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이직 타이밍? 이직 확인서? 이직을 위한 필수 준비 5단계

샅샅이 긁어 모은 5단계 이직 꿀팁. 그리고 이직과 시행착오 끝에 커리어 전성기를 맞은 인생 선배들의 조언을 모았다.

프로필 by 김미나 2025.05.17

이직을 위한 5단계 플랜


이직, 득일까? 실일까?

어떤 이유로 이직을 하고 싶은지, 혹시 회피성 이직은 아닌지, 지금 이직하는 것이 내 전체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브런치 스토리 ‘이직 타이밍, 어떻게 판단할까?’라는 칼럼에 따르면, 몇 가지 자가 질문을 통해 이직에 대한 나의 생각을 확정지을 수 있다. ‘내가 최근에 무언가에 몰입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1년 뒤의 내 모습이 지금과 다르다고 상상할 수 있는가?’, ‘오늘을 견디는 것 외에, 내가 지금 이 조직에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등. 이직을 결심하기 전, 스스로 지금 상태를 명확하게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경력 기술서는 명료하게

이직을 결심했다면, 서류 준비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력직 이직의 경우 자기소개서보다 중요한 건 경력 기술서와 포트폴리오다. 포트폴리오는 5~7개 정도로 추리는 것이 좋고, 경험 1개당 3페이지 이내로 기술해라. 결과물이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이미지로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꿀팁(지망하는 직군이 디자인 영역이 아니라면 보고서 형식의 포트폴리오도 무방하다). 또 시간 순이 아닌 임팩트가 큰 순서로 작성하자. 직무에 대한 키워드 분석도 중요하다. 먼저 내가 희망하는 포지션 공고를 10개 이상 열람하고 공통된 키워드를 추출해, 이 키워드들을 내가 가진 경험과 연결지어보자.


면접,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이직 면접 때 반드시 나오는 질문, 전 회사의 퇴직 사유다. 이때 전 직장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이직할 회사에서 수행할 도전 과제가 훨씬 크고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어필하자. 특히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은 면접 때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담당 직무 질문에 답할 때는 전 회사의 성과와 연결 지어 답변하자. 만약 실패나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그때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과 이후 프로젝트에서 개선한 점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여기서 실패는 성과 관련이지, 인간관계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이직할 회사에서 직무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에 대해 설명하며 나의 비전을 밝히는 것도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팁!


레퍼런스 체크 대비하기

최종 결정을 앞두고 지원자의 평판 조회를 하는 단계다. 이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능력, 평소 일할 때 성향 등 ‘소프트 스킬’을 추가적으로 확인한다. 최근에는 채용 전형에 레퍼런스 체크를 필수로 넣는 회사가 많아졌다. 레퍼런스 체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소에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사팀에서 레퍼런스 체크에 앞서 지원자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해줄 인물을 추천받을 텐데,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 이왕이면 좋은 성과를 함께 냈던 팀원을 추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레퍼런스 체크할 동료가 정해졌다면 그 사람에게 나의 정보를 문서화해서 전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사팀에서 여러 지원자를 놓고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하다 보면 나에 대한 정보를 잊고 의도와 다른 대화가 진행될 수도 있으니까.


연봉 협상에서 승자 되기

연봉 협상을 위해 필요한 서류는 3가지다. 원천징수 영수증, 연봉 계약서, 갑종근로소득 증명서. 대개 인사팀에 요청하면 발급해준다. 희망 연봉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힐 때는 나의 총연봉부터 정확히 파악하자. 여기엔 상여금, 인센티브, 복지 포인트, 기념일 상품권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계약한 연봉과 작년에 받은 상여금을 더해 올해 받을 총연봉에 대한 기준치를 잡으면 된다. 만약 지금의 회사에서 승격 대상자라면, 이직 예정인 회사에서 어떤 직급과 연봉을 결정지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협상해야 한다. 내가 제시한 금액과 인사팀에서 제시한 금액을 적정 수준으로 맞춰가면서 2차, 3차까지 연봉 협상을 끌고 나갈 때는 나에 대한 좋은 인상과 호감을 지속적으로 심어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직도 해본 사람이 잘한다!


