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차피 털릴 대로 다 털렸으니 이제 와서 몸 사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위더스자산관리의 이세진 이사는 “아무리 개인 정보가 유출됐더라도 보이스 피싱 사기를 당한 게 아니라면 그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자포자기하듯 무수한 앱에 개인 정보를 입력해 가입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는 아니죠”라고 말한다. 이세진 이사는 이와 같은 앱테크가 단순히 개인 정보 유출을 넘어 그 정보로 인해 사용자가 ‘소비당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앱을 하다 보면 내가 쇼핑하려고 검색했던 아이템 광고가 떠요. 소비를 조장하는 셈인데, 어떻게 알고 그런 알람을 띄우는 걸까요?” 만일 금융 서비스 유형의 앱이라면 그 위험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토스의 경우 가입과 동시에 자신의 자산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그에 따라 P2P, 보험 상품을 추천한다. 돈 상자, 행운 퀴즈 등으로 앱테크를 하려다 어느 순간 나에게 부족한 금융 상품에 눈이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앱테크라는 애플리케이션이 결코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앱테크가 진짜 재테크가 되려면, 번 돈이 자산으로 연결돼야 해요. 예를 들어 열심히 앱을 돌려 한 달에 번 3만원으로 주식을 사거나 보험료를 내면 앱테크라는 말이 맞겠죠. 그런데 그 돈이 소비로 직결된다면 재테크란 말이 성립할 수 없어요.” 이런저런 소비를 당하지 않고, 한 달에 2개 정도의 앱을 돌려 모은 1만원으로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는 수준이라면 문제없다. 그러나 이를 마치 획기적인 재테크처럼 여기는 건 곤란하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성실하게 출석 체크를 하고, 돈 상자를 연다. 그리고 이거야말로 ‘소확행’이라고 말한다. 적은 월급에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까지 있으니 빡빡한 삶에 한 줄기 단비 같은 앱테크. 그러나 이들 중 자신의 지출 규모와 자산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소액이지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혹하는 건 아닐까?
누구나 돈을 모으고 싶어 하지만 그 방법에는 무심하다. 어렵기 때문이다. 연봉이 얼마나 오를지, 내 통장에 찍힐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선 민감하지만 오늘 쇼핑에 내가 쓴 돈, 오늘 먹은 점심값 등에 대해선 둔감하다. 앱으로 10원을 벌기 위해 아등바등하면서도 말이다. 소비당하지 않을 재간, 이용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10원의 소확행을 마음껏 누려라. 그렇지 않다면, 수입과 지출을 한번 더 살펴보라. 귀찮고 복잡하다고? 어쩌겠는가? 재테크는 거기에서부터 시작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