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이번 주말엔 이런 전시 어때?

시간은 우리 앞에 다양한 것을 펼쳐 보인다. 과거를 되살리거나, 현재와 비교해 보여주는 이 전시들 덕분에 새해는 정말 다르게 살 수 있을지도.

BYCOSMOPOLITAN2020.01.03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 000년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 000년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 000년
‘고고학 전시’라 하면 화석과 연대기만 떠오르는가? 이 전시는 좀 다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핀란드국립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지난 1만 년 동안 핀란드 지역에서 발전해온 물질과 문화 및 기술을 소개하는데, ‘과거-현재-미래’의 단선적 시간 순으로 유물을 펼쳐놓는 방법에서 벗어난다. 빙하기 이후 1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핀란드 지역에서 살아간 사람들과 이들의 일상적 사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분류해 살피고, 사회와 생태계 간의 대화 속에서 유기적으로 발전해온 핀란드의 물질 문화 그리고 디자인의 가치에 관해 탐구한다. 핀란드의 문화를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대에는 유사한 모습을 띠었던 한국과 핀란드 두 나라의 물질 문화가 얼마나 같은 듯 다르게 발전해왔는지도 비교해볼 수 있을 것. 서울에서 전시를 종료한 뒤 4월부터는 국립김해박물관에서, 그리고 8월부터는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4월 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Burning News & Unreal VeniceBurning News & Unreal VeniceBurning News & Unreal Venice
Burning News & Unreal Venice
1990년 레닌이 창간한 마르크스주의 신문의 이름은 ‘이스크라’, 즉 ‘불꽃’이었다. 실제로 신문 〈이스크라〉는 러시아혁명의 발화제가 됐다. 러시아 출신 작가 팀 파르치코브의 문제의식은 거기에서 시작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자극적인 뉴스에만 익숙해진 나머지,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무관심하지 않은가? 파르치코브의 또 다른 연작 ‘Unreal Venice’는 ‘진짜 베니스가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오늘날 베니스는 실제 거주민보다 관광객이 많을 정도가 돼버렸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이 베니스의 골목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진짜 베니스의 시간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가는 주민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조각처럼 제작한 뒤, 관람객이 마음에 드는 조각을 직접 골라 원하는 이미지를 완성하도록 했다. ‘우리가 진짜 보는 것’과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2월 2일까지, 공근혜갤러리.
 

새벽 종은 울렸고 새아침도 밝았네새벽 종은 울렸고 새아침도 밝았네새벽 종은 울렸고 새아침도 밝았네
새벽 종은 울렸고 새아침도 밝았네
“새벽 종이 울리면 새 아침은 밝는다.” 한국은 오래전 이와 비슷한 문장으로 매일 아침을 열었던 적이 있다. 사람들이 ‘국가 성장과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로 똘똘 뭉쳤던 새마을운동 시기다.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드로잉 작업을 하는 권민호 작가가 1970년대를 기반으로 한 새 작업을 선보인다. 1970년대는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시작되고 석유 비축 기지가 세워진 시기기도 하다. 작가는 회색 콘크리트와 철조망, 차가운 철제 기계 장치가 상기시키는 각자의 개인적인 기억이 있을 거라 전제한다. 권민호 작가의 개인전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197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알파 엔진과 제철 공장 등의 산업 시설물 및 모나미 볼펜과 대우자동차 맵시 등 공산품에 관한 드로잉 연작, 당시의 신문 및 잡지 광고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 연작, 그리고 산업화를 상징하는 사운드로 구성된 소리에 반응해 밝기가 변하는 조명 설치 작업으로 이뤄진다. 2월 16일까지, 문화비축기지 T4.
 

Cheikh Ndiaye: Archives of the SunCheikh Ndiaye: Archives of the SunCheikh Ndiaye: Archives of the Sun
Cheikh Ndiaye: Archives of the Sun
작가 셰이크 은디아예는 세네갈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지 10년 후인 1970년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후반 IMF로 인해 찾아온 국가적인 변화의 물결과 급격한 경제 성장을 몸소 겪은 세대다. 제목인 ‘ Archives of the Sun’은 세네갈의 대표적인 일간지 이름이자 ‘태양’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Le Soleil’를 인용한 것이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오래된 극장 같은 건물, 서아프리카 길가에서 흔히 보이는 노점상 역시 작가가 ‘기록’ 행위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립 직후인 1960년부터 수도인 다카르에 인구가 몰리자, 정부에서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공 주택을 건설했다. 하지만 결국 다카르의 도시계획은 실패로 끝났고 다카르에는 공공장소라는 개념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이 건물들은 원래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데, 작가는 이 지점을 포착해 세네갈의 사회적 상황을 보여준다. 더운 나라 특유의 밝고 화려한 컬러에 단조로운 풍경을 접목해 도시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1월 28일까지, 제이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