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월 약정으로 구독하는 서비스는 네 가지다. 유튜브 프리미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그리고 전자책 구독 서비스. 그중에서 사용 시간은 적지만 만족도는 가장 높은 것이 바로 전자책 서비스.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계속 틀어 두어도 왠지 자동 결제 문자가 올 때면 속이 쓰리다. 하지만 전자책 서비스는 두 권만 제대로 읽어도 ‘한 권 값으로 두 권을!’이라는 생각이 들어 돈을 쓰면서도 왠지 번 것 같은 기분. 대표적인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는 ‘밀리의 서재’와 ‘리디셀렉트’가 양대 산맥인데, 두 가지 다 구독해 본 찐 사용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판단해 보겠다.
우선 밀리의 서재는 인터페이스가 감각적이다. 메인 컬러인 노란색과 보라색을 중심으로 깔끔한 디자인이 어우러져 세련되게 꾸며져 있다. 하지만 편리함은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 일단 어플이 무겁다. 때로는 구동할 때부터 버벅거리고, 검색-피드-내 서재 탭을 오갈 때도 로딩 중을 의미하는 흰 화면이 종종 반긴다. 프로들이 쓴다는 최신형 휴대폰을 사용하는데… 다른 이용 후기에도 ‘어플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어플이 너무 불편하다’는 평이 자주 보인다. 책 제목을 검색하려면 버튼을 눌러 탭을 변경해야 하고, 각 카테고리를 선택해 들어가더라도 베스트 도서의 목록만 나열되기 때문에 어떤 책을 읽을지 확실히 정한 바가 없다면 서점에서 책을 고르듯 찬찬히 살펴 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제공되는 도서의 양이 확실히 많고, 특히 베스트셀러 책들이 자주 업데이트된다는 점은 대단히 칭찬할 만하다. 요즘 화제가 되는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나 인문학 분야의 판도를 바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김영하 작가의 신작 〈작별 인사〉 등 모두 밀리의 서재에서만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웬만한 최신 유행 도서들은 다 보유하고 있는 듯. 또 하나의 강점은 자연스러운 리딩 북 기능. 단순한 전자음이 아니라 요조나 장기하, 이정진 등 유명 가수나 배우는 물론이고 이기주 작가나 이동진 평론가처럼 그 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직접 책을 읽어준다. 듣기 편하고 따뜻한 감성이 묻어난다. 더불어 종이책 동시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시도도 다양하게 하고 있다.
반면 리디셀렉트는 어딘지 촌스럽지만, 포털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와 닮은 익숙한 인터페이스로 꾸며졌다. 가장 위는 로고, 그 아래 도서-아티클 검색창, 그 아래 세부 내역 선택 버튼, 광고, 베스트 도서 순의 클래식한 방식으로 노출된다. 세련되기보다 친근함에 중점을 둔 모양새. 읽을 책을 선택하면 북 리딩 어플인 ‘리디북스’가 열리는데 이 어플에서는 다운로드된 책을 관리할 수만 있을 뿐, 책을 다운로드 하려면 다시 리디셀렉트 창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플 하나로 모든 걸 관리하는 밀리의 서재와는 다르게 홈페이지와 다운로드 도서용 어플 두 가지를 병행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홈페이지나 어플의 반응이 빠르고 오류가 적다. 로맨스 소설이나 장르 소설 등 E북을 꾸준히 읽어 온 사람이라면 알 테지만, 리디북스는 E북 분야에서 오랫동안 강자의 자리를 지켜 왔다. 그만큼 어떻게 하면 책을 편안히 감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는 듯, 어플 안정성이 뛰어나고 반응 속도도 빨라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리디셀렉트에서는 구독 가능한 책이 몇 권인지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는데, 검색해 보면 나오는 책의 종류가 밀리의 서재에 비해서는 확연히 적다. 기존에는 6천 원대로 저렴한 가격이 초 강점이었지만 올해 들어 아티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밀리의 서재의 기본형과 같은 가격인 9900원으로 인상되어 ‘가성비 내리는 어플’이란 평은 옛말이 되었다. 하지만 아티클과 제공되는 책의 큐레이팅이 좋다는 평이 높고, ‘인용문’서비스에서 다음 페이지까지 연결해 문장을 지정할 수 있는 등(이게 뭐 중요하냐 싶지만 사용해 보면 꽤 쏠쏠한 부분이다) 사용자를 위해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게 보인다.
에디터는 현재 밀리의 서재 어플을 사용하고 있다. 선호하는 장르나 분야가 뚜렷한 독서 마니아라면(이 경우 어떤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도 제공하지 않는 책이 많기 때문에 어차피 E북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전자책을 리디북스에서 구입하고 리디셀렉트를 구독하면서 ‘리디북스’어플로 데이터를 관리하면 편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독서 초보자, 말 그대로 ‘책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밀리의 서재가 더 사용하기 편할 것 같다는 게 에디터의 생각. 무엇보다 절대적인 책의 양, 가볍게 읽기 좋은 베스트셀러 도서를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부분이 적잖이 매력적이었다.
한가로운 주말 낮, 차 한 잔 타 놓고 읽는 전자책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들다. 잠 못 드는 밤 켜는 전자책 어플의 효과도 쏠쏠하다. 책에 빠지든지, 잠에 빠지든지. 두 어플 다 뚜렷한 장단점이 있고 고맙게도 첫 달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니 체험 후 마음에 드는 어플을 선택하자. 당신의 여가 시간이 이 어플을 통해서 조금은 달라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