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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오른 수구선수, 이성규

한국 수구팀이 올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첫 1승을 거뒀다. 마지막 네 번의 승부던지기를 성공시킨 선수 중에 그가 있다. 수구 선수 이성규는 물속에서 막 나왔을 때 가장 빛난다. 수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는 우리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수구를 주목할 이유다.

BYCOSMOPOLITAN2019.11.27

물 만난 이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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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수구가 아닌 경영 선수로 시작했죠?
수영은 흔히 알고 있는 스피드 경쟁인 ‘경영’과 공을 이용하는 종목인 ‘수구’ 같은 세부 종목으로 나뉘어요. 저는 어렸을 때 축구하는 걸 워낙 좋아했는데, 한여름에도 종일 뙤약볕에서 노는 걸 걱정하신 부모님께서 실내에서 시원하게 놀라고 9살 때 수영 강습을 등록해주시더라고요. 정말 놀다 오라는 의미로 보내신 건데, 11살 때 코치님께서 제가 발 차는 게 남들과 다르다고, 가능성이 있으니 선수 한번 시켜보는 게 어떻겠냐 하셔서 그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계속 경영 선수로 활동했죠.
 
뿌리부터 남달랐네요. 그런데 처음엔 수영이 너무 하기 싫었다고요?

발차기만 좋았죠. 하하. 수영이 취미고 물놀이일 때는 마냥 좋았는데 선수가 되고 보니 완전히 다른 거예요. 수업 분위기도 다르고, 못하면 욕도 듣고 맞기도 많이 맞거든요.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저보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너무 힘들었는데 부모님은 좀 욕심이 나셨던 것 같아요.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지”라고 하셨죠. 그땐 부모님이 미웠는데, 요즘은 부모님이 “고맙다”, “미안하다”라고 많이 하셔요. 지금은 그런 말 들으면 제가 더 죄송하고 감사하죠.
 
그럼 본격적으로 수구 선수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뭐예요?

수영을 그만두겠다고 하니 코치님께서  수구는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공으로 하는 건 자신 있어 해보자 싶었죠. 막상 운동선수 그만두면 뭐 하나 싶은 걱정도 있었고요. 그렇게 수구 팀에 들어가서 물에 뜨는 법부터 다시 배웠어요. 경영은 엎드리거나 누운 상태에서 떠 있는 건데 수구는 몸을 세운 상태로 떠 있어야 하니까 방법이 다르거든요.
 
수구가 경영보다는 적성에 맞았어요?

경영은 개인 경쟁이고, 레일을 일직선으로 계속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너무 지루했어요. 수구는 단체 종목이라 서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재미있었죠. 운동 자체가 훨씬 역동적이기도 하고요.
 
팬츠 가격미정 문선.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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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인 만큼 위험하다면서요.
수구는 전체 경기 시간이 32분이에요. 8분씩 네 번의 게임이 있고, 휴식은 2~3분 정도죠. 공격 시간은 각 팀당 한 번에 30초로 제한되니 몸싸움이 격해질 수밖에 없어요. 물이 튀기면 앞이 잘 안 보이니까 서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많이 맞죠. ‘앞으로 다쳐서 운동 못 하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늘 있어요.
 
사실 촬영할 때 혹시 몸에 상처가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상처 대신 팔뚝에 새긴 타투를 발견했어요. 무슨 뜻이에요?

‘친구는 운명이다’요. 발목에도 있는데, 그건 ‘될 대로 되라’예요. 스무 살 때 한 거라. 하하.
 
수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서로에 대한 믿음. 아무래도 단체 운동이니까요.
 
운동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예요?

그날 하루 운동이 좋은 분위기로 끝났을 때요. 어느 한 명이 기분이 안 좋거나 하면 일부러 말도 더 많이 걸고, 장난치며 기분을 풀어주죠. 운동이 잘 끝나면 하루가 다 잘 풀려요.
 
경기 시작하기 직전에는 무슨 생각 해요?

모여서 작전 회의하고 마지막에 항상 다 같이 하는 얘기가 있어요. “지는 게임 하지 말자”고요. 이왕 힘들게 연습한 거, 지지 말자고.
 
니트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슈즈 22만5천원 모두 코스. 팬츠 가격미정 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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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라는 말과는 다른 의미인가요?
게임은 이기려고 하는 거지만 분명 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물론 진 경기라고 꼭 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잘하지 않았는데 이길 수도 있는 거고요. 지는 게임 하지 말자는 건 ‘후회하지 말자’라는 의미에 더 가까워요. 그 경기를 위해 연습했던 전술을 성공시켰을 때, 하고자 했던 플레이를 경기에서 보여줬을 때는 지더라도 아쉽진 않죠.
 
이번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뉴질랜드를 상대로 1승을 거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승리가 확정됐을 때요. 승부 던지기에서 마지막 한 골이 들어가는 걸 지켜보면서 제일 짜릿했어요.
 
승부욕이 센 편이에요?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어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경영할 때도 스트레스를 특히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질 때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겨울이니까 비수기일 것 같은데, 연말에는 휴가 계획 있어요?

지금이 원래 비수기가 맞는데 내년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전  때문에 계속 연습을 해야 해요. 이번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성적이 꽤 잘 나와 올림픽 예선 출전 기회가 생겼거든요.
 
그 전까지는 예선전에도 못 나갔던 거예요?
기회가 있는데도 안 나갔죠. ‘나가서 망신당하느니 차라리 안 가고 말지’ 하는 감독님들도 많으셨거든요. 지금 감독님은 굉장히 열정이 있으셔요. 꼭 본선에 올라갈 거라 믿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2020년 목표는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얻는 거요. 다른 건 그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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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 Editor Ha Ye Jene/Kim Ye Rin
  • Photographer Park Ja Wook
  • stylist 김선영
  • hair&makeup 김환
  • assistant 김지현/김상혁
  •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