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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가 담은 여행 속 명장면 4

좋은 것을 보면 눈보다 카메라에 먼저 담는 포토그래퍼들이 포착한 순간. 어쩐지 낯이 익다. 우연이 아니다. 그들 역시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셔터를 눌렀다고 하니 말이다.

BYCOSMOPOLITAN2020.06.26
 
 
“알록달록 빈티지한 멋을 지닌 건물들, 그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면 ‘미구엘’(〈코코〉 주인공)의 집이 있을 것만 같다. 내가 갔던 멕시코 과나후아토의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는 영화에서처럼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 소리에 맞춰 다양한 표정의 해골 장식과 색색의 파펠 피카도가 하나 되어 흔들거린다. 그때 문득 속으로 외쳤다. ‘코코! 얼른 기억을 되살려봐!’” - 김은주(포토그래퍼)

 

 
“휴가차 남부 프랑스를 여행하며 국도를 따라 2시간 걷다 보니 라시오타라는 마을이 나타났다. 인적이 드물고 한산했다. 왠지 프랑스 시골 해변가에 있는 허름한 놀이 기구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여름 이야기〉 속 남녀 주인공이 떠올랐다.” - 신선혜(포토그래퍼)

 

 
“여행 겸 화보 촬영을 위해 남아공을 횡단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서칭 포 슈가맨〉을 봤을 때 남아공의 기억을 다시 더듬었다. 영화는 어렴풋한 기억을 선명하게 만들어줬다. 비운의 가수 로드리게즈의 서사는 영화 도입부에 나왔던  남아공 해안 도로만큼이나 아름답고 쓸쓸했다. 그 여운이 얼마나 진했던지 시애틀 출장길에 로드리게즈의 리메이크 CD 한 장을 샀다. 남아공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줄 것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 전재호(포토그래퍼)

 

 
“3년 전 LA 출장길에 찍은 사진이다. 비록 이곳이 〈브로크백 마운틴〉의 촬영지는 아니었지만 서부 특유의 황량함이 영화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와 많이 닮아 있다 생각했다. 어쩐지 저 길 끝의 양떼 목장에서 ‘에니스’와 ‘잭’이 애틋하게 만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념과 함께.” - 김선혜(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