히 좀 부끄럽기도 했어요. 카메라는 저희 둘이 아닌 메인 매치에 집중됐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강지영 아나운서와 나눈 대화가 촬영됐다는 걸 전혀 몰랐죠. 그만큼 놀라기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방송을 보신 많은 분들이 그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해주셨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 그러니까 저와 강지영 아나운서 사이에 진심이 닿는 순간을 보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고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방금 말한 것처럼 두뇌를 쓰고, 전략을 짜며 살아남아야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극한의 감정을 느끼게 되죠. 플레이어로서 저스틴 민은 어떤 사람인가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제작진도 제게 같은 질문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깨달은 건, 실제로 그 상황에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어떤 플레이어가 될지 절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저도 처음엔 ‘난 이런 스타일의 플레이어가 될 거야’ 하고 생각했었죠. 근데 실제로 게임 안에 들어가보니까, 예상했던 모든 게 전혀 다르게 흘러가더라고요. 감정도 격해지고, 피곤하고, 배도 고프고…. 아시죠?(웃음)


경쟁은 둘째 치고 생존을 걱정하게 되는 극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니까요?

맞아요. 처음엔 모두가 계획을 세우지만, 게임이 시작되는 순간 그 계획은 그냥 다 날아가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아직도 제가 어떤 플레이어인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싸우는 플레이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아, 그리고 또 하나. 방송을 보셨다시피 전 잠을 많이 자야 하는 플레이어기도 해요. 머리를 영리하게 잘 쓰려면, 충분한 수면은 정말 중요하죠.(웃음)


재킷 Noice. 티셔츠 Z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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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리트리버 같은 사람이 <데블스 플랜2>를 통해 늑대가 된 것 같다고 했죠. 골든리트리버가 늑대가 되기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

평소의 저는 다른 이들과 잘 지내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편이고요. 그런데 <데블스 플랜2>와 같은 서바이벌 형식의 경쟁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게 정답은 아니잖아요. 그 때문에 촬영하는 동안은 현실에서의 제 모습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야 했어요. 좀 늑대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습이 제게 더 좋았을 수도 있어요. 제 안에서 그런 모습도 꺼내고 또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 셈이잖아요. 결국 인생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가장 확실한 변화 중 하나는, 많은 이에게 저스틴 민이라는 존재를 각인시켰다는 점일 거예요.


<데블스 플랜2>를 통해 저스틴 민을 알게 된 한국 팬들은 당신의 작품을 찾아보고 있어요. ‘저스틴 민 필모 깨기’라고도 표현하죠. 이런 반응을 체감해요?

댓글을 일부러 찾아본다거나, 자주 보지는 않아요. 정신 건강을 위해서요.(웃음) 그래도 한국에 계신 매니저님들이 계속 말씀해주셨어요. “지금 프로그램 반응이 정말 좋아요!”, “많은 사람이 저스틴을 응원하고 있어요”라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깜짝 놀랐던 게, 말씀하신 것처럼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제 예전 작품을 찾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배우로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엄브렐러 아카데미>부터 <애프터 양> <성난 사람들(비프)> 등 그동안 선한 인물부터 어딘가 비밀스럽기도 하고, 비상한 능력을 가진 인물 등 다채로운 결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해왔어요. 배우로서 어떤 이야기에 마음이 가요?

저는 이야기보다는 항상 캐릭터에 더 끌리는 편이었어요. 어딘가 복잡하고, 모순적이고, 때로는 결점을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나면 가슴이 뛰죠. 완벽하지 않아 더 인간적인 인물들을 앞으로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매번 새로운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건 이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예요.


어떤 영화는 그 자체로 영화적인 경험을 선사하곤 하잖아요. 관객 저스틴 민에게 충만한 영화적 경험을 가져다준 이야기는요?

2022년에 개봉한 <클로즈>라는 벨기에 영화가 있어요. 루카스 돈트 감독의 작품인데,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던 걸로 기억해요. 아니, 확실히 올랐어요. 이 영화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던 13살 두 소년의 이야기예요. 어느 날, 아주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며 두 사람의 우정과 관계가 무너져버리죠. 정말 아름답고 가슴 아픈 영화예요. 저는 그 영화의 모든 순간을 사랑했어요. 보기는 좀 힘들지만, 정말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에요. 아, ‘보기 힘들다’는 건 감정적으로 마음이 아프다는 뜻이에요.


