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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알면 맛집 인싸? 세상 힙한 셰프 크루!

미식가 사이에서 셰프들의 협업은 아이돌 유닛 활동 소식만큼 초미의 관심사다. 셰프들이 의기투합해 팝업을 기획하고 F&B 전문가와 손잡고 새 식당을 론칭하기도 한다. 지금 서울 미식 지형도를 그려나가는 셰프들이 모인 이유는?

BYCOSMOPOLITAN2020.08.08
 
(왼쪽부터)고경표, 김정호.

(왼쪽부터)고경표, 김정호.

코마드×사녹

고교 동창 셰프가 ‘친환경’을 주제로 팝업을 연다. 직접 채집한 자연 친화적 재료를 활용해, 노르딕 퀴진과 모던 한식을 융합할 예정.
 
둘이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이하 ‘한조고’) 동창이라고 들었어요. 한조고 출신 셰프가 많은데 실제로 ‘한조고 라인’ 같은 게 존재하기도 해요?
고경표 해외 어느 곳을 가도 동문을 만날 수 있어요. 검증된 식재료 업체를 연결해주거나 인테리어 팁을 나누며 서로 돕죠. 다른 업계에서 일하는 동문도 많은데 회계 등 자신의 전문 분야를 셰프 입장에서 말해줄 수 있어 많은 조언을 받아요.
김정호 동시에 실력이나 인성이 부족하다면 가차없이 냉정한 게 한조고 라인이기도 해요. 어느 정도 검증된 친구라는 전제하에 후배들을 이끌기도 하지만, 실력이 없으면 그럴 일은 없어요.
 
혼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셰프들인데, 굳이 모여 협업해 팝업 식당을 열게 된 이유는 뭐예요?
고경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잖아요. 협업은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도전해 자신을 발전시키는 장치로 작용해요. 더욱이 오랜 친구와 함께 서로 영감과 자극을 주고받으며 만든 결과물은 더없이 만족스럽죠. 제게 팝업은 뮤지션들의 합동 콘서트처럼 느껴져요. 음식의 밸런스, 음식과 함께 어우러질 와인, 셰프 각자의 개성, 장소, 음악, 분위기 등 모든 것을 서로가 만족할 수준으로 조율하고 납득해야 하거든요. 정말 많은 대화와 이해가 필요한 일이에요.
 
각자 주력하는 퀴진이 다른데, 여럿의 개성을  하나의 코스로 완성하기 위해 중요한 건 뭐예요?
고경표 셰프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조화’의 기준이 달라요. 팝업의 가장 큰 재미는 바로 이 밸런스를 맞춰가는 과정에 있어요. 저는 한 입 거리라도
그 맛이 충분하고 즐길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는데, 다른 사람은 다를 수 있거든요. 서로 부딪히지 않게 각자 평소에 고집하던 스타일과 주관을 80% 정도 드러내는 식으로 합을 맞추다 보면 전에 없던 새로운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게 팝업의 묘미예요.
김정호 그렇기 때문에 서로 잘하는 것만 내세워 음식을 만들면 조화 없이 뒤죽박죽인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에요. 각자 양보해야 재미있고 맛있는 팝업이 될 수 있죠.
 
협업으로 얻는 가장 큰 에너지는 뭐예요?
고경표 팝업은 경험치를 쌓아가며 ‘레벨 업’하는 과정 같아요. 어떤 일을 무모하게 저질렀다가 결국 해치우고 나면 미래에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더 노련하게 해결할 수 있잖아요.
김정호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보면 항상 반복되는 일을 하느라 지칠 때가 있는데, 이런 팝업을 기획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어요. 무엇보다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와 함께 무언가를 해낸다는 성취감에 신이 나고요.
 