성공률을 높이는 ‘이직러’의 꿀팁 코멘트

노후를 위한 이직 플랜

by 조은선(뷰티 에디터 → 콘텐츠 마케터)

뷰티 에디터로 12년간 일을 하다 뷰티 브랜드 ‘에뛰드’ 마케팅팀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커리어를 확장했고, 현재는 올리브영에서 W케어 서비스,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팀을 거쳐 콘텐츠 마케팅팀에 재직 중이다. 이직에 대한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건, 지속 성장하며 50대, 60대까지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새롭게 시작해 성장하는 분야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새로운 업무를 맡으며 ‘스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거진 일을 정말 좋아하지만, 뷰티 에디터로서 하고 싶은 건 웬만큼 다 해봤다는 점이 나를 다른 업계로 움직이게 했다. 이직을 하며 느낀 점은 첫 번째, 평판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공채로 시작한 첫 취업 이후로는 모든 이직이 업계 지인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함께 일하는 선후배, 유관 부서, 고객사, 브랜드사 등 주변의 모든 지인이 내 다음 커리어를 확장시켜줄 열쇠가 될 수 있다. 무조건 인맥 관리에만 힘쓰라는 게 아니다. 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두 번째, 첫 이직 때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과 연관된 직무를 선택해라. 동일한 포지션으로 이직해서 비슷한 업무를 해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새로운 업계에서 새로운 포지션으로 일을 해야 한다면 더 어려울 것이다. 경력직으로의 이직은 첫 출근 후 3개월 이내에 나를 뽑은 이유를 증명해내야 하기에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직군으로 이직하는 걸 추천한다. 세 번째,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첫 이직 후, 또는 여러 번의 이직 후 회사가 나와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려면 매달 진행한 업무 성과를 정리하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 이 과정에서 꼭 이직이 아니더라도, 내가 어떤 업무를 잘하고, 어떤 업무에서 발전이 필요한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 말자.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낯선 환경에 던져놓을 필요가 있다. 두려움과 답이 없는 환경이라도 답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고 나면 시야가 넓어지고, 업무 스킬이 한 뼘 더 성장한 스스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짬밥’의 힘

by 전소영(잡지사 → 금융업계)

나는 16년 차 미생이다. 지금 회사로 ‘전직 같은 이직’을 한 지 4년째. 비교적 자유분방한 잡지사에서 전형적인 ‘9 to 6’ 문화를 가진 회사의 평범한 ‘과장님’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건, ‘미생 마인드’ 덕분이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1년, 난 이직을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겼다. 당시엔 대부분의 사람이 방구석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하거나 온라인 쇼핑을 즐겼다. 그래서인지 평시라면 콘텐츠에 무심했을 업계마저도 콘텐츠 제작에 혈안이 됐다. 나는 피처 에디터라는 직업이 ‘콘텐츠 기획자’라는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알았고, 관련 키워드로 열심히 구직 활동을 했다. 이직 목표는 분명했다. 피처 에디터로 쌓은 경력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서 지금보다 나은 대우(복지, 연봉, 워라밸 등)를 받는 것. 나는 콘텐츠 기획자를 뽑는 회사라면 어떤 업종이든 상관없이 지원했다. 경력직이 좋은 건 스펙보다 내가 쌓은 경험 자체가 구체적인 역량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덕분에 서류만 합격하면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했다. 다만 내 경력과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직무를 어떻게 연결시킬지, 또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매번 진지하게 했다. 내 고민의 답이 연차 꽉 찬 경력직을 뽑는 회사의 부담을 덜어주었을 때 비로소 연봉 협상 절차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최종 선택된 곳이 바로 지금 내가 다니는 금융·보험 회사였다. 재테크라고는 적금과 예금 말고는 몰랐던 내가 금융의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연차와 나이에 비해 엑셀과 PPT를 다루는 건 너무 어설프고, 온갖 행정 업무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하는 사원 같은 과장. 그럼에도 내 ‘짬밥’은 빛을 발했다. 콘텐츠 얘기만 나오면 남다르게 보이는 전문성,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한 공채들에 치여 치사한 상황이 와도 ‘기분 나빠도 어쩌겠어, 객식구인 건 받아들이자’라고 넘겨버리는 빠른 상황 판단과 현실 수용성,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회사가 다 그렇지 뭐’라며 버티고야 마는 근성이 짬밥의 힘이었다. 그 힘 덕분에, 나를 경계심과 호기심으로만 봤던 이들의 눈이 순해졌다. 결국 연식이 있는 미생에게 필요한 건 2가지다. 시간 그리고 짬밥의 힘.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도, 재촉하지도 않으려 애쓰는 중이다.