제게 그런 영화는 <애프터 양>이었어요. 이 영화는 ‘양’의 전원이 꺼지고, 그가 남긴 메모리 카드 속 기억을 하나둘 꺼내보며 이야기가 전개되죠. 당신의 삶을 지금 이곳으로 이끈 장면들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와,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웃음) 소중한 기억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어요. 그래도 몇 가지 장면을 떠올려보자면,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주신 김치찌개를 먹었던 기억. 제겐 아주 따뜻하고 소중한 순간으로 남아 있어요. 가족과 함께 그랜드캐니언으로 로드 트립을 떠났던 것도 정말 좋은 추억이죠. 물론 처음 사랑에 빠졌던 순간도 기억에 남고요.(웃음) 연기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던 순간 역시 잊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추억 중 하나는 <애프터 양>으로 처음 전주국제영화제에 갔던 일이에요.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한국에 가서 팬분들을 직접 만났던 경험만큼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요.


재킷, 셔츠, 팬츠 모두 Dolce&Gabbana.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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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플랜2>의 마지막 인터뷰 때도 그랬고, 지금도 어떤 순간에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이 읽혀요. 그동안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서 줄곧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왔어요.

저보다 먼저 이 길을 걸어간 아시아계 배우분들이 계셨고, 그분들이 벽을 부수고 새로운 문을 열어주셨기 때문에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연기 활동을 하지도 못했을 거고요. 그분들이 문을 열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다음 세대의 아시아계 배우들을 위해 그 문을 좀 더 넓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하죠.


같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선배 배우로서 가지는 책임감 때문일까요?

물론이죠. 얼마 전엔 한 고등학교를 방문했는데, 학생들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때 한 아시아계 학생이 당당하게 “저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정말 감동받았어요. 제가 자라던 시절엔 그런 꿈을 꾸기 어려웠고,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만난 그 학생은 정말 당당하게, 마치 그것이 현실적인 선택지인 것처럼 말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미국의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게 체감되기도 하면서 감격스러웠죠. 더 많은 사람이 예술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펼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해요.


과거에 비해 확실히 다양한 인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도 많아졌죠. 배우로서 업계의 변화를 체감하나요?

그럼요. 이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TV나 영화 속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저는 화면 뒤에서도 더 많은 인종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작가, 감독, 프로듀서 그리고 제작자 같은 역할까지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비로소 각자가 가진 고유한 이야기들을 세상에 더 많이,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테니까요.


배우인 동시에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죠. 다독가이자 운동도 즐겨 하며, 첼로 연주도 취미로 즐기고요. 원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인가요?

맞아요! 호기심이야말로 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일 거예요. 그래서 어릴 땐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기자는 다양한 사람들과 장소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일을 하잖아요. 저 역시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쓰고, 그로 인해 연결되는 과정이 참 좋았거든요. 무언가 궁금한 게 생기면 그냥 넘기질 못하는 기질은 지금도 여전해요. 파고들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좋아요. 그게 제 인생의 모토기도 해요.


데님 재킷, 데님 쇼츠 모두 Jil 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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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몰두하고 있는 건 뭐예요?

향초에 빠져 있어요. 향초를 워낙 좋아해서 지금까지 여러 향초 제품을 모아오기도 했죠. 출장이 많다 보니 호텔에 도착하면 제가 좋아하는 향의 향초를 꼭 켜두는 편이에요. 그럼 어느새 그 공간이 집처럼 편하게 느껴져요. 단순히 사고 수집하는 것 말고 직접 향초를 만들어보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어요. 언젠가는 제 취향을 담은 저만의 향초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스틴 민의 향초라, 벌써 궁금한데요.(웃음) 사진가 저스틴 민의 시선을 끄는 장면은 주로 어떤 것들이에요?

제 눈길을 끄는 광경은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순간이에요. 그 단순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는 걸 정말 좋아해요. 커피잔에서 피어오르는 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강아지처럼 일상 속 아주 작고 소소한 장면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순간을 통해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도 있고요. 어제는 타이다이 끈이 달린, 아주 멋진 운동화를 신은 사람을 찍었어요.(웃음)


이쯤 되니 저스틴 민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궁금해져요.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뭔가요?

친절함. 적어도 제 주변만큼은 따뜻하고 포근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전 그 시작이 친절이라고 믿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연기, 사진, 글쓰기 등 당신을 이루는 모든 게 표현의 재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특별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에요. 제가 그동안 해온 모든 활동, 그러니까 연기와 글쓰기, 사진 모두 제 경험과 감정을 탐구하고 확장하는 과정일 뿐이죠. 그게 바로 예술의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제게 예술은 사랑, 슬픔, 상실과 같은 감정을 돌아보고 반추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였어요. 덕분에 저는 치유받을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죠.


