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여성의 삶, 이것만은 바뀌었으면!

거창한 건 바라지도 않는다. 일상 속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부당함과 불편함, 그리고 공포. 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엄마, 내 친구, 내 동생의 이야기다. 올해에는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까?

BY정예진2020.03.04
숏컷 5년 차. 미용실에 가면 여전히 ‘여성 커트’ 비용을 지불한다. 남동생의 머리 길이나 내 머리 길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매번 5천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니 정말 받아들일 수 없다. 미용실 가격 기준은 남녀가 아니라 ‘길이’여야 하는 거 아닌가? 올해는 핑크 택스 문제가 좀 해결되길 간곡히 바란다. #블루클럽이라도가야하나요 – 초등교사, 28세
 
작년 말 가슴에 응어리가 진 것 같아 찾아간 산부인과. 내 나이 27세에 유방암 가능성을 진단받고 절망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겁이 나서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이 검사, 저 검사를 받다 보니 검사에만 쓴 돈이 무려 50만 원. 다행히 유방암은 아니었지만, 안 그래도 얼마 없는 내 월급 통장은 순식간에 텅장이 돼버렸다. 평소에도 산부인과에 자주 가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비용이 너무 부담된다는 것. 어릴 땐 왠지 모를 부끄러움 때문에 산부인과 가기가 꺼려졌다면, 이젠 내 지갑 사정이 걱정돼서 산부인과를 못 가겠다. 산부인과도 내과처럼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한번가면 #내과는4천원 #산부인과는4만원 – 공무원, 28세
 
“그렇게 말라서 여자가 무슨 힘으로 일을 하겠어?” 작년 대기업 최종 면접에서 들었던 말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영업직에는 술 잘 따르는 건장한(?) 남자들이 들끓고 있으니까. 같이 면접 본 5명 중 나만 여자인 걸 봐선,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참 대단하다 싶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가 그러한들 내가 저런 말까지 들어야 했을까? 대체 면접관은 뭐가 아니꼬워서 내 마른 체구를 지적한 걸까? 내가 여자라서? 마른 여성이면 약하고, 약해서 영업을 못 한다고? 그 좁은 견해가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 견해를 탓하는 것 말고는 없다는 것도 현실. 취업 시장의 유리 천장이 사라지긴 할까? 나, 취업은 할 수 있겠지? #취업포기 #고시준비각 – 취준생, 26세
 
새해부터 취뽀 완료! 유치원에서 일한 지 2주 째. 학습 도구를 만드느라 생각보다 야근은 많았고, 막차가 끊겨 택시를 타고 귀가하기 일쑤였다. 학생 때는 돈 아낀다고 절대 타지 않았던 택시를 타다 보니, 한밤중 기사님과 단둘이 있는 시간이 공포스럽다. “아가씨는 무슨 일 해요? 집에 가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면 손에 땀이 날 정도니까. 올해에는 여성 기사님이 훨씬 많아졌으면 한다. 승객이 직접 여성 기사님의 택시를 고를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되면 완벽한 퇴근길이 될 것 같다. #택시보다타다 #타다보다여성택시 – 유치원 교사, 23세
 
올해로 성범죄자 신상정보공개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째지만, 여전히 성범죄에 대한 공포감은 가시질 않는다. 지난 1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한 ‘엽기토끼 살인사건’을 보고선 내 퇴근길뿐만 아니라 이제 막 성인이 된 딸아이의 자유로운 생활도 하나 하나 다 걱정됐다. 하나둘씩 출소하는 성범죄자를 모두 무기징역으로 다시 집어넣고 싶지만! 올해는 부디 성범죄에 대한 선처따위는 사라지기를. 성범죄에 대한 법과 제도가 더 구체적이고 견고해지길 바란다. #저런인간한테 #세금으로재워주고먹여줘야해? – 자영업자, 46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