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범을 준비할 때 함께 작업한 여성 작사가(Ilsey Juber)의 영향이 컸다. 그녀는 ‘Late Night Feelings’, ‘Nothing Breaks Like a Heart’ 등의 곡을 썼는데 가사에서 전달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녀의 시각이 여성의 관점이었고 명백하게 내가 원하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어 모두 여성의 목소리로 피처링하게 됐다. 앨범을 만드는 동안 돌리 파튼,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 플리트우드 맥의 스티비 닉스같이 여성 컨트리 아티스트의 음악을 많이 듣기도 했고. 여성 보컬이 내가 찾던 사운드나 감정에 잘 맞았다. 나와 작업한 리키 리가 한 말이기도 한데, 여성 아티스트의 보이스는 남성만큼 강하면서도 남성 아티스트들이 어려워하는 ‘vulnerability(감정에 더 솔직한 능력)’를 가졌다고. 이런 모든 것이 영향을 줬던 것 같다.
프로듀서로서 어떤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때 가장 재미있었나?
어려운 질문이다. 하하. 아무래도 이번 앨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는 스티비 닉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레사 프랭클린, 샤카 칸, 또 너무나 훌륭한 목소리와 음악성을 지닌 에이미 와인하우스도 내게 매우 중요한 아티스트다. 그녀와 같이 작업할 때 정말 좋았다. 유머 코드나 좋아하는 것도 비슷했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꼭 남매 같았다. 브루노 마스는 계속 웃기는 농담을 하고, 뼈가 있는 유머 코드로 항상 나를 즐겁게 만드는 아티스트다.
평소 당신을 가장 즐겁게 만드는 것은 뭔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형제자매들, 조카들도 많아 함께 있으면 즐겁다. 물론 음악 작업을 하면서도 많은 재미를 느낀다. 마일리 사이러스, 리키 리 같은 특별한 사람들과 작업하면 너무 재미있어 일로 안 느껴질 정도다.
최근 눈여겨보는 한국 아티스트가 있다면?
얼마 전 코첼라에서 블랙핑크 공연을 봤다. 그들의 음악도, 쇼도 아주 좋았다. 또 한국계 미국인 아티스트인데… 아, 예지! 그녀의 곡 중에 ‘Raingurl’이라는 곡을 좋아한다. 요즘 훌륭한 한국 아티스트가 많은데 같이 작업하고 싶은 몇몇이 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사실 내가 처음부터 큰 성공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내 재능과 내 사운드, 나와 함께 일할 재능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20대 때 난 이미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고, 성공하길 바랐지만 진짜 준비가 된 게 아니었던 것 같다. 릴리 알렌,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만나고 그들과 같이 일하면서 내 재능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나도 10년 정도의 힘든 무명 시기가 있었다.

물론 부담을 느낀다. 근데 뭐,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일의 동기를 ‘두려움(fear)’보다 ‘즐거움(joy)’에서 찾는 거다. 매일 스튜디오에 나가면서 ‘오늘 어메이징한 음악을 만들겠어’가 아니라 ‘Uptown Funk’나 ‘Nothing Breaks Like a Heart’같이 성공한 음악을 못 만들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다. 공포나 불안감에서 동기를 찾지 말고 기쁨과 사랑에서 얻어야 한다. 물론 내가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건 아니고. 하하. 나도 그렇게 하려고 매일 노력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영감을 얻는가? 영감이 오는 순간을 몇 가지 묘사해본다면?
여러 가지에서 얻는다. 피아노에 앉아 코드를 몇 개 치다가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다. 감정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행복한 감정에서만 위대한 음악이 나오는 게 아니라 슬픔, 이별, 힘든 감정에서도 좋은 음악이 탄생한다. 또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서도 항상 영감을 받는다. 아이디어와 감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 레이디 가가가 작업실에 들어와 “나 오늘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감정을 느꼈는데, 그걸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라고 하면 내게도 큰 영감이 된다.
‘세계 최고로 옷 잘 입는 남자’라는 타이틀이 있다. “내가 뭘 입었을 때 근사해 보이는지 안다”라고 했던 인터뷰를 봤다. 오늘 카메라 앞에서 입은 옷도 본인 옷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마크 론슨다운 스타일은 뭔가?
나도 스타일이 꽤 많이 바뀐 것 같다. 어릴 때 힙합 클럽에서 디제잉할 때는 배기 진과 티셔츠에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스튜디오 갈 때 슈트를 입거나 넥타이를 매기도 하고, 좀 더 멋지게 꾸미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요즘은 더 편하게 입는 것 같다. 솔직히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은 멋진 스니커즈 한 켤레에 티셔츠와 진을 매치하는 것. 그리고 가끔은 완전히 멋지게 꾸미는 것. 그게 가장 나다운 것 같다.
‘fun, fearless’한 <코스모폴리탄> 독자들에게 한마디!
‘fun, fearless’한 <코스모폴리탄>! 즐거움(fun)은 여러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것이며, 두려움이 없는 것(fearless) 또한 마찬가지다. ‘fun & fearless’는 날 위한 조언으로도 들린다. 최근 발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