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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희, '선재 업고 튀어' 태성은 내 자존감을 높여준 친구?

송건희가 '선업튀' 태성과 이별하는 방법은 일기장이라고? 라면은 진라면을 가장 좋아한다? 넷플릭스 '악연'에 출연한 송건희 인터뷰와 화보 대 공개!

프로필 by 최아름 2025.04.28
재킷 YCH. 목걸이 Tom Wood.

재킷 YCH. 목걸이 Tom Wood.

사람으로서의 저는 그대로였으면 해요.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변하는 건 괜찮지만, 본질적으로 저는 변하고 싶지 않아요.


머리가 제법 길어요. 최근 예능 <놀면 뭐하니?> 방송에서 봤을 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음 작품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항상 머리를 기르는 편이에요. 작품에 따라 짧게 잘라야 할 때도 있고, 긴 머리가 필요할 수도 있거든요.


남자가 긴 머리를 소화하기 쉽지 않잖아요. 박보검, 김지훈, 고수 정도는 돼야 하고.(웃음)

맞아요. 저도 고수 선배님을 보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어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은 티모시 샬라메 같은 느낌인데, 쉽지 않네요.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라 헤어스타일이라도 한번 따라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렇게 히피 펌을 했죠. 지금은 많이 풀렸지만 아직도 살짝 뽀글뽀글한 느낌이 남아 있어요.

재킷, 셔츠, 팬츠 모두 Valentino. 슈즈 Converse.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셔츠, 팬츠 모두 Valentino. 슈즈 Converse.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어깨는 넓고 각져 있는데, 헤어스타일은 귀여워 묘한 매력이 있네요.

본격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어요. 운동 목표가 근육을 키우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진 프레임 안에서 단단하게 만드는 거예요. 저는 좀 더 마른 근육으로 가고 싶어서요. 운동도 꾸준히 하고, 요즘엔 러닝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유튜브 알고리즘에 운동 관련 영상이 자주 뜰 정도로요.


눈빛이 참 깊어요. 눈동자 색이 갈색이라 신기해하는 사람도 많죠?

학창 시절엔 혼혈이냐는 질문도 자주 받았어요. 일본 계열의 이국적인 외모라 그런 것 같아요. 한번은 학교 선생님께서 컬러 렌즈를 낀 거 아니냐며 혼낸 적도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에서 보여드렸죠.(웃음)


학창 시절엔 모범생이었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아, 이번 기회에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긴 했지만 전형적인 모범생은 아니었어요. 벼락치기도 많이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무척 좋아했거든요.


레더 재킷 Golden Goose. 이너 톱 Heute. 데님 팬츠 Tonywack. 목걸이 모두 Process.

레더 재킷 Golden Goose. 이너 톱 Heute. 데님 팬츠 Tonywack. 목걸이 모두 Process.

그럼 고1 때 <도전! 골든벨>에 출연해 3등 한 건 운이었을까요?

운이 좋았죠. 제가 아는 분야에서 문제가 많이 나왔거든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얕고 넓게 다양한 걸 알아가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운 좋게 맞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이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해요.

잠시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어요. 친구들과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다녀왔고, 회사 대표님과 예능 <시골에 간 도시 Z> PD님이랑 같이 미국도 다녀왔고요. 본가가 최근 이사를 해서 집에서 최대한 가정적인 사람이 되어보려고도 했어요. 최근 두 달 동안은 3~4일 빼고 거의 집에 있었던 것 같아요.


레더 재킷 Courrèges. 셔츠 Heon Kim. 반지 Versace.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더 재킷 Courrèges. 셔츠 Heon Kim. 반지 Versace.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집돌이 성향이 있군요.

그런 것 같아요. 쉬면서 집 꾸미기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거의 한 달 고민 끝에 작은 협탁을 주문했는데, 아직 배송이 안 왔어요. 그래서 판매자에게 문의 글도 남겼는데, 아마 코스모폴리탄 화보 촬영 끝나고 책이 나온 뒤에야 도착할 것 같아요.


물건 살 때 고민을 많이 하나 봐요.

네, 소비 전에 신중하게 고민하는 편이에요. 옷을 살 때도 정말 필요한지, 갖고 있는 옷과 어울리는지, 쿠폰을 적용받을 수 있는지, 더 싸게 살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요.(웃음)


주연배우도 옷 사기 전에 이렇게 고민하는데, 제 소비를 돌아보게 되네요. 이렇게 잘생긴 배우도 집에서는 편하게 있는 걸 선호하겠죠?

그럼요. 목 늘어난 티셔츠, 이염된 티셔츠, 축구 유니폼이나 팬츠 등을 입고 있어요. 친구를 만날 때도 크게 꾸미지 않아요. 무지 티셔츠와 회색 트레이닝복에 에어포스나 우포스를 신고요.


친구들과는 주로 뭐 해요?

카페에서 수다를 떨거나 혹은 식사나 술 한잔하는 정도. 보통은 동네에서 모여요. 친구들도 다 동네에 살고, 제가 집 근처 아니면 잘 안 나가거든요.(웃음) 익숙한 동네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어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태성앓이’ 중인 팬이 많습니다. 배우가 캐릭터로 각인된다는 건 큰 칭찬이죠. 건희 씨에게 ‘태성’은 어떤 존재로 남았나요? 이젠 작별할 준비가 됐나요?

