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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후배와 일하는 방법

드라마 <꼰대인턴>의 늙은 장그래 ‘이만식’, 남 보는 데서만 쿨한 상사 ‘가열찬’을 보며 남 얘기 같지 않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쌍방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자기보다 어린 상사, 혹은 나이 많은 부하와 일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뒷얘기와 커리어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았다.

BYCOSMOPOLITAN2020.07.18
 
나이 많은 부하, 이래서 불편하다


이름만 상사
CEO나 임원의 경우 높은 직급 덕에 나이 많은 부하 직원들이 가볍게 대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문제는 주임, 대리, 과장 등 중간 관리자들을 상사로 둔 ‘늙은 후배’들의 태도다. 오영지(29세, 가명) 씨는 8살 많은 신입 직원의 무례함에 치가 떨린다.
“직급 뒤에 ‘님’을 꼬박꼬박 붙이긴 하는데 반말이랑 존댓말을 섞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업무상 대화를 할 때도 그러길래 반말은 삼가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죠. 그랬더니 무슨 어린애 타이르듯 ‘존댓말 쓰면 이제 나 눈치 안 줄 거예요?’라고 하는 거예요. 너무 어이가 없어 선임에게 그간의 상황을 보고했더니 ‘웬만하면 그냥 잘 지내라. 나이 차도 많이 나는데 꼭 윗사람 대접을 받으려고 기를 쓰냐’라고 하더라고요.”


아직도 라떼야?
꼰대의 전형적 레퍼토리 “나 때는 말이야”는 직급을 가리지 않는다. 나이 많은 부하 직원이 자신의 경험을 과시하며 상사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출판사에 다니는 박경아(28세, 가명) 씨는 최근 전직 입사한 5살 많은 후배의 태도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듯한 느끼한 눈빛으로 상황이나 팀원들을 바라볼 때가 있어요. ‘너네가 겪은 일, 나는 예전에 다 겪어봤다’라는 거죠. 처음엔 업계가 달라도 직장 생활 연차에서 오는 내공이 좀 있겠구나 싶어 조언을 구했는데 그 뒤로 자꾸 카운슬러 노릇을 하려 들더군요.”


분노의 화신
조직 행동 전문가들은 연장자인 부하 직원이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기 쉽다고 말한다. ‘저 어린 친구가 승승장구할 때 나는 뭐 했나’ 같은 좌절감이나 ‘나보고 나가라는 거야?’라는 생각에 분노가 밀려온다는 것. 최근 외국계 IT 회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한 황지인(32세, 가명) 씨는 같은 팀 과장 때문에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고백했다.
“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과장님이 있는데 항상 화가 난 상태 같아요. 감정을 막 표출하진 않지만 회사에 있는 내내 표정이 굳어 있거든요. 저는 물론이고 팀원들이랑 가벼운 대화도 잘 안 하려고 해요. 물론 자기 자리라고 생각했던 파트장을 다른 팀에서 온 어린 여자가 꿰차 불편하겠죠. 그걸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라 나름 신경 써서 대하는데 경직된 애티튜드가 몇 개월 이상 계속되니까 제 인내심도 이젠 바닥이 났어요.”


✓ how 나이 많은 부하와 일하는 법
고령화와 성과 중심의 승진 제도로 인해 나이 어린 상사, 나이 많은 부하로 이뤄진 조직이 많아지면서 조직 행동 전문가들은 상호 간의 예의, 에티켓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와튼 스쿨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저서 〈Managing the Older Worker: How to Prepare for the New Organizational Order〉에서 나이 많은 부하 직원을 수직적인 관계에 두는 대신 파트너로 대하라고 말한다. 이현주 박사 역시 같은 의견이다. “우선 부하 직원들이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가 아닌 조직이 부여한 직급, 역할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사람 감정이 항상 합리적이긴 어려우니까요. 그들의 불편한 감정을 자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나 위협으로 여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연장자인 부하 직원이 가진 경험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을 표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둘 사이에 형성된 신뢰가 조직에서 인정하는 성과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팀의 역량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제적인 존중을 보여준 후엔 업무상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 노주선 박사는 저서 〈리더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서 일반적 행동에선 분명한 존중을 보이더라도, 업무상 권한에 집중하고 이를 확실히 행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회의나 업무상 대화를 나눌 때 “제가 팀장으로 말씀드리는 건데요” 등의 표현을 붙이거나, 부하 직원이 의무나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 명확하게 지적하고 관리하는 행동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 나이 많은 팀원이 불편해할까 봐 해야 할 말을 회피하는 것은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연장자인 부하가 서열을 모호하게 흐릴 땐 행동 신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독일의 경영 컨설턴트 페터 모들러는 저서 〈오만하게 제압하라〉에서 ‘특정한 태도’가 서열을 말없이, 순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팀원보다 연소한 상사가 회의실에 들어가서 특정한 자리에 앉기만 해도 그게 어떤 신호인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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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류진
  • photo by MBC/마운틴무브먼트
  • Digital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