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렌털 & 세컨드 핸즈 서비스 솔직 이용 후기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상을 좇다가 ‘텅장’이 되고, 새 물건의 반짝임도 금세 사그라지는 경험에 ‘현타’를 느낀 적 있나? 효율적 소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의 ‘가성비’ 쇼핑 방식이 주목받는다. 필요한 만큼 빌려 쓰거나, 옷장 속 아이템을 합리적 가격에 사고파는 중고 거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성비의 끝판왕, 렌털과 중고 거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에디터의 솔직 후기.


쇼핑에 있어 가성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예쁜 물건은 무한히 나타나지만 월급은 늘 그대로다. 끊임없이 사들인다 한들 나 같은 1인 가구는 수납공간도 넉넉지 않다. 세상에 만나봐야 할 물건은 수없이 많은데 사고, 입고, 버리는 패턴의 무한 반복은 지극히 소모적이다. 패션 렌털 서비스와 중고 매매 서비스가 밀레니얼의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한정된 조건으로도 다양한 물건을 접할 수 있으니 낯선 아이템을 접하는 즐거움과 가성비 모두 놓치기 싫은 내 욕구에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물론 브랜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온전히 누리고 싶은 이에겐 추천하지 않겠지만.

렌털 서비스 체험 전, 솔직히 ‘제대로 된 물건이 올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이 옷이 누구 건지, 그동안 몇 명이 입었는지 낱낱이 조사해볼 수 없으니까. 이번에 이용해본 두 업체 중 클로젯셰어의 경우 각 아이템 주인인 ‘셰어러’가 표시돼 있어 마음이 조금 놓였다. 셰어러의 상세한 프로필이 나오지는 않더라도 출처 미상은 아니지 않나. 셰어러 중에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서수경 등 유명인도 있었다.

옷의 청결도도 생각보다 좋았다. 클로젯셰어와 리본즈 렌트잇 모두 포장 비닐을 벗길 때 드라이클리닝 세제 향이 살짝 풍겼다. 적어도 내가 입기 전 세탁된 상태라는 뜻. 옷 외에도 클로젯셰어에서는 가방과 신발, 리본즈 렌트잇에서는 가방과 시계 그리고 주얼리까지 렌털할 수 있었다. 고가의 액세서리는 사용 전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리본즈 렌트잇의 경우 제품 발송 다음 날 출고 직전 상태를 볼 수 있는 링크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줘 비교가 수월했다. 클로젯셰어에서 빌린 가방은 안쪽의 희미한 오염을 발견하고 카카오톡 상담으로 사용 전 확인을 받았다. 수령과 반납 모두 택배를 통해 이뤄지며, 정해진 기간과 포장법만 지키면 어려움은 없었다.

렌털 서비스는 뭔가 사고 싶지만 딱히 꽂히는 물건이 없는 ‘쇼핑 권태기’에도 도움이 됐다. 늘 입어온 무난한 스타일은 지겹고 과감한 디자인을 구입하기엔 망설여지던 차였다. 리본즈 렌트잇에서는 새빨간 로에베 해먹 백을 대여했다. 모노톤 일색이던 룩이 한결 산뜻해 보여 흡족했다. 클로젯셰어에서는 알렉산더 왕의 데님 트렌치코트를 빌렸다. 빈티지한 워싱에 찢어진 디테일이 있어 새로운 느낌이었다. 둘 다 꼭 갖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 착용해보니 기분 전환이 됐다. 마음에 들지만 구입하면 금방 질릴 것 같아 걱정되는 옷일 경우나, 결혼식, 소개팅, 면접 같은 날 적절한 옷이 없다면 렌털을 고려해볼 듯.

중고 거래 서비스는 몇 달 전 이사를 준비하며 이용했다. 옷장 속의 손길 안 가는 아이템을 모두 꺼내 가방은 중고 매입 업체에 팔고, 옷은 번개장터 앱을 통해 처분했다. 보통 잘 알려진 중고 매입 업체의 경우 에르메스, 샤넬, 루이 비통 같은 최상위 브랜드 외에는 매입 절차가 까다롭거나 매입가가 매우 낮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신생 업체인 엑스클로젯에 연락했고, 카카오톡 상담을 통해 판매하려는 가방의 사진을 보냈다. 며칠 뒤 감정사가 직접 방문해 오래된 샤넬 가방을 검품했다. 융과 확대경을 챙겨 와 내부 태그, 로고 디테일, 가죽 손상도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검품을 마친 뒤에는 상담 시 제시한 금액으로 매입을 결정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입금까지 완료됐다.

