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2030이 국회에 바라는 게 뭔지 물어봤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금, 각 정당이 제시한 공약은 2030의 니즈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혹은 2030 세대는 정당별 중요 공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BYCOSMOPOLITAN2020.04.13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바뀐 점이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으로 의석 확보에 정당 지지도가 좀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 코스모는 각 정당이 활발하게 총선 공약을 발표하던 지난 3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각 정당의 정책 몇 가지를 추려 우선순위를 가려달라는 내용의 설문을 진행했고, 252명이 참여했다.
 
우선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응답자의 90%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 답했다는 점이다. 참여한 사람의 93.3%가 20~30대인 점을 고려하면 청년층이 특히 이번 총선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얼미터가 18세 이상 성인 1천15명을 대상으로 투표 의향을 물었을 때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 81.4%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한편으로는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없다”라고 답한 것으로 보아 많은 이들이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정당이 청년 세대의 눈치를 특히 봐야 한다는 얘기다.
 
절반의 응답자들은 가장 공감하는 사회문제로 ‘주거 안정성’을 꼽았다. 20~3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1인 가구 비율이 높지만, 목돈 마련은 가장 어려운 세대다. 세 명 중 한 명은 가장 효과적일 것 같은 정책으로 ‘1인 가구 및 청년 세대를 위한 공공 주택 공급’에 주목했다. 당장 살 집의 공급을 늘리고 주거 비용은 낮추는, 즉각적인 해결책을 우선으로 꼽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핵심 공약 제3호로 ‘청년 및 신혼 맞춤형 도시 조성’을 내세우며 공공 주택 10만 호 공급을 약속했다. 정의당 역시 공약 2호로 ‘서민주거안정법+부동산투기끝장법’을 발표하며 ‘청년 유스팰리스 10만 호 공급’을 삼았다. 현재 민생당으로 통합된 민주평화당 역시 20평 1억원 반값 아파트를 10년에 걸쳐 100만 호 공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주거 안정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주거권네트워크는 지난 2월 4일 좌담회를 열어 각 정당 주거 공약 평가를 발표했는데, 공공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공급뿐만 아니라 주거 복지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보조금 지급과 세입자 권리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이 두 번째로 가장 공감하는 이슈는 ‘성범죄 근절’로, 과반수가 성범죄 처벌 범위 확대 및 강화를 원한다고 답했다. 지난 1년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안희정 전 지사 위력간음죄, 신림동 스토킹 사건, 조두순 출소 반대 등 다양한 관련 이슈가 떠올랐던 바 있다. 특히 텔레그램상의 디지털 성 착취 해결 문제가 국민 동의 청원을 통해 1호 법안으로 발의됐지만 본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되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젠더 폭력 공약을 발표하며 국회 국민 청원 1호인 텔레그램 N번방 디지털 성폭력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역시 성 착취 영상물의 구매자와 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공약하는 한편, 변형 카메라 판매 및 소지를 규제하는 방안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취업난과 소득 불평등 문제다. 취업난 해결에 대해서는 지난 1~2년간 정부의 방책이었던 정부 및 공공기업 일자리 확대가 그다지 많은 공감을 얻지 못한 반면 기업 경영 안정화나 벤처기업 활성화 등 기업을 골자로 하는 정책에 표심이 집중됐다. 소득 불평등 해결은 사실상 취업난과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문제다. 정의당은 이번 21대 총선 공약에서 청년 기초 자산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작점을 맞춰준다는 의미에서 만 20세가 되는 모두에게 1천만원의 ‘목돈’을 주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기본소득당은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월 60만원의 기본 소득을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걸었다. 그러나 이 2가지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정의당이 내놓은 또 다른 공약인 ‘최고임금제’다. 고위 공직자나 기업 임원급의 임금 상한선을 정해두고, 그 이상의 소득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많은 사람이 모든 국민 혹은 청년에게 차등 없이 소득이나 자산을 지급하기보다 소득별로 차등 대우하는 쪽이 공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 문제에 공감한 사람도 40%가 넘었다. 정의당과 녹색당에서는 10년 국민 프로젝트로 ‘한국형 그린 뉴딜’ 공약을 발표하면서 생태 문제와 경제 발전 정책을 연결시켜 사회 전체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주요 과제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전환하는 것과 경유차를 전면 퇴출시키고 전기차로 대체하기 등이다.
 
한 가지 특징은 자신이 지지한다고 응답한 정당과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공약을 내세운 정당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제를 강제하지 말고, 유연 근로제를 확대해 기업 경영의 안전성 높이기’라는 미래통합당의 공약을 선호한다고 선택한 응답자 73명 중 16명은 미래통합당을 지지했지만, 11명은 더불어민주당, 2명은 정의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당신이 지금 지지하는 정당이 당신에게 필요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2030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정책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지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다. 지금도 각 정당은 매 순간 새로운 공약을 발표하고 있으니, 아직 지지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유권자라면 눈여겨보는 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