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킴의 보지 못한 마음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한 시간을 들어도, 한 달 아니 일 년을 반복해 들어도 폴킴의 노래는 질리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종일 들어도 좋을 목소리로, 폴킴은 끝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노래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그가 이토록 대중적인 가수로 성장한 건 우연일까, 운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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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부드러운 남자’ 이미지죠. 이번 화보 콘셉트가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발라드 가수는 이래야 해’라는 생각은 딱히 없어요. 요즘 들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거부감이 들었던 적은 없어요. 오히려 틀에 박히는 걸 더 싫어해요.


그동안 보지 못한 폴킴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기도 했어요. 예쁘게 수놓은 자수 뒷면에 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싱글 앨범 〈마음〉 재킷 이미지처럼요. 정제된 곡을 만들어내기 위해 폴킴에게도 〈마음〉의 뒷면 같은 순간이 있겠죠?
그런 게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때로는 온전히 감정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죠. 다만 너무 오래 뒷면에 머물러 있으면 힘들어지니까 빨리 빠져나오려고 노력해요. 요즘에는 곡을 만들거나 할 때 고민하는 과정에 익숙해졌어요. 이번 앨범 수록곡들도 대체로 무겁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했고요.


이번〈마음, 둘〉앨범엔 어떤 곡을 담을 예정이에요?
우선 단 한 곡을 제외하고는 사랑 노래가 없어요. 가수 니브가 만든 곡인데, 처음에는 사랑 노래인 줄도 모르고 그냥 너무 좋아서 받았어요. 제 이름으로 내는 앨범에 제가 작사나 작곡을 하지 않은 곡이 들어가는 건 처음이죠. 앨범 주제가 ‘마음’이다 보니 내 마음과 다른 마음이 만났을 때 생겨나는 또 다른 마음도 포함한다는 의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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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킴이 생각하는 이번 앨범의 포인트는 뭔가요?
무엇보다 가사에 담긴 관점이 마음에 들어요. 예를 들어 헤어짐에 대해 얘기할 때도 ‘네가 간다고 해서 내가 눈물 흘릴 정도는 아니지만 살다 보면 가끔 생각나겠지’ 이런 식이에요. 상황을 바라보는 저의 솔직한 시선이 곡 하나하나에 명확히 담겨 있어요.

가사 쓸 때 본인의 이야기가 얼마나 들어가요?
거의 다 제 얘기예요. 실제로 겪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 상황에 내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상상하며 쓰죠. 제 가사에는 어느 정도 저의 성격이 다 드러나요.

자신의 성격이 어떻다고 생각하는데요?
가식적인 사람? 하하. 제 성격이 드러난다는 게 그냥 저의 있는 그대로의 성격일 수도 있고, 제가 희망하는 성격일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솔직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태 쓴 곡 중에 가장 ‘나 같다’라고 생각하는 게 있어요?
‘이별’이오. “헤어짐은 항상 아쉬워라/남은 것은 후회와/미련 그리움” 이렇게 시작하죠. 그 노래 전체가 정말 딱 제 모습이에요.

다소 무거운 곡을 쓰고 부를 땐 심적 부담도 있지 않아요? 폴킴이 가수 이소라 팬이라는 걸 알고 나서 문득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이소라 씨가 ‘제발’이라는 곡을 부르다가 울음이 터진 장면이 생각났거든요.
그 장면 너무 멋있었죠. 보통 프로페셔널한 가수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가수는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나 느낌을 드러낸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자신의 내면을 들키는 것 같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요.

폴킴에게도 유독 부르기 힘든 곡이 있어요?
‘오늘 밤’을 쓸 때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좀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더 와닿는 날이 있기도 해요. 그런 게 오히려 더 좋을 때가 있어요. ‘아, 내가 오늘 이 노래를 정말 잘 들려줄 수 있겠구나’ 하고요. 힘든데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되죠.

