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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나갈 때 듣는 나만의 BGM, 옥상달빛의 미학

산책마저 아름답게 해주는 마법. 뮤지션 옥상달빛이 돌아왔다.

BY김혜미2020.08.25
 (세진) 블라우스와 팬츠 모두 와이씨에이치 . 슈즈 레이첼콕스 (윤주) 블라우스 레호, 팬츠 와이씨에이치, 슈즈 레이첼콕스.

(세진) 블라우스와 팬츠 모두 와이씨에이치 . 슈즈 레이첼콕스 (윤주) 블라우스 레호, 팬츠 와이씨에이치, 슈즈 레이첼콕스.

코스모와 세번째 만남이에요. 2011년 첫 번째 정규음반 ‘28’도 만났었고, 5년 전 ‘희한한 시대’ 때도 만났었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옥상달빛과 코스모로 만났네요.
윤주 그러니까요, 정말 반갑네요!
 
당시 ‘힐링 뮤지션’이라는 수식이 부담스럽다는 말씀을 하셨던 게 기억이 나요. 하지만 옥상달빛의 음악은 여전히 힐링이 되는 걸요.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나요?
윤주 그때까지만 해도 ‘힐링 뮤지션’이라는 이름이 좀 부담스러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항상 긍정적인 음악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부담도 있었고요. 그래서 ‘힐링과 상관 없이 우리는 다양한 느낌의 음악을 하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 스타일이 많이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이제는 그러한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아 우리는 어쩔 수 없나보다’라면서요. 하하.
 
2011년 ‘28’ 앨범이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한 생각을 조명했었잖아요. 그때 앨범 안에 ‘칠드런 송’이라는 곡이 있었고요. 그리고 나서 30대 후반이 된 지금, 앨범 이름을 ‘Still a child’로 잡았어요. ‘아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세진 영화를 보고 떠올린 제목이에요. 일단 우리 모두, 어른이 되어도 내면에 ‘아이’가 있잖아요. 우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엄마 아빠들도 소년, 소녀를 안고 사시는데. 그런 식으로 자기 안에 있는, ‘아직은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에 대한 생각이 담겼을 수 있을 거같아요.
윤주 나이가 들어도 생각이 천천히 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20대일 때 선배들이 ‘30대 돼서 음악 나오는 거 쉽지 않아’ 이런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그 말이 이제 이해가 가요. 예전에 두 곡을 썼다면 지금은 한 곡도 나오기 힘든 상황이 왔거든요.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감성이 무디어지는 것 같아요. 인생에서 새로이 경험하는 것들도 적어지다보니 너무 신나고 재미있는 일들도 줄어들고요. 그래서 어른이 되어도 내면 속에 ‘아이’는 꼭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힘든 요즘이죠. 이번 앨범 타이틀인 ‘산책의 미학’ 역시 코로나로 인해 탄생한 것이라는 후문을 들었어요.
윤주 그렇죠. 원래도 산책을 좋아하긴 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더 산책을 많이 다니게 된 것 같아요. 여행이나,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의 여러 가지 활동에 제한이 생겼잖아요. 대신 산책을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즐겨 찾는 산책로가 있나요?
윤주 집앞 망원 한강지구를 걷는 것을 좋아해요. 계단에 가만히 앉아서 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세진 저희 집 뒤에 소월길이 있거든요. 해방촌이랑 후암동 사이쯤에 살고 있어서. 강아지랑 같이 소월길 산책하는 걸 참 좋아해요.
 
산책할 때 BGM은 옥상달빛의 음악인가요? 하하.
세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자신에게 도취되어 있는 삶도 괜찮죠. 그런데 저희 성격상 그렇진 않아서. 보통 좀 비트 있는 하우스 뮤직 같은 걸 들으며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윤주 저는 차분한 음악을 많이 들어요. 되게 클래식한 재즈나 할아버지 목소리 이런 거 좋아해서. 하하.
 

더블 타이틀곡인 ‘어른처럼 생겼네’, 제목부터 공감했거든요. 어느 순간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한 생각.
세진 그렇죠. 사실 본인이 자각하기 전에 주변을 통해 나이를 실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직책을 달았을 때 더 그렇고요. ‘내가 정말 어른이 된 것이 맞나? 진짜 어른스러운 어른인가?’ 이렇게 어른에 대해 재정의하게 되고. 어른의 기준은 뭘까. 나는 그 기준에 맞나? 데뷔년도로 봐도 나는 아주 어른인데, 그거에 비해 나는 어른으로서 준비가 되어있나?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을 담은 거죠. 이런 고민은 20대 중반이 될 수도 있고, 법적으로 성인이 되고 바로 사회에 들어가는 친구들부터 시작되는 고민일 거 같아요. 그래서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궁금해요. ‘어른스럽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세진 자립심?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냥 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으면 어른이다, 라고 생각하고 아직 누군가를 책임지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태죠. 내 몸 하나라도 잘 건사하는 것? 그게 어른이 아닐까.
윤주 저는 책임감인 것 같아요. 회사라든지, 가족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라든지. 그런 것들을 책임지고 갈 수 있느냐, 아니면 회피하고 도망가느냐. 그 부분에 있어서 어른과 아이가 차이가 난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 현실 앞에 직면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40대의 끝자락에는 또 어떤 ‘아이’가 탄생할지 궁금해요. 앞으로 어떤 음악으로 나아갈 것 같으세요?
윤주 20대 후반에도 그랬고, 30대 후반인 지금도 그렇고. 그냐 딱 우리가 이 나이 때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했거든요. 미래의 걱정보다 언제나 지금 현재의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40대에도 그때 느끼고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얘기할 것 같아요. 가사를 쓸 때도 일기처럼 느끼는 것을 그대로 쓰다보니까, 40대 후반에 걱정하는 것을 쓰지 않을까 싶어요.
 
주로 가사에 대한 영감이 떠오를 때는 일기장에 기록해두는 편인가요?
세진 메모장에 기록해둬요.
윤주 저는 산책할 때 진짜 많이 떠올라요. 그런데 예전에 비해 쓰는 게 너무 줄었어요. 그게 참 속상해요.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들을 대할 때 새로이 느끼는 감정들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러한 감성이 덜한 거예요. 그래서 정말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반복되는 무언가에서 나오는 것들도 너무 중요한데 저는 자연이나 색다른 것들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 것 같더라고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정말 좀 오래 나가있고 싶어요.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거나.
 
원래 영감이라는 것은 고통의 순간에 잘 떠오른다고 하잖아요.
세진 편안할 때보다는 힘들 때 많이 떠오르기는 하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잖아요. 나 자신을 가만두지 않으니까요. 고통의 순간에 창작이 잘 되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윤주) 귀걸이 아틀리에다빛 . 셔츠 레호 . 팬츠 쟈니헤잇재즈 . (세진) 셔츠 랄프로렌 팬츠  에이치에이트

(윤주) 귀걸이 아틀리에다빛 . 셔츠 레호 . 팬츠 쟈니헤잇재즈 . (세진) 셔츠 랄프로렌 팬츠 에이치에이트

지금 너무 행복해서 영감이 덜 나오는 건 아닐까요?
윤주 너무 불행해요. 요즘. 하하하.
세진 이번에 괜히 앨범 냈다 싶기도 하고요. 하하.
윤주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못해서 정말로 슬퍼요. 음악하는 사람들은 공연을 하면서 에너지를 정말 많이 받거든요. 팬 분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아이컨택하는 시간을 못 가진 지 8개월에 접어드니 이제는 정말 에너지가 없어요. 마음껏 공연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 어서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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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혜미 최예지
  • 사진 김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