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 위치한 지구별가게의 내부 모습.
2016년 여고생들의 깔창 생리대 뉴스를 접한 뒤 생리대를 기부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 계기가 됐어요. 그냥 나눠주는 생리대지만 이왕이면 좋은 걸 주고 싶어 건강과 환경에 모두 이로운 면 생리대를 선물하게 됐고, 이것이 지구별가게의 시초가 된 거죠.
면 생리대는 쓰레기 절감에 효과적이지만 솔직히 말해 귀찮아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세상을 낭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코로나19 사태가 실제로 일어났듯이 환경오염 역시 곧 다가올 현실이 될 수 있는데 말이죠. 지금 폭탄이 떨어지는데도 귀찮아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환경오염은 더 이상 불편한 게 아니라 위험한 것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일단 건강 측면에서 아주 좋아요. ‘일회용 생리대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도 정작 어떤 점이 해로운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일회용 생리대에는 고분자 섬유 부직포, 면상 펄프, 통기성 방수막 등 다양한 종류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어 2~3시간에 한 번씩 교체해줘야 해요. 만약 그 이상 착용한다면 높은 온도와 습도에 의해 각종 세균이 번식하면서 휘발성 화학물질과 결합해 우리 몸속 유해균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반면 면 생리대는 통풍이 잘돼 생리혈이 빨리 건조되고 세균 번식이 줄어들어 생리통과 피부 트러블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요.
지구별가게에는 다양한 면 제품이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기획·제작되는지 궁금해요.
가장 먼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품 중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선정합니다. 다시 말해 이 제품이 대체 제품으로서 효용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는 거죠. 지구별가게는 대다수의 사람이 인지하고 있지만 선뜻 시도하지 못하는 에코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환경은 인간이나 동식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사회적 조건입니다. 따라서 환경이 고통받으면 모두에게 피해가 올 수밖에 없는데, 동물들은 이미 상당 부분 환경오염에 노출됐어요. 당연히 다음 타자는 인간인 거죠. 지구를 보호하는 일이 더 이상 환경운동가만의 몫이 아닌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에요. 우리는 지금 당장 플라스틱 사용을 멈추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구별가게의 궁극적인 목표는 뭔가요?
마을 단위마다 지구별가게의 프랜차이즈점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 쓴 세제통을 들고 가서 액상 세제를 리필하고, 공유 재봉틀로 철 지난 의류를 수선할 수 있는 모두의 그린 공간으로 정착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