함께 판매하고 싶었던 생 로랑 가방은 감정사로부터 제시할 수 있는 매입가가 너무 낮으니 직접 중고 거래하라고 추천받았다. 매입 업체를 통해 정리할 경우 처리 과정은 간단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인 간 중고 거래에 비해 수익이 적은 편이라고. 이 가방은 몇 개의 옷과 함께 번개장터 앱을 통해 처분했다. 숱한 ‘찔러보기’와 터무니없는 할인 요구 같은 요소 때문에 직접 거래를 망설였지만 다행히 무난한 구매자에게 판매할 수 있었다. 물론 구입가에 비하면 헐값이지만, 이사 전 빠른 처분이 목표였던 만큼 그 정도로 만족했다. 만일 계속 갖고 있었다면 쓰지도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했을 것이고, 그냥 버렸다면 수익 0원에 그쳤겠지만,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더 잘 쓰일 거라는 점도 좋았다.

지난가을에는 레트로 느낌 물씬 나는 빈티지 모노그램 백에 꽂혀 여러 세컨드핸즈 숍을 뒤졌다. 목표물은 펜디 바게트 백과 디올 새들백. 매장이 아닌 세컨드핸즈 숍을 찾은 이유는 매끈하고 화려해진 최신 버전이 아닌 담백한 구형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중고품 구입이 가능한 업체 중에서는 고이비토, 구구스 같은 오래된 곳이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상태, 진품 여부, 구성품 등에 대한 1차 검수가 된 데다 문제가 있을 때 확인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내 눈에 들어오는 힙한 빈티지 모델은 소규모 신생 숍에 좀 더 많았다. 블랙핑크 제니의 것 같은 빈티지 샤넬 아이템을 찾거나, 합리적인 가격에 빈티지의 매력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 많아지면서 작은 업체들도 여럿 생겼다. 이런 곳에서 쇼핑하려면 인스타그램을 주목해야 한다. 스토리에 입고 제품과 일시를 공개하니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미리 대기하길. 몇몇 사이트는 업데이트 직후 제품이 ‘순삭’되니까.

이런 방식의 쇼핑은 늘 낙장불입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어떤 업체를 통하더라도 구매 전 꼼꼼한 확인은 구매자의 몫이다. 매장에서 구입하지 않는 한 내가 산 물건이 100% 정품이며 정상 상태임을 보장받을 길은 불투명하다. 대부분의 업체가 정품 검증을 마쳤다고 하지만, 뜻하지 않게 불운할 확률이 0보다는 높다. 게다가 중고 거래는 교환·환불 불가인 경우가 다반사다. 본인이 감정사가 된 기분으로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뜯어보고, 비교하고, 확인하는 정성이 필수라는 뜻. 그러나 이 또한 고진감래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흡족한 가격으로 손에 넣는 빈티지 쇼핑의 재미에 눈뜨면 이런 수고로움도 감수하게 될 테니까.


렌털, 이렇게 이용해봄

대여일 전날 오후 신청한 물건이 택배로 도착했다. 깔끔하게 포장된 상태. 렌털 이용 안내서도 들어 있다.각 아이템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이상이 있다면 사용 전 고객센터로 연락하길 추천.리본즈 렌트잇의 의류와 가방은 착용 전 태그를 제거해야 한다.3~4일간 출퇴근길을 함께한 렌털 아이템.반납일 전날 저녁 알림 메시지가 온다. 클로젯셰어는 동봉된 스티커를 박스에 붙이고, 리본즈 렌트잇은 받을 때와 동일하게 포장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상을 좇다가 ‘텅장’이 되고, 새 물건의 반짝임도 금세 사그라지는 경험에 ‘현타’를 느낀 적 있나? 효율적 소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의 ‘가성비’ 쇼핑 방식이 주목받는다. 필요한 만큼 빌려 쓰거나, 옷장 속 아이템을 합리적 가격에 사고파는 중고 거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성비의 끝판왕, 렌털과 중고 거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에디터의 솔직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