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0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해 영화 <극한직업>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겨울왕국2>. 뛰어난 cg와 감탄을 자아내는 비주얼 그리고 전작보다 깊은 스토리까지. 찬사가 쏟아지는 영화만큼이나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었으니, <겨울왕국2>의 배경이 된 북유럽의 이야기다.
「 불의 정령 브루니가 도룡뇽인 이유가 있다!
」 <겨울왕국2>에서 올라프 다음으로 시선 강탈했던 캐릭터 브루니! 그 귀여운 도룡뇽은 사실 예부터 북유럽에서 불로 표현됐던 존재였다. 연금술사 파라켈수스의 책에서도 불은 도룡뇽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는 도룡뇽이 장작에서 지내는 특성 때문! 장작에 불을 피울 때 도룡뇽이 도망치는 모습이 마치 불빛 같아 북유럽에서 도룡뇽은 불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 물의 정령 노크는 사실 나쁜 캐릭터다?
」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노크’란 이름은 전부터 존재했다. 원래도 물의 정령을 칭하는 이름이었다고.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노크가 그리 착한 존재는 아니라는 거다. 주로 말이나 사람 형태로 변신하는 노크는 바이올린 연주로 여자와 아이들을 매혹해 물에 빠져 죽게 하는 어마무시한 존재다. 초반에 파도에 뛰어드는 엘사를 노크가 삼키려 했던 장면은 어쩌면 그의 성질을 녹여낸 부분일 지도 모르겠다. (여담으로 노크는 이번 <겨울왕국2>에서 가장 만들이 어려운 cg 작업이었다는 후문!)
「 바위 거인의 서식지가 <토르>에도 나왔었다고?
」 <겨울왕국> 시리즈뿐만 아니라 <어벤져스>, <토르>,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등은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다. 그중 <토르>에서도 바위 거인의 서식지가 나온다는 사실! <토르>를 본 사람이라면 필히 ‘요툰헤임’은 기억날 테다. (토르의 아스가르드와 전쟁을 버렸던 행성이 바로 요툰헤임이었다) 그때 등장한 ‘요툰헤임’이 바로 바위 거인의 서식지였다. 사실 그들은 바위가 아니라 인간 거인이다. 다소 포악하긴 하지만 착한 본성이 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캐릭터인 셈. 하지만 어둠을 좋아하는 이들이 햇빛에 노출되면 돌로 변하게 되는데, 그 탓에 바위 거인이란 이름이 붙었다. 신화 속에서도 서로에게 큰 돌을 던지며 싸운다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하나인 <호빗>에서도 바위 거인이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델렌이 아닌 노덜드란 사람이었던 엘사의 엄마. 노덜드란 민족은 실제로 북유럽에서 순록과 함께 유목하는 사미인(사미족, 라프족이라 불리기도 한다)을 그려낸 캐릭터다.
사미족은 실제로도 ‘숲의 요정’이라 불린다고. 심지어 아렌델과 맞서 싸웠던 노덜드란, 그리고 아렌델 왕이 노덜드란에 지어버린 댐도 사미족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사미족은 노르웨이로부터 소수민족의 권리를 빼앗겨왔다. 전통 의상을 입지 못하고 사미의 언어 대신 노르웨이어를 써야 했다. ‘인간 동물원’이란 타이틀을 받을 정도로 노르웨이의 억압을 견뎌야 했던 사미인들.
심지어 그들의 터인 알타 마제마을에 노르웨이의 댐을 세워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알타댐을 향한 반대 시위가 심했지만 1987년 노르웨이 정부는 댐은 완공해 그들의 전력을 보강했다. 거기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엘사와 안나를 마주한 노덜드란 사람들이 부르는 전통적인 노래 ‘Vuelie(feat. Cantus)’ 또한 사미인들의 전통 노래 ‘Joik’와 스칸디나비안 음악을 섞어 만든 노래라고. ost부터 시작해서 노덜드란 사람들이 순록과 공생하는 모습, 아델렌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 그들의 서식지에 아델렌 왕이 댐을 건설하는 등 <겨울왕국2>의 많은 요소들을 북유럽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화 <겨울왕국2>에 스칸디나비아 신화와 북유럽 역사가 이렇게나 많이 담겨있었다니. 아직 <겨울왕국3>에 대한 디즈니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지만, 어쩌면 북유럽 이야기에서 후속편에 대한 힌트를 찾아볼 수 있지도 않을까? 혹자는 엘사와 안나, 스벤과 크리스토퍼, 올라프, 노덜드란 민족, 그리고 5대 정령이 힘을 합쳐 한스 왕자와 싸우는 ‘프로즌 어셈블’을 예측하고, 혹자는 엘사의 여자친구가 등장하지 않느냐는 추측으로 <겨울왕국3>을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더 진보적이고 다채로운 디즈니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도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