첫 팝업은 어떤 형태가 될 예정이에요?
고경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기가 확정되겠지만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말에는 열 예정이에요. 스페인의 타파스나 핀초스 바처럼 가볍고 직관적이지만 그 안에 각자의 개성이 살아 있는 메뉴를 만들어보려 해요. 협업 팝업은 사녹의 콘셉트 중 하나인 ‘친환경’을 수용해 자연 친화적 재료를 활용할 예정이에요. 김정호 셰프는 직접 농장을 돌아다니며 작물을 채취하는데 저도 조만간 따라가서 농부를 만나 얘기를 듣고 작물 채취도 스스로 해보려고요. 더 다채로운 팝업을 선보이기 위해 광주의 차이니스 레스토랑 파오 파오의 장보원 셰프의 합류도 모색 중이에요.
 
고경표(코마드 셰프)
노르딕 퀴진을 추구하는 유러피언 다이닝 레스토랑 ‘코마드’의 오너 셰프. 호주, 스웨덴, 홍콩 등에서 일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을 미식에 접목하고 있다. @komad.seoul
 
김정호(사녹 셰프)
산과 들, 논밭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생활 한식을 선보인다. 미국 ‘네바다 하얏트’와 시카고 ‘모토’ 레스토랑을 거쳐 2009년부터 10년간 ‘정식당’에서 요리했다. @sanok_restaurant
 
 
 
(왼쪽부터)정재용, 김대영, 최지형.

(왼쪽부터)정재용, 김대영, 최지형.

매니멀 트라이브×리북방×모퉁이우 & 오스테리아 오르조

셰프 둘과 식당 경영인, FOH(Front of House)까지, F&B 전문가들이 모인 어벤져스가 스피크이지 스타일의 와인 비스트로 PDR(Private Dining Room)을 론칭한다.
 
넷이 함께 논현동에 새로운 식당 PDR을 오픈한다고요. 어떤 인연이에요?
김대영 모두 다이닝업계에서 일하다가 친구가 됐어요. 저와 최지형 셰프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미야갓더볼스’, 최지형 셰프와 정재용 FOH는 뉴욕 ‘일레븐 매디슨 파크’에서 인연이 닿았죠. 최지형 셰프의 소개로 친분이 있는 ‘오스테리아 오르조’의 김호윤 셰프도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하게 됐고요. 넷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식당을 운영 중이지만, 그야말로 재미있는 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방향성이 같아요. 8월에 문을 여는 PDR은 프라이빗하지만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와인 비스트로를 지향해요. 마치 요리 잘하는 친구네 집에서 재밌게 놀다 가는 분위기죠. 서로 다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만큼, 저희 식당이 뉴욕에 있는 어느 레스토랑 같았으면 좋겠어요. 메뉴 또한 다양한 퀴진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승화시킨 뉴욕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한국 고유의 재료를 활용한 양식 메뉴도 있고요.
 
셰프부터 식당 경영인, FOH까지 온갖 F&B 전문가가 모였어요. 정재용 씨가 담당하는 FOH는 어떤 역할인가요?
정재용 셰프나 와인 메이커가 만들어내는 작품을 해석하는 도슨트 역할이에요. 우리 식당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과 와인, 음료에 숨어 있는 철학과 스토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포인트를 이야기로 풀어 손님들이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죠.
 
각자 몸담고 있는 식당의 색깔이 너무 달라요. PDR에 각각의 장점이 어떻게 녹아 있나요?
김대영 매니멀 트라이브가 전개하는 브랜드들은 캐주얼한 분위기임에도 직접 재료를 가공하는 ‘크래프트맨십’이 강한 음식을 선보여왔어요. PDR에서도 텍사스 스타일 BBQ 식당인 ‘매니멀 스모크하우스’의 노하우가 담긴 육고기를 적극 활용할 거예요. 다이닝 신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김호윤·최지형 셰프가 좋은 재료에 저마다 다른 레시피를 보여줄 거고요. 기회가 되면 김호윤 셰프의 소고기 오마카세 식당 ‘모퉁이우’와의 협업 테마도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미 각자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굳이 협업해 새 레스토랑을 여는 이유는 뭐예요?
최지형 무엇보다도 여럿이 협업하는 과정은 서로에게 배우고 이를 계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잖아요. 함께 식당을 준비하면서 좋았던 건, 같이 일하는 사람 이상으로 서로를 더 알아가고 동시에 스스로를 더욱더 관찰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는 거예요. 각자의 음식 색깔이 뚜렷한데, 이를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로 엮어나가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었지만 함께할수록 더 멋진 결과물이 나온다는 믿음만은 확실해졌어요.
 
