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뉴트럴 패션의 시대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Fashion

젠더 뉴트럴 패션의 시대

이제 아름다움의 기준은 성별, 인종, 신체 사이즈를 초월하는 분위기다. 카테고리에 국한된 미의 기준이 아닌 가장 자신에 가까운 모습을 찾아가는 것. 바야흐로 성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는 젠더 뉴트럴의 시대며, 이는 패션과 스타일에도 적용된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0.03.03
 
 
1 꽃무늬 셔츠를 입은 카이. 2 샤넬 백을 메고 출국하는 지드래곤. 3 커밍아웃 후 더욱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릴 나스 엑스.

1 꽃무늬 셔츠를 입은 카이. 2 샤넬 백을 메고 출국하는 지드래곤. 3 커밍아웃 후 더욱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릴 나스 엑스.

고백하자면, 패션 에디터로 일하며 ‘데이트에서 남성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여성스럽게 연출하는 법’에 대해 쓴다거나 슈트 룩을 묘사하며 ‘매니시’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시험에 드는 기분이었다. ‘슈트 룩을 묘사할 때 매니시를 대체할 단어는 없는 걸까?’ ‘데이트할 때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매치해 여성스럽게 연출하라는 말이 알맞은 조언일까?’ 그렇게 마감에 쫓겨 끝낸 잡지는 더 이상 들춰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나에게 지난 그래미 어워드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게이로 커밍아웃한 릴 나스 엑스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 핑크 룩을 입었고, 빌리 아일리시는 연두색으로 탈색한 머리에 여느 때처럼 외모로 평가받길 거부하며 일종의 코스프레처럼 마스크를 쓰고 몸 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룩으로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런가 하면 ‘플러스 사이즈’ 디바, 리조는 은색 태슬 장식 드레스를 입어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한 명 한 명 어떤 스타일이라 단언할 수 없는 각자의 스타일을 가진 그들은 그래미상을 휩쓸며 시대를 리드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4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해리 스타일스. 5 크리스틴 앤 더 퀸즈. 6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빌리 아일리시.

4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해리 스타일스. 5 크리스틴 앤 더 퀸즈. 6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빌리 아일리시.

사실 이런 흐름은 패션 분야에선 꽤 일찍부터 엿보였다. 남성 브랜드 쇼에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것은 더 이상 이벤트가 되지 않았고, 남녀 통합 쇼에선 인종·나이·사이즈를 초월하는 개성 있는 모델들이 그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걸었으니까.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인간을 위해 옷을 만들고 싶다”란 미우치아 프라다의 말처럼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며 정형화된 카테고리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에 나침반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넉넉한 슈트를 남성적인 룩이라 말할 수 없고, 레이스 장식이나 꽃무늬를 입었다고 해서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시대가 왔다. 라이프스타일과 체형에 맞게 속옷을 골라 입듯 내 안에 공존하는 여성적인 면과 남성적인 면을 ‘나’를 표현하기 위해 유연하게 꺼내 보여줄 때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말처럼 옷을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 곧 스타일이 되는 시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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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지회
    photo Getty Images/Imazins/지드래곤(샤넬 제공)/카이(구찌 제공)
    Digital Design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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