이제 저스틴 민이 향하는 곳은 어딘가요? <데블스 플랜2>를 통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첫발을 들인 셈인데, 국내 영화나 드라마 등 좀 더 영역을 넓혀볼 생각도 있어요?

한국에서 더 많이 활동하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드라마든, 영화든 더 많은 작업을 한국에서 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일을 하는 건 항상 제 꿈이었어요. 개인적으로도 한국의 콘텐츠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서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재킷 Noice. 티셔츠, 데님 팬츠 모두 Zara.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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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더빙에 참여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도 공개됐어요.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한 인물을 표현하는 작업은 어땠어요?

더빙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땐 눈과 표정과 몸을 사용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더빙은 목소리 외의 것들은 보여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목소리의 톤부터 억양, 속도, 리듬 등을 이용해 다양한 감정과 대사의 뉘앙스를 표현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했어요. 제겐 너무나 큰 도전이었는데, 재미있게 작업한 것 같아요. 전문 성우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훨씬 커졌고요.


근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도 괜히 애틋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제이’를 연기하는 기분이 어땠을까 궁금했어요.

영화에 담긴 서울의 모습을 보는 게 좋았어요.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돼 있었고, 가까운 미래라 익숙한 모습과 동시에 상상을 더해 재해석된 모습도 있어서 연기하는 동안 흥미롭게 바라봤어요. 제가 서울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과도 비슷해요.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느낌이죠.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서울이 익숙한 도시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매번 한국에 올 때마다 찾아가는 장소도 있고, 그래서 친숙한 느낌이 있죠. 하지만 동시에 그곳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낯섦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제이’를 연기하며 동질감을 느낀 점도 있나요?

‘제이’에게 공감 가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꿈은 있지만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이었어요. ‘제이’도 항상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스스로를 믿지 못했고,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이잖아요. 그 모습은 저와도 많이 닮아 있어요. 저 역시 연기, 글쓰기, 사진 등 여러 분야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가끔은 스스로를 믿는 게 어려웠고, 결국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했죠. ‘제이’에겐 그 존재가 ‘난영’이었던 것처럼 제겐 친구들과 가족이 있었어요. 저를 믿어주고, 제 꿈을 따르라고 말해준 사람들 덕분에 저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어요. 그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이번 서울 일정은 정말 짧았잖아요. 한국에 다시 방문하는 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다음 일정 땐 더 많은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요. 특히 닭갈비!(웃음) 그리고 정말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지하철을 타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본 게 어렸을 때 이후론 한 번도 없거든요. 다시 한국에 가게 된다면 꼭 타고 싶어요. 한국 지하철, 깨끗하고 예쁘잖아요.


저스틴 민에게 꼬북칩이란? 코스모 디지털 콘텐츠 촬영 때도 야무지게 꼬북칩 홍보를 했죠?(웃음)

하하. I love 꼬북칩! 언젠가 한국 마트에 갔다가 꼬북칩을 보고 ‘오, 이거 재미있게 생겼다!’ 싶어서 하나 집었거든요. 한 입 먹고 정말 반했어요. 그 이후로는 다양한 맛의 꼬북칩을 먹는 라이브 영상을 찍기도 했고요.(웃음) 이제 제가 얼마나 꼬북칩을 좋아하는지 다들 아시니까, 선물도 정말 많이 해주시죠. 이번에 한국 왔을 때 꼬북칩 회사에서 제 얼굴이 그려진 대형 꼬북칩도 선물해주셨어요. 꿈만 같았어요!


한동안 자기 계발서에 빠졌었다고 했죠. 저스틴 민의 차기작을 기다리며 읽으면 좋을 책도 하나 추천해줄래요?

반 고흐의 삶에 완전히 빠져 있어요. 지금은 <고흐의 편지(The Letters of Vincent Van Gogh)>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 고흐의 편지는 대부분 그의 동생인 테오에게 보낸 것들인데, 그 편지를 통해 예술가로서 고흐의 삶과 내면, 고뇌를 엿볼 수 있어요. 고흐의 삶이 정말 매력적이면서도 뭉클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그저 화가로만 알고 있지만, 글 쓰는 능력도 뛰어나요. 놀라울 만큼 섬세하고 통찰력 있는 문장들 덕분에 배우는 것도 많고요.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아, 그리고 이 인터뷰를 통해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한국 팬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오랜 시간 동안 저를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1 때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진심으로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이 감사한 마음을 꼭, 꼭 전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정말로요!

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사진 장기평
  • 헤어&메이크업 정지은
  • 스타일리스트 문승희
  • 어시스턴트 함상우
  • 아트 디자이너 변은지
  • 디지털 디자이너 장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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