정재용(PDR의 FOH)
PDR의 무대감독. 키친이 ‘백스테이지’라면 고객 응대, 서빙, 와인 페어링 등 레스토랑의 본무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의 몫이다. @pdr_seoul 
 
김대영(매니멀 트라이브 대표)
텍사스 스타일 BBQ 레스토랑 ‘매니멀스모크하우스’, 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 레스토랑 ‘모터시티’, 스페인 레스토랑 ‘래리엇’, 이북식 순댓집 ‘리북방’ 등을 전개 중인 외식 브랜드 매니멀 트라이브의 대표. 2017년 포브스 선정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manimalsmokehouse
 
최지형(리북방 셰프)
이북 출신의 104세 외할머니에게 전수받은 순대와 명태식해 레시피를 선보이는 식당 ‘리북방’의 헤드 셰프. 뉴욕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일레븐 매디슨 파크’와 2스타 마리아에서 요리했다. @leebukbang

 
 
 
(왼쪽부터)홍강석, 이종혁, 김현성, 신동희, 신현범.

(왼쪽부터)홍강석, 이종혁, 김현성, 신동희, 신현범.

킴×뮤땅×푸에고×팩피

한남동과 성수동 미식가들의 혀를 책임지는 네 브랜드가 함께 다채로운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지난 6월, 푸에고에서 진행한 팝업을 시작으로 각 가게로 무대를 바꿔가며 팝업 식당을 선보일 예정.
 
어떤 인연으로 서로 알고 지내게 됐어요?
이종혁 서로 가게에 손님으로 방문했다가 나이대도 비슷하고 자영업자라는 공통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됐죠. 그러다 보니 사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가지게 됐어요. 지금은 팝업 식당도 함께 기획하고, 멤버 중 한 명의 고향에 다 같이 여행을 떠날 정도로 친한 친구가 됐죠. 주로 한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가 많아 거의 매일 볼 정도죠. 갑자기 재료가 떨어져 뭔가 빌리러 갈 때 아주 편해요. 하하.
 
각자 운영하는 식당도 충분히 유명한데, 협업을 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김현성 요리사는 생각보다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거든요. 팝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메뉴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새로운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나눌 수 있어요. 자칫 빠질 수 있는 매너리즘이 해소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친구들의 새로운 요리도 접할 수 있어 기쁘고, 함께 추억을 쌓아가는 의미에서 종종 진행하려 해요.
 
셰프마다 주력하는 퀴진이 다른데, 팝업에서 각각의 장점이 어떻게 녹아들어갔나요?
홍강석 장작과 숯을 가지고 요리하는 팝업이었어요. 5명의 셰프가 각자 한 코스씩 맡았는데, ‘Wild & Rustic’이라는 주제에 맞춰 각자 운영하는 식당의 특징을 반영했어요. 예를 들어 킴은 제철 과일과 다양한 허브를 사용한 비건 메뉴, 팩피는 노르딕 퀴진, 뮤땅은 프렌치 테크닉이 들어간 생선 요리, 푸에고는 육류를 이용한 바비큐 요리로 각자의 특징을 살렸죠.
 
