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는 천재기술자인 남편 아드리안 때문에 결혼 생활 내내 폭력에 시달리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녀는 결국 남편을 떠나고, 혼자가 된 아드리안은 세실리아가 떠난 직후 자살을 한다. 하지만 그가 죽은 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세실리아는 죽은 전 남편이 ‘사실 살아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녀의 생각이 옳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는다. 말그대로 고구마 열 개를 먹은 듯한 상황이 펼쳐질 거란 얘기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스릴러물일 것 같지만, 실제로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새롭고 놀라운 반전을 접하게 될 것이다. 세실리아와 시드니는 마침내 시드니와 제임스의 집에서 투명 수트를 입은 남자를 잡는다. 모든 관객들은 그렇게 영화가 끝날 거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세실리아가 ‘보이지 않는’ 그 남자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가 쓴 마스크를 벗겨내면 *스포주의* 아드리안이 아닌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는 사실! 게다가 영화의 특별한 엔딩은 아마 인터넷에서 무수한 짤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 영화에서 살인이라는 요소 외에도 충격을 안겨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전반적인 스토리가 모든 여성들의 악몽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과장이 더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세실리아는 이 폭력적인 남자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이를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그녀가 남편을 떠난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세실리아를 쫓아다닌다. 그는 세실리아의 모든 인간 관계도 다 망쳐 놓는다. 게다가 그로 인해 세실리아는 늘 자신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급기야 자신이 제정신인지를 의심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보고 미쳤다고 말하는 사이,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되찾고자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녀는 두 번 다시 전 남편에게 놀아나지 않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게 된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EX들이 천재 과학자도 아닌 데다 투명 수트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건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살면서 남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본 경험이 있는 여자들은 아마 많을 것이다.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스토리 그 자체가 현실적이라서가 아니다. 바로 영화 속 사소한 부분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상황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