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것도 이렇게 멋있다! 오픈톨드 큐레이터 김가윤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옷들과 더스트 백, 오염된 스카프의 가치를 재해석한 재치 넘치는 브랜드 ‘오픈톨드’. 이곳의 브랜드 큐레이터 김가윤과 패션,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디어가 신선해요. 어떤 계기로 ‘오픈톨드(Often_told)’라는 브랜드를 기획하게 됐나요?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상업적인 옷을 만드는 것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평소 좋아하는 빈티지를 활용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들과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있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어 시작하게 됐죠.

‘지속 가능성’이 패션 분야에서 계속 화두가 되고 있죠. 오픈톨드도 궁극적으로 지향점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브랜드 큐레이터로서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품질에 대한 신뢰예요.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데 기존 브랜드 제품을 재사용하는 만큼 최대한 상태가 좋은 빈티지 제품을 수집하려고 노력하죠. 아티스트 FIJ가 만든 백은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 더스트 백을 코팅해 제작한 것이 특징이에요. 여기에 오염이 있거나 부분적으로 찢어져 못 쓰게 된 브랜드 스카프를 조합해 만들죠. 샤넬 더스트 백에 빈티지 트위드 천을 더하고, 셀린느 스카프로 스트랩을 만드는 식으로요. 모두 다른 조합으로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저희에겐 작품과도 같은 것들이에요. 그런 의미로 백 바닥에 로고 대신 아티스트의 사인을 넣었죠.

빈티지 가죽 셔츠에 직접 만든 스커트를 입은 김가윤.
빈티지 업사이클링 제품을 기획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뭔가요?
소재를 재활용했다고 해서 세컨핸즈 특유의 사용감이 드러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업사이클링한 아이템도 충분히 모던하고 트렌디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외에 브랜드 빈티지 제품도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빈티지 스타일도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고르나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소성’과 ‘특별함’이에요. 무조건 브랜드만 따지기보다는 브랜드나 아티스트의 스토리가 있는 오브젝트를 수집하고 선보이려 해요.

빈티지 숍에 가면 어떤 걸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에게 쇼핑 팁을 알려준다면요?
우리나라도 이젠 빈티지 제품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미술관에 가서 소장하고 싶은 작품을 고르듯이오. 쇼핑을 하기 전 제품의 가치를 이해하고 숍을 방문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상품의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 등을 살펴보는 거죠. 그리고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라면 이베이, 아마존 등 경매 사이트를 통해 거래가를 먼저 확인해보고 합리적인 가격인지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오픈톨드의 제품은 www.often-told.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빈티지는 정보 싸움인 것 같아요. 해외나 국내에 좋아하는 빈티지 숍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뉴욕의 ‘Vintage Thrift Shop’, LA의 ‘The Way We Wore’, 런던은 ‘Cancer Research UK’, ‘Oxfam’, ‘British Heart Foundation’, 스페인 빌바오의 ‘Persuade’, 파리의 ‘Thanks God I’m A V.I.P, Bless’ 등이 있어요. 이 중에서도 멋지게 꾸며진 빈티지 부티크는 사실 가장 마지막에 가요. 주로 가는 곳은 벼룩시장과 채러티 숍이죠. 기부받은 물건의 판매 수익을 자선 단체에 환원하는 채러티 숍은 빈티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에요. 사회에 기부하는 의미도 있고요.

‘패션의 선순환’을 잘 보여주는 예인 것 같아요.이런 재기 발랄한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요즘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 중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한 브랜드가 있나요?
뉴욕에 기반을 둔 ‘Bode’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수집한 빈티지 패브릭·장식 등을 아름다운 컬렉션으로 재탄생시켜요. 빠르게 시즌별로 생산되는 컬렉션과 패스트 패션 트렌드에서 벗어나 사적이고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옷을 만드는 부분이 인상 깊은 브랜드죠.

다음엔 어떤 아이템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픈톨드의 아이템 카테고리는 무한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버려지는 원단이나 실로 직조하는 업사이클링 아티스트와 무엇을 만들면 좋을지 구상 중이에요. 그리고 조금씩 흠이 있는 좋은 브랜드의 셔츠를 모아 새로운 스타일의 셔츠도 제작할 예정이죠. ‘자주 이야기되는’이라는 뜻의 브랜드 이름처럼 빈티지라고 해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해 낭비를 줄이고 가치를 더하는 형태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옷들과 더스트 백, 오염된 스카프의 가치를 재해석한 재치 넘치는 브랜드 ‘오픈톨드’. 이곳의 브랜드 큐레이터 김가윤과 패션,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