‘태성’은 제 자존감을 높여준 친구예요. 늘 “너는 뭐든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줬고요. 작별은 이미 오래전에 했어요. 작품이 끝나면 일기를 쓰며 캐릭터와 작별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널 잘 담았는지 모르겠어. 이렇게 했다면 더 잘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같은 내용이었어요. 아쉬움과 애정이 섞인 인사였죠.


‘태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이야기를 나눴군요. 그 일기장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담겼나요?

제가 경험한 것들을 적어요. 쇼츠나 릴스,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느낀 걸 기록하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걸 적기도 하고요. 여느 일기장과 같아요. 지금은 예전에 팬분들께 나눠드렸던 일기장을 저도 그대로 쓰고 있어요. 기록하는 걸 좋아해 블로그도 하고, 사진도 자주 찍어요.


안 그래도 SNS에 올리는 필름 사진 ‘Summer Film’ 시리즈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아요.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 왔는데, 건희 씨의 필름 사진은 또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아직 올리지 않은 가을과 겨울 사진이 있어요. 늦가을 미국에서 찍은 사진이랑 코타키나발루에서 찍은 겨울 겸 여름 사진이요. 계절이 바뀌고 나서 올리고 싶었어요. 추운 계절이 지나고 나서 보면 “그땐 그랬지” 하고 돌아볼 수 있으니까요. 말 나온 김에 얼른 인화하러 가야겠어요.


연기를 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하죠. 건희 씨 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은 뭔가요?

지하철을 자주 타는데, 그 안에서 정말 다양한 인생을 봐요. 정장 입은 아버님이 힘든 표정으로 통화하면서도 손엔 통닭을 들고 계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아마 자녀에게 주시려던 거겠죠. 그런 장면들이 제겐 좋은 공부가 돼요. 인터넷에서 유명한 분들도 실제로 많이 봤어요. 1호선의 자르반 할아버지, 화려한 군복을 입으신 분도 봤고요. 지하철만의 낭만이 있어요.


배우로서 자신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면요?

‘나는 나를 잃지 않았나?’예요. 때로는 캐릭터에게 잡아먹히기도 하니까요. 데뷔작인 드라마 <SKY 캐슬>의 ‘영재’를 연기할 때는 갈피를 못 잡았어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그때의 연기가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요?

첫 번째는 캐릭터, 두 번째는 스토리예요. 어떤 캐릭터는 서사 속에서 묵묵히 빛나야 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악역이 되기도 하죠. 저는 그 이야기 안에서 제 역할을 지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신스틸러보단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걸 좋아하죠.

레더 재킷 Courrèges. 셔츠 Heon Kim. 팬츠 Recto. 슈즈 Bottega Veneta.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더 재킷 Courrèges. 셔츠 Heon Kim. 팬츠 Recto. 슈즈 Bottega Veneta.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벌써 데뷔한 지 8년이나 됐어요. 배우로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상황은 많이 달라졌죠. 다만 사람으로서의 저는 그대로였으면 해요.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변하는 건 괜찮지만, 본질적으로 저는 변하고 싶지 않아요.


자신의 성격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저는 솔직한 사람이에요. 다만 늘 조심하려고 해요. 솔직함과 무례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선을 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현장에서도 스태프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듯해요. 배우 이전에 송건희라는 사람이 있어서 가능한 일일 것 같아요.

맞아요. 촬영 현장이 무거운 분위기보단 편했으면 좋겠어요. 연기할 때 집중하고 예민한 건 괜찮지만, 그 외의 순간엔 편안하고 싶어요. 그래야 저도 더 잘할 수 있거든요.


요즘 가장 자주 하는 생각은 뭔가요?

현실적인 고민이요.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 막상 쉬니까 잡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이제 다시 일어나야죠.


건희 씨를 더 알고 싶어요. 독자들에게만 알려줄 수 있는 TMI가 있다면요?

라면은 진라면과 열라면, 고기는 삼겹살을 좋아해요. 과일은 딸기를 제일 좋아하고, 두 번째는 사과예요. 해장은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콩나물국이 최고고, 가끔은 햄버거도 괜찮아요. 요즘엔 LP랑 오래된 책들을 모으고 있어요. 아날로그가 주는 감성이 좋아요. 그래서 당근마켓에서도 종종 구하고 있죠.


최근 밈, 아이돌 안무·음악까지 정말 다양하게 알고 있더라고요. 건희 씨도 요즘 유행하는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을 변환해봤어요?

저는 안 했어요. 그게 요즘 뜨거운 이슈잖아요. AI로 만든 창작물이 저작권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요. 저도 창작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보니 그 이슈가 공감됐어요. 지브리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도 유행을 따라가는 편은 아니에요.


이야기할수록 성숙한 면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제 곧 서른을 앞두고 있습니다. 30대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청춘이었다. 그리고 잘해보자.” 정말 재미있게 살았어요. 30대엔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남은 2025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선택하며 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해볼 수 있는 마지막 20대였으면 해요.

Credit

  • Digital Editor 최아름
  • Photographer JDZ Chung
  • Writer 박한빛누리
  • Hair 안형규
  • Makeup 문성민
  • Stylist 이태희
  • Assistant 임정현
  • Art Designer 진남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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