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지겨워졌다면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TV도 모두 지겨워진 집순이를 위한 책.

BYCOSMOPOLITAN2020.03.28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기시미 이치로 | 부키
한동안 사람들이 많이 썼던 말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미움받을 용기’다. 한국에서만 160만 부가 팔렸으니,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가 내놓은 신작은 나쁜 기억에 관한 것이다. 15년 동안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 등 과거의 나쁜 기억에 괴로워하는 23명의 영화 속 인물이 철학자를 찾아온다는 설정이다. 철학자는 그들에게 어쭙잖게 위로를 건네기보단 명확한 원칙을 갖고 대화를 풀어나간다. 고통을 외면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눈앞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고 구체적으로 조언한다. 앞으로 나아가려는데 자꾸만 악몽 같은 기억이 내 옷깃을 잡아당긴다면, 그 기억을 단호하게 쳐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힘을 단련시킬 것이다.
 

〈제법 안온한 날들〉

제법 안온한 날들

제법 안온한 날들

남궁인 | 문학동네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현장인 병원 응급실. 그곳에서 일하는 응급의학과 의사인 저자가 60편의 사랑 이야기를 썼다. 한없이 냉정하고 이성적일 것 같은 의사가 웬 사랑 타령인가 싶지만, 생의 끝에 선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가 일터인 병원에서 느낀 사랑은 그래서 더 애달프고, 또 간절하다. 먼저 아내를 떠나보내며 사랑을 고백하는 할아버지, 가족보다 더 가까웠던 동료를 잃고 오열하는 환경미화원, 화재 현장에서 아이를 지키기 위해 맨몸으로 버틴 아버지 등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새삼 사랑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가끔 사는 게 창피하다〉

가끔 사는 게 창피하다

가끔 사는 게 창피하다

김소민 | 한겨레출판사
한국에서 40대, 싱글, 백수, 여성 이 네 조건을 가진 사람의 삶은 어떨까? 여기 몸소 그 삶을 살고 있는 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저자는 1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이후 구호 단체에서 일하며 꽤 잘나가는 20~30대를 보냈다. 그리고 ‘40대 싱글 백수 여성’이 된 그녀의 삶은? 회사, 연인과 이별한 후 ‘사추기’의 삶을 사는 저자는 비로소 타인에게 받은 상처를 용기 있게 고백한다. 이제는 상처를 받았음에도 애써 괜찮은 척하는 대신 “닥치세요, 저 상처받았어요”라고 말하며 이제야 온전히 ‘나’로 살게 됐다고 말이다. 어쩐지 타인의 기준에 못 미치는 자신을 자책하던 시간이 아까워진다. 나이가 나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되는 순간이다.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 재니스 로마스 | 웅진지식하우스
문화사학자와 여성학자가 함께 쓴 책으로, 물건으로 여성들의 역사를 엮었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무구한 역사를 가진 물건들이 세상에 생겨나고 사라질 때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여성 서사를 담고 있는 100가지 물건만 추렸다. 그중에는 여성이 물건 취급을 당하던 모습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는데, 이를테면 ‘아내 판매 광고’다. 실제로 18~19세기 영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아내를 파는 관행이 있었으며, 판매는 신문·포스터 광고 등을 통해 이뤄졌다. 물건들은 하나같이 여성의 삶의 멍에를 담고 있어 마음 아프지만, 한편으로 여성이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고된 여정을 보다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책이다.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김환영 | 싱긋
사랑을 얘기한다는 것이 너무 순진하고, 낭만적인 게 돼버린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 이야기에 늘 굶주려 있다. 사랑을 노래하고, 이야기하며, 보고, 듣고, 또 한다.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문학 작품에는 ‘사랑’이라는 주제가 절대 빠지지 않는다. 특히 고전문학 속의 사랑은 격정적이면서도 순수하다. 이 책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니체의 〈아포리즘〉,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 20편의 문학을 되짚어본다.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이미 읽은 책도 다시 들춰보고 싶게 만든다. ‘역병’에 고달픈 시기지만 마음만은 핑크색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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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전소영
  • photo by 최성욱
  • Digital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