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 장벽’을 넘으면 보이는 새로운 세계4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1인치의 장벽’을 깨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어느덧 영어에만 익숙했던 나를 (잘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반성하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영화의 신세계로 이끌어줄 4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역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3편과 봉준호의 ‘시크릿’ 단편까지.

〈엘르(Elle)〉 외면해온 여성 내면의 욕망
2016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파격적으로 다룬 스릴러 영화. 영화는 주인공 ‘미셸’이 괴한한테 강간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끔찍한 일을 겪은 미셸이 다음 취하는 행동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주저앉아 오열하는 것도 아니다. 깨진 접시를 무덤덤하게 치운 후, 목욕을 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미셸은 지인들에게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고백하면서 경찰에 신고할 마음은 없다고 덧붙인다. 미셸은 몸을 사리는 대신, 되려 주위의 남자들을 압박하고 그들을 욕망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를 보는 관객은 강간 피해자가 취할 것으로 간주하는 행동에서 완전히 벗어난, 도발적인 행동을 하는 주인공 때문에 혼란을 느낀다. 욕망을 분출하는 인물은 미셸뿐만이 아니다. 미셸의 엄마는 늙어서도 젊은 남자를 욕망하고, 미셸 아들의 애인인 조시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해도 당당하다. 사회적으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억압받았던 여성이 가감 없이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고 실행하는 장면 장면은 관객에게 혼란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준다.
국가 :프랑스, 독일, 벨기에/ 장르 :드라마, 스릴러 /출연 :이자벨 위페르, 로랑 라피트, 앤 콘시니/감독 :폴 버호벤
엘르

엘르

〈심판(In the Fade)〉 상실 후 남겨진 것들
2017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독일에 잔재한 인종 차별의 핍박 속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을 통해 독일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영화. 주인공 ‘카티아’는 의문의 폭발사고로 갑작스레 남편과 아들을 잃는다. 하지만 경찰은 남편이 터키계 이민자라는 이유로 그를 사건의 원흉으로 몰아간다. 이후 나치주의자 커플의 소행임이 밝혀지지만, 이들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카티아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독일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것으로 모자라, 국가는 그의 억울함까지 외면한다. 카티아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꿈꾼다. 결국 카티아는 복수하게 될까? 그리고 이 복수의 성공이 과연 해피 엔딩이라 할 수 있을까?
국가 :독일, 프랑스/ 장르 :드라마, 범죄/ 출연 :다이앤 크루거/ 감독 :파티 아킨
심판

심판

〈로마〉세상 모든 리보에게 바치는 영화
2018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우리에게는 영화 〈그래비티〉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실제 자신을 길러준 가정부 ‘리보 로드리게즈’를 모티프로 만든 영화. 영화의 배경인 로마는 멕시코시티의 부촌 지역이다. 영화는 한 중산층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클레오’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주인집 남편이 외도를 하면서 가정이 흔들리는 와중에 클레오는 원치 않은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정작 아이의 아빠마저 그녀를 외면한다. 임신 때문에 해고당할 것을 우려하는 클레오에게 주인집 아내 ‘소피아’는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소피아와 클레오는 고용자와 피고용자라는 갑을 관계에 처해 있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겪는 고통을 나누며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영화 속에서 클레오가 겪는 모든 어려움에는 반드시 다른 여성의 도움이 뒤따른다. 영화 곳곳에 감독 자신을 키워낸 여성들에 대한 경외심을 녹여낸 훌륭한 작품이다.
국가 :멕시코/ 장르 :드라마/ 출연 얄리차아파리시오, 마리나 데 타비라/ 감독 :알폰소 쿠아론
로마

로마


〈도쿄! – 흔들리는 도쿄(Shanking Tokyo)〉 봉준호가 바라본 도쿄는?
〈도쿄!〉는 3명의 감독이 도쿄에 대해 받은 인상을 각기 다른 관점으로 풀어낸 영화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강과 괴물을 그렸던 봉준호는 도쿄에서 히키코모리와 지진을 떠올렸다. 이름조차 부재한 한 남자. 그는 10년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 안에서만 생활했다. 아버지가 보내는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필요한 것들은 배달로 주문한다. 그런 그에게 여느 때와 사뭇 다른 피자 배달부가 찾아온다. 배달부 여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집이 흔들리고 갑자기 여자가 쓰러진다. 여자의 몸 곳곳엔 이상한 문신이 있다. 버튼 모양의 문신을 누르자 여자는 마치 전원을 켠 로봇처럼 깨어난다. 이후 그녀가 히키코모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그녀를 찾기 위해 10년 만에 밖으로 나가게 된다. 10년 동안 세상은 적막에 휩싸였다. 도시의 모든 사람이 히키코모리가 된 상황. 결국 그는 히키코모리가 된 그녀를 집 밖으로 꺼낼 수 있을까?
국가 :한국, 일본/ 장르 :드라마/ 출연 :카가와테루유키, 아오이 유우/ 감독 :봉준호
흔들리는 도쿄

흔들리는 도쿄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1인치의 장벽’을 깨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어느덧 영어에만 익숙했던 나를 (잘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반성하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영화의 신세계로 이끌어줄 4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역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3편과 봉준호의 ‘시크릿’ 단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