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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그는 순한 맛 장도연

장도연은 스스로의 개그를 순한 맛이라 말한다. 이토록 강렬한 순한 맛은 처음이다.

BYCOSMOPOLITAN2020.08.30
 
요즘 정말 대세가 아닌가 싶어요. 스스로 ‘내가 성공했구나, 잘됐구나’ 느낄 때가 있을까요?
오늘이오! 커버 찍는다는 소식에 저희 어머니는 스케줄 잡혔을 때부터 몇 월 호냐고 계속 물어보세요. 서점도 가시고…. 커버 촬영을 아무나 하는 건 아니잖아요. 또 박나래, 양세형같이 친한 친구들과 예능에 함께 출연할 때 우리가 성공했구나 느껴요. 얼마 전 〈집사부일체〉 촬영할 때도 아침 7시에 녹화가 끝났는데 셋이 신나서 술을 마셨죠. 같이 뭘 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신기해요.
  
 
여성 코미디언의 시대인 것 같아요. 〈밥블레스유〉를 보면 일종의 ‘시스터후드’가 느껴진달까요. 또래 그리고 선배 코미디언들과 함께 해서 좋은 점은 뭔가요?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님들, 친구와 함께여서 매 회 공부하는 느낌이었어요. ‘이걸 배워야지’ 같은 자세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되는 것 있잖아요.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선배들의 하루와 일주일이 어떤지 또 얼마만큼 고군분투했을지 느껴졌고, ‘나도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지난 시즌에도 송은이·이영자 씨 등 선배들이 도연이가 잘해서 같이 하는 거라고 말해 감동 눈물 쏟았잖아요. 도연 씨를 가장 기쁘게 하는 말은 뭔가요?
‘일 잘한다’ 의미가 내포된 “괜찮은 코미디언이다”라는 말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옛날에는 “잘한다”, “천재다”, “너무 웃기다” 이런 말이 좋았는데 지금은 “얜 좀 괜찮다”가 듣기에 부담 없이 가장 좋은 말이 아닌가 싶어요.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와 어색한 사이죠? 스스로를 소심한 편이라고 했는데 코미디언으로서 그런 성격이 도움 될 때도 있나요?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학년이 바뀌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때 늘 긴장했던 것 같아요. 설레기보다 부담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코미디언이 되고 나서는 친근해선지 사람들이 먼저 부담 없이 다가오니 오히려 더 편하더라고요. 그런데 기안84님과 여전히 쭈뼛거리는 스스로를 보며 아직 내 성향을 못 버렸구나 싶죠. 하하.
 
 
장도연 팬 계정을 시험공부 때문에 일시적으로 접는다는 운영자의 글에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댓글을 남긴 이유가 있어요?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자기 할 일도 많은데 제 팬 계정을 운영한다는 점이 정말 고마웠어요. 사실 포털 사이트에서 (악플에 상처받을까 봐) 제 이름은 검색 안 해도, 팬 카페는 진짜 자주 들어가거든요. 일이 끝난 뒤나 일하는 중간중간에도요. 저의 힐링 공간이에요. 그 공간에서는 늘 좋은 말을 해주고, 따끔한 말이 있더라도 결국 다 저를 위해 하는 얘기라는 걸 아니까요. 그 공간에 있으면 마음이 좀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예전에 한 토크 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르거나 방송을 할 때 주눅 들면 스스로에게 하는 주문이 ‘나 빼고 모두가 다 XX이다’라고 생각하는 거라고 말했어요. 지금도 그 방법은 유효한가요? 그런 마음이 필요할 때가 여전히 있나요?
지금은 횟수가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늘 자신감에 차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럴 때 한 번씩 쓰는데, 언어가 너무 세다 보니 이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미안하더라고요. 어렸을 때는 호기롭게 ‘뭐야, 내가 최고야’라고 생각해야만 조금은 힘이 생겼던 것 같아요. 주눅이 많이 들던 때니까. 그래도 요즘은 횟수가 많이 줄어 스스로도 조금 여유가 생겼나 보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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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츄와의 라이프는 어때요?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패턴이 많이 달라졌을까요?
고슴도치라는 종 자체가 잠도 많이 자고 야행성이니까 혼자서도 케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했어요. 6~7년 정도 고민한 것 같아요. 그렇게 충분히 고민하고 함께 살게 됐지만 나 아닌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 또 그 생명체를 돌봐야 하는 부분이 결코 쉽지 않더라고요. 온전히 제 책임인 거잖아요. 츄가 밥을 조금이라도 덜 먹거나 운동량이 적어진 것 같으면 죄책감이 들어요. 책임감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에요.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장도연만의 무기는 뭐라고 생각해요?
제가 원래 말할 때 조곤조곤한 편이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레 흡수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자극적이진 않지만 스멀스멀 웃을 수 있는, 순한 맛 개그랄까? 마라 같은 향신료가 몇 개 들어 있어 가끔 톡 쏘기도 하고요. 순한 맛이긴 한데 밍밍하진 않은 거죠. 하하.


힘들거나 지칠 때 본인만의 극복법이 있나요?
저도 여전히 찾고 있는 듯해요. 명확하게 하나의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 매번 다른 것 같아요. 고리타분한 답변일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찾을 때도 있고, 좋은 영화 한 편을 보고 난 뒤 위로받을 때도 있죠.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살얼음 맥주 한 잔을 마셨을 때 해소가 되기도 하고요. 말하고 나니 저는 주변에서 찾는 것 같아요. 힘든 것도 결국 일상 속에 있는 거잖아요. 힘든 일도 행복한 일도 늘 주변에 있다고 생각하면 좀 더 극복하기 쉽지 않을까요?


코스모가 20살을 맞았어요. 20살이던 장도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당장 베이비 펌을 풀라고 하고 싶네요. 당시 유행이라 베이비 펌을 했는데 사진을 보면 아주 끔찍하더라고요.


20살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가장 아쉬운 건 연애인 것 같아요. 20대 초반에만 할 수 있는 풋풋한 연애가 있잖아요. 그리고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그땐 왜 그렇게 겁이 많았는지 모르겠어요. 친구들이랑 만나 소소하게 노는 것도 즐거워 새로운 재미를 찾으려 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20살로 다시 돌아간다면 용기 내서 여행도 더 많이 다니고, 그러면서 모르는 사람과도 더 친해져봤으면 좋겠어요. 근데 제 성향으론 다시 돌아가더라도 베이비 펌 하고 여행 안 가고 소소하게 놀 거 같긴 해요. 하하.


코스모는 2030 여성들의 진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다루고 있어요. 이 시대 2030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는 뭔가요?
스스로한테도 해주고 싶은 말이긴 한데, 자기애가 있어야 해요. 요즘은 SNS를 비롯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나라는 사람 괜찮다’는 셀프 위안도 필요해요. 그래야 심지가 굳어지고 덜 휘둘리게 되거든요. 저도 여전히 노력 중이에요. ‘이만하면 괜찮지’라고 매일 주입하고 마인드 컨트롤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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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Director KIM JI HU
  • Photographer CHOI YOUNG BIN
  • Style Director JEONG YUN KEE
  • Stylist 정겨운/인트렌드
  • Hair 권영은
  • Makeup 김미정
  • Assistant 김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