폴킴의 노래는 참 담백해요.
후루룩 쓴 곡은 나중에 정리하면서 곰곰이 생각해요. ‘이 부분에 이 정도의 감정선이 꼭 필요한가’ 고민하죠. 과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순화하기도 하지만 욕심이 나는 표현은 살려두기도 해요. 예전에는 단어 하나하나가 엄청 대단한 것처럼 느껴져 집착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편하게 생각해요. ‘이게 뭐 어때’ 하면서요. 아침에 외출 준비할 때 ‘오늘은 녹색 옷이 입고 싶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자연스럽게요.

‘과하다’와 ‘이 정도는 괜찮다’의 강약 조절은 어떻게 해요?
곡에 따라 달라요.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에 따라 가사와 곡의 조합을 생각하죠. 만약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저의 기억을 담게 되면 아예 더 못생기게 쓰는 경우도 있어요. 발라드에는 시처럼 예쁘게 쓴 가사가 많잖아요. 그런 곡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는 걸 보면서 ‘나도 가사를 그렇게 써야 하나?’ 하고 고민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예쁘게 써놓고 불러보면 제가 신을 신발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그럴 땐 과감히 버리고 투박한 표현을 툭 던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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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이란 노래는 첫 소절부터 ‘버려진 담배꽁초’가 나오지만 왠지 지나치다고 느껴지지 않거든요.
다른 사람이 봤을 땐 ‘담배꽁초’가 좀 튈 수도 있지만 그 노래는 정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고 가사를 쓰기 시작한 거였어요. 제게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니까, 어느 정도는 감수하고 가는 거죠. 가끔 제 노래들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 노래가 왜 좋아?”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해해요. 저도 분명 좋아서 썼는데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어느 날 보면 너무 솔직하게 잘 썼다 싶어 만족스럽다가도 또 어느 날은 ‘이걸 가사라고…’ 싶죠. 하하.

조금 전에 댓글 이야기가 무심코 나왔는데, 평소에 댓글을 자주 봐요?
원래는 정말 많이 봤거든요. 데뷔 초에는 달리는 댓글이 몇 개 없는 데다 전부 좋은 말이니까 하나하나 다 소중했는데 댓글 수가 많아지면서 악플도 생기기 시작했어요. 요즘엔 아예 안 보려고 하는데, 잘되진 않네요. 안 읽기로 마음먹었다가도 어느 순간 손이 가거든요. 피드백이 궁금하잖아요. ‘사람들이 이걸 좋아하나?’ 하고요.

싱어송라이터로 입지를 단단히 굳혔어요. 슬슬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고 싶기도 할 것 같은데요.
곡을 낼 때마다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강렬한 자극을 주거나 트렌드를 이끌어가기보다 조금씩 천천히 가고 싶어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한순간에 큰 이변을 맞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번 앨범은 지금의 저를 투영하고, 내년에 앨범을 만든다면 그때 제가 겪은 일을 그때의 제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쓰고 부르겠죠. ‘새로운 걸 해야 해’라는 생각은 없어요. 장기적인 계획도 딱히 없고요. 매 순간 제가 좋아하는 걸 할 뿐이죠. 그 곡이 대중적으로 성공하진 못하더라도 제가 의미를 부여하면 제겐 소중한 곡이 돼요. 앞으로도 계속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만들지 않을까요?

5년 전이라면 얘기가 달랐겠지만, 이제는 잃을 게 생겼죠. 대중의 입맛에 맞추지 못할까 봐 두렵진 않아요?
엄청 두렵죠. 무서워요. 하하. 하고 싶은 걸 하면서 그 안에서 고민은 하겠죠. 그런데 모든 곡이 타이틀곡일 필요는 없잖아요. 타이틀곡이라 하더라도 대중적인 곡이거나 그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거나 둘 중 하나겠죠. 어쨌거나 저는 계속해서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멋지다고 했어요. 이번 앨범 정말 너무너무 개인적이에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요.

한 시간을 들어도, 한 달 아니 일 년을 반복해 들어도 폴킴의 노래는 질리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종일 들어도 좋을 목소리로, 폴킴은 끝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노래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그가 이토록 대중적인 가수로 성장한 건 우연일까, 운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