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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친구를 원해? 동네에서 만나는 '우트'

다른 이가 만든 모임에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내가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는지? 취향과 친목, 시간과 재능 공유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모임을 만든 이들을 만나 판을 짜는 즐거움, 노하우를 물었다.

BYCOSMOPOLITAN2020.04.24
 
‘우트’는 살고 있는 동네를 중심으로 ‘개더링’을 만들고 참여하는 소셜 플랫폼 앱이다. 북 에디터로 일하는 박영주는 적절한 거리를 지키면서 유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우트를 통해 2개의 모임을 만들어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우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모임을 만든 계기는 뭔가?
원래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우트’를 알게 됐는데, 살고 있는 동네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목적 지향적인 만남을 추구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처음엔 다른 사람이 만든 모임에 참여하며 시작했고, 그러다가 알게 된 좋은 사람들과 내가 잘하는 걸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모임을 만들었다.


어떤 모임인가?
우선 ‘동쪽의 시, 서쪽의 노래’라는 작사 모임이 있다. 예전에 작사가 데뷔를 준비한 경험을 살려 만든 개더링이다.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일인데, 이 재미있는 걸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다. 보통 넷 정도 모여서 함께 가사를 쓰고, 노래도 불러보고, 각자의 가사에 대한 감상과 품평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다른 하나는 ‘연남동 서점 투어’다. 원래 서점에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혼자 가서 혼자 즐기는 것과 같이 가서 혼자 즐기는 것은 다른 경험이더라. 4~5곳의 서점을 돌면서 사이사이 숲길, 공원도 함께 걷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혼자 책을 고르기도 하는 자유로운 모임이다. 이 모임에선 ‘같이’와 ‘따로’가 공존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임에 나온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이름과 나이, 출신 학교, 직장을 다 안다고 해서 한 사람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까? 모든 관계가 어차피 내가 100% 컨트롤할 수 없는 환경(이를테면 학교나 직장)에서 우연히 시작된다. 우트는 특히 수평적이며 느슨한 연결을 지향하기 때문에 대부분 그 문화를 잘 이해하는 이들이 나온다. 셋 이상이 모여야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 동네 친구라는 거리적 요건도 안전망이 돼준다.


이러한 커뮤니티 문화가 1인 가구와 비대면 사회 등에 익숙한 밀레니얼, Z세대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폰에서 파생된 환경에 매우 지쳐 있는 상태다. 엄청나게 많은 정보,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연결된 상태에 노출돼 있으니까.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보면 1인 가구나 비대면 사회 같은 흐름 속에서 다들 파편화된 관계, 혼자의 삶, 속한 커뮤니티의 부재 등으로 사회적 관계에 갈증을 느낀다는 인상을 받았다. 회사 동료나 어렸을 때 친구 등의 고정된 관계를 넘어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과의 만남, 그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우트의 경우엔 관계가 심플해서 좋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친구에게 갑자기 만나자고 하긴 어렵지만 우트에 올려 개더링을 만들면 수천 명의 같은 지역 이용자 중 몇 명은 쉽게 모인다. 그 느슨한 연결, 편한 관계가 좋다. 가벼운 관계 속에서도 얼마든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취업 성공이나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다.


이 모임을 통해 뭘 얻을 수 있나?
좋아하는 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내가 작사를 직업으로 삼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 어중간한 지식과 경험이라도 그걸 재미있게 받아들여주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그들의 재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모임을 처음 만드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하나의 특정한 관심사를 놓고 사람을 모으는 건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쉽다. 왜냐하면 목적의식이 명확한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행’을 주제로 모임을 만들었다면 여행 얘기를 하거나 듣는 데 동의한 사람들이 온다. 그럼 그들 앞에서 그냥 내 이야기를 하고, 참여자들이 하는 얘기를 들으면 된다. 단상 위에 올라가서 상황을 통제하고 사람들을 독려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모임 안에서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마포에 대한 기억과 콘텐츠를 모아 책을 한 권 만들고 싶다. 연남동 서점 투어를 비롯해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만난 동네 가게, 사람들, 그 시간 속에서 일어난 변천을 그때 찍은 사진들과 함께 정리해볼 생각이다. ‘동쪽의 시, 서쪽의 노래’에서 만든 노래들로 나중에 음반을 낼 계획도 있다. 물론 소장용으로. 모인 사람 중에 앨범 재킷을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 녹음 스튜디오를 소개해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건 내 이웃들이 정말 다재다능하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다. 그걸 발견하는 게 너무 즐겁다. 그 안에서 나와 그들이 더 잘 놀 수 있는 판을 계속 벌이고 싶다.





About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존중해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능동적으로 사람을 사귈 수 있는 문화를 주도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동네를 중심으로 ‘개더링’이라는 이벤트성 모임을 통해 오프라인 교류를 할 수 있다. 모임을 만드는 사람이 참여 연령대, 주제, 장소 등을 선택할 수 있어 편하다. 처음부터 동호회나 모임을 결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개더링을 열고 또 참여도 하면서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아나가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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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류진
  • photo by 이혜련
  • Digital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