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아티스트로서 연일 기록 경신 중인 방탄소년단, 아이돌은 예전에 떠난 줄 알았던 3040세대도 팬들에게 “방탄소년단 좋더라. 근데 뭐부터 해야 돼?” 하는 질문을 종종 하곤 한다. 수없이 많은 히트곡과 수상, 너무나 글로벌해져버린 무대, 복잡해 보이는 세계관과 의미… 여기 늦덕들을 위해 떠먹여 주는 새 앨범 가이드를 준비했다.
데뷔 초 반항, 청춘,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노래했던 방탄소년단은 세계적 케이팝 그룹으로 거듭나며 인류의 희망을 얘기한다. ‘맵 오드 더 솔:7’ 타이틀곡 ‘ON’의 뮤직비디오 역시 지난 UN에서의 연설과 궤를 같이 하는 세상의 소외된 사람들과 희망을 담았단 해석이 지배적.
영상은 전쟁 후 시체로 뒤덮인 황량한 벌판에서 화살에 꽂힌 비둘기를 발견한 멤버 진으로 시작한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없는 새장들은 세상이 그러한 상태라는 의미, 그 세상에 대해 얘기하는 멤버들과 다양한 동물들이 영화 〈메이즈 러너〉, 〈노아의 방주〉, 〈라이온 킹〉 등 다양한 설정을 연상시키며 등장한다. 손이 결박된 정국은 어떤 권력에 의해 자유를 구속당한 인간, 눈이 가려진 아이 역시 같은 설정이며 그 앞의 거대한 장벽을 발견한 뷔는 잠시 망설이지만 아이의 손을 잡음으로써 함께 자유로운 세상을 찾으려 한다. 도망치던 정국은 포박을 풀어버리고 맑은 물 속을 걸으며 새로운 힘을 얻는다. 마침내 희망조차 없는 줄 알고 무기력하고 획일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나아가자, 굳게 닫혔던 장벽이 서서히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타이틀곡 ‘ON’은 가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scream 언제나 우린 그랬으니 설령 내 무릎이 땅에 닿을지언정’ 에서 알 수 있듯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희망과 극복을 노래하는 내용. 한참 앞서 선공개 된 '블랙 스완'에도 ‘ON’과 분리할 수 없는 공통 분모가 있다. 또한 미국 CBS TV 프로그램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서 먼저 무대를 선보였을 만큼 타이틀곡 만큼이나 앨범 전체에서도 무게를 둔 곡.
차이코프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오데트’, 흑조로 유명한 ‘블랙 스완’에 대해 방탄소년단은 미국 현대무용 대가 마사 그레이엄의 말을 인용했다. "무용수는 두 번 죽는다. 첫번째 죽음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다. 그리고 이 죽음은 훨씬 고통스럽다"(A dancer dies twice - once when they stop dancing, and this first death is the more painful). 예술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고통, 열정 등 숙명적 예술혼을 표현한 곡임을 읽을 수 있다. 현대무용단 엠엔 댄스 컴퍼니MN Dance Company와 협업해 아트 필름으로도 선보였다.
키네틱 매니페스토 Kinetic Manifesto, 직역하면 ‘동적 선언문’ 쯤 되는데 보통은 문자를 영상으로 구현해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방탄소년단은 그 대신 마칭 밴드와 현대무용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ON’의 첫번째 공식 뮤직비디오에 키네틱 매니페스토를 활용했다. 즉, 그들의 동작 하나 하나, 표정, 대형, 가사가 조화를 이루며 일관적 메시지를 보낸다고 할 수 있다. 댄스는 세계적 가수들과 함께한 더랩 THE LAB이, 마칭 밴드는 블루 데빌스(Blue Devils)가 맡았다.
코로나19란 악재가 무색할 만큼 대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다 나열하기가 어려운 수준. 미국 빌보드 200 1위 (4개 앨범 연속 1위), 핫 100 4위 등장(3월 첫째주 기준), 아이튠스 차트 1위를 위시해 영국, 아일랜드, 독일, 벨기에, 호주, 일본 등의 주간 앨범차트에서 모두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런 대기록으로 국제음반산업협회의 '글로벌 아티스트 톱10'에 선정됐고 이는 비영어권 아티스트로서 최초 연속 2년째.
티케팅이 복권 당첨만큼이나 어렵다는 월드투어는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등을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4월 예정이었던 한국 콘서트가 취소돼 아쉬움 속에서도 팬들이 환불받은 티켓 값을 기부해 4억 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