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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꼴리면 안 돼?

인간이 가진 무수한 욕망 중 늘 천대받는 것은 성욕이다. 특히나 여자가 성욕을 느끼고, 이를 투명하게 밝히면 알게 모르게 지탄받는다. 너무 밝히는 여자, 너무 쉬운 여자라고. 근데 그게 뭐 어떤가? 식욕은 채워야 하듯, 성욕은 풀어야 한다.

BYCOSMOPOLITAN2020.08.14
 S는 이따금 전 남친 혹은 멋있는 남자 연예인과 섹스하는 꿈을 꾼다. 그런 꿈을 꾼 다음 날은 도리질을 하며 혼잣말하듯 내뱉는다. “미쳤지, 미쳤어.” 이 얘기를 절친들에게 은밀히 하면 그들은 놀리듯 “네가 많이 굶긴 굶었구나”, “너 많이 고픈가보다”라고 말한다. 배란기라 그런 건지, PMS 때문인지 몰라도 유독 야한 것이 당기는 시기가 있다. 섹스하고 싶은 욕정 때문에 완전 재수탱이지만 침대 위에서는 정신을 쏙 빼놨던 전 남친에게 “자니?”라고 문자를 보낸 적도 있고, 평범한 회색 조거 팬츠 차림의 남자를 보며 야릇한 상상에 빠진 적도 있다. 혹은 평소라면 역겹다고 생각했던 공공장소의 애정 행각를 떠올리며 호르몬이 요동치는 것 같은 경험도 했다. 이런 자신을 혐오할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 뿐인걸. 그럼에도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성욕의 정체가 궁금하다. 성심리학자 셰릴 킹스버그 박사는 “여성의 성욕은 다면적이고 상당히 복합적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여성의 성욕은 남성의 그것과 얼마나 다르고 또 비슷할까? 우리가 조금 오해하고 있는 성욕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자.
 
생각보다 섹스를 많이 생각한다
〈성 연구 저널〉에 따르면 여성들은 섹스를 떠올리는 횟수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실제로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은 하루에 6회 정도 섹스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들에게 평소 수동 계수기를 가지고 다니며 섹스가 생각날 때마다 버튼을 누르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는 평균 19회. 여성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것보다 더 많이 섹스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여성은 남성보다 성욕이 적다고 말하지만 여성 역시 남성 못지않게 섹스를 생각하며, 또 욕구를 느낀다.
 
이성과 동성을 가리지 않는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보며 흥분해, 찰나지만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온 적 있나? 지극히 정상적이다. 여성의 성욕은 이성애와 동성애를 가리지 않고 자극을 받는다. 심리학협회 학술지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에 소개된 한 연구는 실험에 참여한 남녀 모두에게 서로 다른 3가지 19금 영화를 보여줬다. 각각 레즈비언, 이성애, 게이 커플을 다룬 3가지 영화를 본 실험 참여자들의 생리적 생식기 반응을 측정한 결과, 남성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영화를 봤을 때만 흥분한 반면 여성들은 레즈비언 영화와 이성애 영화 모두에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의 성욕이 남성보다 유동적이고 융통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개인차가 심하다
눈치챘겠지만 여성의 성욕은 남성보다 개인차가 훨씬 심하다. 어떤 여성은 성욕이 평균보다 높다. 그러나 아무리 성욕이 강해도 늘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생리 주기나 파트너에 따라 얼마든지 영향을 받는다. 반면 남성의 성욕은 여성에 비해 일관되게 높다. 시간차나 개인차도 여성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성이 성욕을 느끼거나 성관계를 하는 횟수는 상대와의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섹스를 하고 싶어도 파트너가 정이 뚝 떨어지게 행동하면 성욕이 급 식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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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write 로라 벡(Laura Beck)
  • editor 전소영
  • photo by Jamie Nelson/BLAUBLUT
  • EDI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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