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듣고 가슴에 품고 있던 사직서를 꺼냈습니다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Career

이 말 듣고 가슴에 품고 있던 사직서를 꺼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서’ 혹은 ‘휴식이 필요해서’와 같은 평화로운 퇴사 사유도 있지만, 직장인들이라면 다 알잖아? 회사는 일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퇴사할 가능성 99%라는 것. 코스모가 퇴사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퇴사라는 굳은 결심을 하게 해준 상사의 따뜻, 아니 따가운 한 마디는 뭐야?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0.02.14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스틸컷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스틸컷

“이 업계 좁은 거 알지?”
팀장은 저를 포함한 3명의 팀원에게 기피 대상 1호였어요. 월급은 최저시급인데 요구하는 건 스티브 잡스급 결과물이라니. 개발자였던 저희는 매번 말도 안 되는 팀장의 요구에 묵묵히 야근하며 전우애를 다졌죠. 이대로라면 누구 하나 죽겠다 생각할 때쯤, 아니나 다를까. 팀장은 2주 내내 매달린 웹페이지를 엎고 새로운 웹을 개발하자고 하더군요. 보다 못해 제가 총대를 메고 팀장에게 업무량을 줄여달라 요구했어요. 그때 들린 어이없는 말. “현정씨, 이 업계 좁은 거 모르나 봐? 이직하기 싫어? 내 말 한마디면 현정 씨 어디 가서 포트폴리오도 못 낼 텐데.” 무슨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나올 법한 심각한 표정과 함께 말하는데 답이 없다 싶었죠. 코웃음 치며 팀원 2명과 함께 동시에 퇴사했어요. 물론 이직도 잘 했고요. 팀장아, 부디 영원히 이직하지 말고 좁은 업계에서 잘 살아남길 바랄게! / 박현정, 30세
 
“일할 때 아픈 내색 하면 프로가 아니지.”
선천적으로 아픈 곳이 있어 한 달에 한 번 치료받으러 병원에 가야 해요. 되도록 주말에 갔지만, 병원 상황에 따라 평일에 가기도 했죠. 물론 이 부분은 입사할 때부터 미리 말해두었고요. 그달은 일이 너무 많아 병원에 못 가고 있었어요. 미리 받아둔 약으로 겨우 버티고 있었죠. 야근하는데 약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식은땀이 날 정도로 몸이 아프더라고요. 팀원들이 얼굴 창백해졌다며 걱정할 정도였어요. 눈앞이 하얘질 지경이 되었지만 ‘조금만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책상 앞을 지켰어요. 그때 외근 나갔던 대표가 사무실에 들어왔죠. 제 상태가 이상했는지 아프냐 물어본 뒤 툭 던진 말. “일할 때 아픈 내색 하면 프로가 아닌데, 하하. 프로 되려면 아직 멀었네~.” 이걸 농담이라고 하는 건가요? 정말 그 자리에서 외치고 싶었어요. “대표님, 지금 제가 대표님을 아주 세게 칠 건데 회사니까 아픈 내색 하시면 안돼요. 참고로 저 태권도 유단자.” 이 말 대신 사표를 냈지만요. / 이루리, 27세
 
“다음에 볼 땐 살 빠져 있어야 해?”
우리 회사 클라이언트였던 그는 여자 직원들의 옷차림을 평가하는 것도 모자라 입에 담기도 싫은 더러운 말들을 중얼대는 사람이었어요. 아무도 뭐라 하지 못했던 건 회사에 담당 부서가 있을 만큼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업체 회장이었거든요. 불행히도 전 그 담당 부서 소속이었고요. 일주일에 3일은 그와 함께 일해야 했죠. 신입이었던 제가 처음으로 클라이언트 앞에서 발표하는 날이었어요. 발표가 끝나자 피드백 대신 이 말을 하더군요. “다 좋은데, 너는 살을 좀 빼야겠다. 다음에 볼 땐 살 빠져있어야 한다?” 이 회사를 더 다니면 분노조절 장애가 생길 거라 확신했어요. 생각해보니 직원이 그런 말을 듣는 데 참고 있던 저희 부장도 정상은 아니었네요. 아, 물론 노동청에 신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찡긋). / 이지민, 25세
 
“아직도 이걸 할 줄 몰라?”
제 사수는 제가 회사 다닌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업무 지시를 한 적이 없었죠. 인수·인계 파일도 물론 없었고요. 멍 때리고 앉아있을 수 없어 제가 직접 발로 뛰어 다른 팀원들을 통해 일거리를 잡아 올 정도였어요. 이럴 거면 왜 뽑은 거냐는 생각이 들었죠. 사수에게 업무에 관해 묻거나 일을 달라고 할 때면 한숨을 쉬며 “나 지금 바빠”라고 대답하더군요. 회의감을 느끼며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지 결심했을 때쯤, 사수가 처음으로 제게 업무를 줬어요. 물론 그 업무를 처음 맡는 제게 어떤 가이드나 매뉴얼도 없었고요. 팀원들에게 물어가며 일을 마치고 중간보고를 하러 사수의 자리에 갔을 때였어요. 사수는 보더니 또 한숨을 쉬며 말하더군요. “아직도 이걸 할 줄 몰라? 지금까지 회사 왜 다닌 거야?” 가르쳐 준 적도 없잖아! 두 달간의 회사 생활 동안 사수가 제게 먼저 건 말이라곤 “나 외근 나가서 바로 퇴근한다” 뿐이었는데 말이죠. 심한 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참고 사직서를 냈어요. 사직서를 낼 때도 한숨만 쉬고 아무 말 없더군요. 아니, 말을 하라고 말을! / 최영경, 26세
 
“사귀어라! 사귀어라!"
제가 다녔던 회사의 한 선배는 사내 정치의 끝판왕이었어요. 자기 말에 동조해주지 않거나 조금만 싫은 소리를 들으면 바로 그 사람을 왕따시키는 사람이었죠. 문제는 선배가 팀장 욕을 하는데 제가 맞장구를 쳐주지 않은 것부터 시작됐어요. 그 이후로 선배는 제 인사도 받지 않고 싸하게 굴었죠. 말도 안 되는 업무 지적은 물론이고요. 점심도 자연스럽게 혼자 먹게 됐어요. 제가 나갔다 들어오면 서로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킥킥대더군요. 억울했지만 회사에서는 일만 하자는 마음으로 묵묵히 견뎠어요. 문제는 그날이었어요. 팀장님께 업무 관련 질문을 하고 있는데, 그 선배가 입 모양으로 “사귀어라! 사귀어라!”를 외치더라고요. 박자에 맞춰 박수까지 치면서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저 선배 밑에서 일했다간 업무 능력 대신 뒷담화 능력만 오를 것이라는 걸 깨달았죠. 선배, 여기 동아리 아니고 회사에요. / 김한주, 32세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