스스로를 알아야 천직을 얻는다

by 마정일(쇼 호스트 → 큐레이터)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다니며 아나운서 ‘취준’을 하다 쇼 호스트에도 관심이 생겨 프리랜서 쇼 호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나는 무신사, 네이버 쇼핑, 11번가, 쿠팡 같은 굵직한 커머스 플랫폼에서 경력을 쌓으며 스피칭 강사 일도 병행했다. 그러다 스피칭 능력을 살려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도전했고,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정착했다. 쇼 호스트 때는 주로 프리랜서로 일했기 때문에 대부분 단발성으로 일을 하거나 프로젝트성 이벤트에 주로 투입됐는데, 미술관이나 박물관, 과학관 등에 소속돼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쇼 호스트 때 밥 먹듯이 했던 일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설명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분야도 짧은 시간 안에 깊게 파고들어 마스터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 점은 큐레이터로서 전시에 대해 설명하는 도슨트를 준비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 역량이다. 다만 큐레이터는 현장에서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재직 중인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나의 전공 분야나 관심사와 접점이 거의 없는 전시가 많았다. 나도 잘 모르는 분야를 관람객들에게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입사 초반엔 동료 큐레이터나 과학 전문가인 동료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데 집중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고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보여주되 열정적인 모습과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과학과 인공지능에 대해 잘 몰랐던 나지만, 지금은 나를 지정해 투어가 들어올 만큼 과학관 내에서 입지를 다졌다.


내가 진짜 원하는 가치를 찾아서

by MJF(초등교사 → 출판사 세일즈팀)

초등교사라는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된 직업을 뒤로하고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내가 진짜 원하는 가치’를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여러 밤을 고민한 끝에 나는 성과 중심적이고, 나의 노력과 자기 계발이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략적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업한 뒤, 3~4가지 진로를 동시에 병렬적으로 준비했다. 마치 투자에서 분산투자가 필수인 것처럼, 진로 역시 한 가지에만 올인하면 외부 변수에 의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기업을 정할 때 가장 고려했던 부분은 총 3가지다. 첫 번째로 성장 가능성. 공직은 구조적으로 승진과 보상이 체계화돼 있어, 성과에 따라 더 높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다. 두 번째는 고용 안정성. 나는 서비스 직무가 적성에 잘 맞았다. 실제로 웨이터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한국 문화에서 해당 직업이 연차에 따른 평가나 처우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제외했다. 만약 경험 많은 서비스직 종사자가 전문성과 연봉을 보장받는 구조였다면 끝까지 밀어붙였을 것이다. 세 번째는 전환 가능성이다. 세일즈나 마케팅, 인사 같은 직무는 경력 기반의 재이직이 비교적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현 직장으로 이직 시 면접에서 어필한 부분은 ‘가치 중심 사고’였다. 예를 들어 교사에서 교육업계 세일즈 직무로 이직한다고 했을 때 단순히 ‘설득을 잘하고 적성에 맞아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교육이라 믿었지만,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는 변화에 한계가 있었다. 오히려 교육계 사기업의 다이내믹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게 세상에 더 큰 임팩트를 주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식으로 답했다. 나의 비전과 이 회사의 지향점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잘 어필하도록 답변을 준비했다. 이직 후 적응은 꽤 스무드했다. 빠르고 유연한 피드백 구조나 성과 중심의 문화가 나와 잘 맞았고, 연봉, 근무 환경, 내가 기여하는 바가 가시적인 결과로 드러난다는 것 모두 전 직장에 비해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공무원처럼 한번 정해지면 바꾸기 어려운 길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사기업에선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점이 가장 내 이상과 맞닿아 있었다. 그 기회 역시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이니, 앞으로도 늘 전략과 마인드셋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Credit

  • Editor 김미나
  • Illustration By 유승보
  • Reference Brunch Story / Youtube(<퇴사한 이형> <내일부터 출근> <타스정의 직장생활>)
  • Art Designer 김진림
  • Digital Designer 김지수

이 기사엔 이런 키워드!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