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로 어디까지 만나봤니?

너네 동네에 누가 사는지 아직 모르잖아요.

BY김예린2020.12.22
 
2020.12.22
 
틴더

틴더

 
 
아직까지 ‘틴더’ 하면 ‘데이팅 앱’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틴더가 한국에 처음 상륙하던 2016년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바야흐로 2021년이다.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누적 유료 사용자 수만 660만 명에 육박하는 이 앱에서는 매일 수천 건의 매칭이 이뤄지며 각양각색의 만남이 성사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틴더 유저 스토리 캠페인에서는 동네 친구 발굴부터 커리어 네트워킹까지 다양한 사연이 모여들었다.
 
 
 

Episode 1. 틴더에서 공짜로 과외하기

대구에 오래 살다가 대학 때문에 서울로 이사하게 됐어요. 첫 두 달 정도는 정말 막막했는데, 같이 아르바이트 하는 형이 ‘틴더가 친구 사귀기는 좋다’고 추천해주시는 거예요. 저는 틴더라는 앱을 그때 처음 알았는데 무작정 앱을 깔고 스와이프를 시작했어요. 뜬금 없지만 언젠가 독일로 꼭 한 번 유학을 가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언어 교환’도 상태 메시지에 분명히 적어놨죠. 그런데 정말로 독일 여성 분이랑 매치가 된 거예요!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쭉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하셨는데, 한국어도 어느 정도 되는 데다가 서울을 저보다 많이 알고 있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예쁜 분이라 떨렸는데 지금은 2년째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답니다. 참, 그리고 아직은 베이식 과정이지만 그 친구 도움으로 얼마 전에 독일어 자격증도 땄어요! -21세, 대학생
TIP 상태메시지에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적어라!




 

Episode 2. 틴더에서 인생 조력자 만난 썰

전공은 실내건축인데, 요리가 좋아 졸업 후 무작정 파리행을 결정했어요. 어렵사리 장학금을 얻어 간신히 전문 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눈앞이 깜깜하더군요. 일단 잡 서칭 비자로 지내면서 네트워킹에 열을 올리고 있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고, 그 중에는 틴더도 있었죠. 어느 날은 파리 같은 구에 사는 분과 매칭이 됐는데, 알고 보니 감사하게도 셰프 전문 헤드헌터이셨던 거예요! 다행히 제 요리를 그 친구가 무척 좋아해줬고, 덕분에 저는 무수한 팝업 레스토랑을 거쳐 작은 식당에 안착했습니다. 비자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 됐죠. 이후로 그 친구에게 뭐라도 갚고 싶은 마음에 공짜 식사는 물론이고 다른 셰프들도 10명 정도 연결해줬어요. 지금도 제가 마감할 때 즈음이면 와인 한 병을 들고 슬그머니 저희 식당 문을 두드리는 베스트 프렌드로 지내고 있답니다. -33세, 셰프
TIP 일단 많이 스와이프하라!  


 
 

Episode 3. 보드 게임 한 판 뜨실 분 구합니다

앱은 예전에 깔아뒀는데 한 동안 잊고 지냈어요. 올해 초에 잠시 휴직의 시간을 가지면서 무료한 마음에 오랜만에 틴더를 들어가봤는데 ‘관심사’ 기능이 새로 생겼더라고요. 부모님이 맞벌이라 어릴 적부터 혼자서 체스를 두곤 했던 기억이 있어서 ‘보드게임’을 관심사로 설정했죠. 무작정 스와이프를 하던 중, 보드게임광이라고 자기를 소개해두신 분과 매칭이 됐어요. 얼마 안가 코로나19가 터져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체스는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잖아요? 그 분이 저보다 한 수 높으셔서 제가 전략 팁을 많이 배웠어요. 지금은 주변 친구들이랑 붙는 족족 제가 이겨요. 〈퀸스 갬빗〉 속의 ‘베스’가 된 기분이랄까요? 요즘도 치열한 한 판이 당기는 저녁이면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곤 하죠. -29세, 프리랜서
TIP 관심사 설정 기능을 200% 활용하라!
 
 
 

Episode 4.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이 회사, 저 회사 다녔는데 도무지 맞는 회사가 없었어요. 틀에 박힌 9 to 6 직업은 저랑 맞지 않는다고 여겼죠. 마침 사진을 취미로 오랫동안 했어서, 같은 과 나온 친구들과 작은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었어요. 이러저러해서 독립 잡지에 인터뷰도 하고, 꽤 좋은 결과물은 만들었는데 저희 작품을 선보일 공간이 필요했죠. 그런데 조금이라도 유입률이 높은 공간은 대관료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인스타그램 홍보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좀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속는 셈치고 틴더를 깔았어요. 신기하게도 얼마 안 돼 미술에 관심이 많은 레스토랑 사장님과 매치가 됐는데, 아내 분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전시관이 있다는 거예요! 마침 소규모 그룹전을 기획하는데 저희 작품이 취지에 맞는 것 같다고 연락을 해오셨어요. 덕분에 작업 공간도 얻고 다른 작업자들과 네트워킹도 할 수 있었죠. – 28세, 포토그래퍼
TIP 프로필 사진에는 ‘이것까진 안 보겠지’라는 건 없다. 작은 부분도 꼼꼼히 신경 써라!
 
 
 

Episode 5. 틴더로 등잔 밑도 다시 살폈어요

막연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직장을 다니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인간 관계가 좁아지더라고요. 그래서 틴더를 깔아봤습니다. 얼마 안 가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사는 분과 매치가 됐어요. 스타트업의 임원인데, 직업은 디자이너였습니다. 마침 저 역시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어서 대화가 빠른 속도로 이어졌어요. 게다가 취미로 필름카메라를 수집하고 촬영한다고 하는데, 저도 원래 전공이 영상이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최근 등산을 시작한 ‘등린이’라는 점도 통했고요. 같은 여성분이고 저희는 둘 다 이성애자이지만, 운명의 만남 같았어요. 더군다나 이렇게 가까이 사는 분이라니! 운전을 못하는 저는 그 분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 함께 등산하면서 사진도 찍고 우정도 쌓았답니다. 작년 연말에는 때맞춰 휴가도 같이 다녀올 정도였어요. 저희의 얘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곧 저희 둘이 동업자가 돼 사진 기반의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로 했답니다. 그 동안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사진 아카이브도 만들고 미래상에 대해 여러 모로 같이 대화할 기회가 많았던 덕택이죠. – 34세, 스타트업 재직
TIP 첫 대화 시 평범한 인사보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