각자의 개성이 살면서도, 완성도 있는 하나의 코스를 만들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점도 많았겠어요.
신현범 코스 구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산미였어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코스에 산미 조절로 재미를 주고 싶었죠. 산미를 중요시하는 김현성 셰프와 신현범 셰프가 초반에 애피타이저를 맡았고, 홍강석 셰프와 이종혁 셰프가 중간에 산미를 조절하는 역할을 했어요. 메인은 신동희 셰프가 숯과 바비큐로 조리한 강한 풍미의 요리를 선보였고요. 예를 들면 처음에 가볍게 참외 가스파초와 다양한 허브의 향으로 가벼운 산도로 시작해, 두 번째 디시에서 바지락과 육수를 활용해 오이와 함께 진한 산도를 줬어요. 다음 코스에서는 숯에 구운 닭다리 살과 숯 파우더에서 전해지는 숯 향으로 전 코스에서 느꼈던 산미를 조금 완화시켰고요. 연이어 강한 숯불에서 10초 만에 구운 생선과 사워크림을 곁들인 메뉴로 산도를 다시 더하고, 마지막에는 자칫 거하다 싶을 수 있는 이베리코 플루마를 바비큐 소스와 돼지감자피클의 산도로 완급 조절을 했죠.
 
팝업 협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에너지는 뭐예요?
신동희 혼자 식당을 운영하면서 웃으며 서비스를 할 때가 별로 없었어요. 팝업 때는 서비스 내내 웃고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서비스할 수 있어 기뻤죠.
이종혁 운영하는 식당의 콘셉트 특성상 2년 반 동안 파스타만 만들었는데, 요리사로서 오랜만에 새로운 음식을 해서 좋았어요. 항상 같은 루틴으로 생활하는데, 비록 이틀간이었지만 평소와 다른 일상을 보내고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좋은 에너지가 됐어요.
홍강석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셰프들과 함께 요리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어요. 한동안 내 요리에 집중할 활력을 충전하는 시간이었죠.
 
홍강석(뮤땅 셰프)
제철 식재료로 만든 프렌치 퀴진을 선보인다. ‘알랭 뒤카스’, ‘파리 플라자 아테네’와 런던 ‘도체스터’를 거쳤다. @mutin_bar
 
이종혁(팩피 셰프)
이탤리언 스타일에 노르딕 퀴진을 가미한 성수동 ‘팩피’의 셰프. 호주, 덴마크에서 스타지로 경험을 쌓았다. @fagp_inst
 
김현성(킴 셰프)
르 코르동 블루 런던에서 요리했다. 채소와 해산물 중심의 비건, 페스코 요리가 특기다. @keem_hannam
 
신동희(푸에고 셰프)
나무로 재료를 조리하는 우드파이어 레시피를 선보인다. 호주 ‘식스페니’, ‘테츠야’를 거쳐 ‘권숙수’에서 요리했다. @restaurantfuego
 
신현범(팩피 셰프)
호주, 덴마크에서 요리에 대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발효나 산미를 강조하는 북유럽 테크닉이 특기다. @fagp_inst
 
 
 
(왼쪽부터)카렌 실바나, 안형준, 김진철.

(왼쪽부터)카렌 실바나, 안형준, 김진철.

북스테이지

‘매일 다른 셰프’를 모토로 다양한 셰프의 팝업 레스토랑을 기획하는 플랫폼. ‘부엌’의 영어 표기 ‘북(Buuk)’과 ‘무대(stage)’를 결합한 이름 그대로, 모던 한식, 프렌치, 이탤리언 퀴진을 넘나드는 국내외 셰프들의 한정판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다.
 
셰프들이 소속된 식당이 아닌 제3의 플랫폼인 북스테이지에서 팝업을 여는 이유는 뭐예요?
김진철 오너 셰프는 수익성의 부담, 직업 셰프는 직장에 고용돼 있다는 한계 때문에 창의적인 레시피를 선보일 기회가 별로 없어요. 일반 팝업의 경우 대관료, 서빙 스태프 관리, 마케팅 같은 업무를 직접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금전적 손실이 나는 경우가 흔한데, 북스테이지는 홀 서빙부터 팝업 홍보, 공간 대관까지 요리 외의 모든 서비스를 대행해요. 셰프는 부담 없이 온전히 요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죠.
 
