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곧 노동계급의 삶이었다.
푸에르토리코계 라틴 이민자 2세, 20대 신인 여성 정치인, 뉴욕의 소외 지역 브롱크스 출신, 가사 도우미이자 버스 운전사로 일하는 어머니의 딸. 미국 정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를 설명하는 여러 키워드는 그가 ‘소수자’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2016년 급진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며 정치에 입문한 그는 지난 2018년, 뉴욕주 연방 하원 의원 예비 선거에서 10선의 거물 현역 의원 조 크롤리를 꺾고 민주당 주자로 나서 선거에서 승리했다. 젊은 정치인답게 선거운동 때는 유권자의 집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꿈을 설명하는 열정을 보였다. “우리 지역구(브롱크스와 일부 퀸스 지역)는 유색인종과 노동계급, 이민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이 의원이 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름 앞 글자를 딴 AOC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하나의 신드롬이 된 그의 경력 또한 화제가 됐다. 보스턴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8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가장이 돼 생활 전선에 직접 뛰어들었고, 대학을 졸업한 2011년부터 의원 경선에 나가기 전인 2017년까지 식당 종업원과 바텐더로 일했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꿈을 놓지 않았다. 독립 출판사를 세우고, 이민자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가와 운동가로 활동했다.
AOC는 평소 스키니 진을 블레이저와 매치하는 활동적인 스타일을 좋아한다. 라이더, 보머 재킷을 입고 연단에 오르기도. 그러나 멋을 부릴 땐 아주 과감하다. 많은 논쟁을 부른 미셸 오바마의 백악관 공식 사진 속 드레스가 떠오르는 블랙 슬리브리스 드레스와 드레시한 점프슈트는 에디터가 선정한 베스트 스타일이다.
현재 그는 트럼프 이후 가장 흥미로운 정치인, 인터넷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 속에서 탄생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트위터 팔로어는 현재 약 6백5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4백2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한 달간 리트윗과 ‘좋아요’가 1천만 건을 넘으며 트럼프에 이어 가장 큰 트위터 파워를 가진 정치인에 등극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의회 생활을 공개하고, 인스타 라이브로 저녁 식사를 만들며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등 SNS로 대중과 교감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교육·보건·직업·이민자·환경에 있어 강력한 진보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미래를 위한 ‘그린 뉴딜’ 정책을 펼치기 위해 초고소득자에게 최고 70%의 소득세를 부과하자는 그의 주장은 지금 미국 정계의 핫 이슈다. 미국 언론은 AOC가 미국 정치의 지형을 바꿀 태풍이라며 입을 모아 말한다.〈타임〉지가 표지에 그의 사진을 실으며 커버 라인에 쓴 이 단어를 기억하라.
Phenom(경이로운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