두 셰프는 각자 다른 시기에 북스테이지에서 팝업을 연 경험이 있죠?
카렌 실바나 가장 최근에 참여했던 팝업은 동유럽 전통 요리인 페로기를 3가지 비건 레시피로 만드는 콘셉트였어요. 고객들에게 전 세계 어느 스타일의 퀴진도 비건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많은 고객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는데, 특히 그 고객들이 비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좋았어요.
안형준 지난가을에 ‘컬러’를 주제로 팝업을 열었어요.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색(청록색, 주황색, 갈색, 보라색)을 음식으로 상상했죠. 버섯을 3가지 갈색 형태로 조리한 메인 요리도 반응이 좋았어요. 저는 단순히 ‘맛있다’라는 칭찬보다 구체적으로 콕 집어주는 피드백을 좋아해요. 팝업 디저트로 알로에와 딜로 젤을 만들어 상쾌한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그 부분을 콕 집어 말해준 고객이 있어 기뻤어요.
 
오직 팝업을 통해서만 시도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뭐였어요?
카렌 실바나 제가 운영하는 ‘스푼미’는 포장 형태로만 음식을 제공하는데, 팝업을 통해 고객에게 오프라인으로 채식주의 음식과 비건 문화에 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어요. 1회성이 강한 팝업 특성상 고객들은 그날 하루만 선보이는 셰프의 한정판 요리를 먹어볼 수 있어 좋고요. 팝업은 셰프에게도 고객에게도 흥미진진한 도전이에요.
안형준 육가공 샤퀴테리를 운영하다 보니 대부분 육고기 재료를 접하게 돼요. 줄곧 생선이나 해산물로 요리하고 싶었는데, 이번 팝업에서 해소했죠. 팝업 식당 메뉴는 단발적이라 이익을 계산하지 않은 실험적인 레시피도 보여드릴 수 있어 재밌었어요.
 
팝업 식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은 건 뭐예요?
카렌 실바나 팝업은 쉽고 간단한 행사처럼 보이지만 세심한 계획과 창의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에요. 북스테이지 팀이 기획과 운영 등 세부 사항을 해결해주는 덕분에 저는 음식과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어요. 행사가 시작되고 음식이 서빙되기 시작하던 순간의 설렘을 잊지 못해요.
안형준 메뉴를 만들 때 테스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만큼 요구 사항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북스테이지는 그런 부분에 매우 관대한 편이라 함께 작업하기 굉장히 수월했어요. 팝업할 때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행복해요. 팝업 후에는 더 열심히 요리해야겠다는 의욕이 불타오르죠.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은 덤이고요.
 
만약 둘이 협업 팝업을 연다면, 비건 셰프와 샤퀴테리(육고기) 셰프의 만남이라는 흥미로운 주제가 탄생하겠는데요?
안형준 굉장히 재미있는 질문이면서도 어려운 질문이네요. 불교와 천주교를 같이 믿어보라는 느낌이랄까요. 기회가 되면 비건과 육식 마니아들을 한 식탁에 앉혀 같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하하.
카렌 실바나 비건 셰프와 고기 기반 셰프가 서로 다른 레시피로 비건 미트를 요리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점점 비건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니, 새로운 레시피를 실험해보고 그들만의 메뉴로 만드는 기회도 될 테고요.
 
카렌 실바나(스푼미 셰프)
4년 차 비건 셰프.  마켓 컬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건 식품회사 ‘스푼미’를 운영하며 한국에 비건·채식주의 음식 문화를 알리고 있다. @spoonmeseoul
 
안형준(소금집 셰프)
유로피언 샤퀴테리 전문점 ‘소금집(솔트하우스)’의 오너 셰프. 프랑스 요리학교 CCI를 졸업하고, 남부 프랑스 레스토랑 다수에서 요리했다.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프렌치 비스트로노미를 추구한다. @salthousekorea
 
김진철(북스테이지 FOH)
레스토랑의 서비스 전반을 담당한다. 손님이 먹고 있는 다이닝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설명해주며, 셰프와 고객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한다. @buuk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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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하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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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sistant 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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