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하는 건 뭐, 그렇다 치자. 연인에게 SNS 로그인 정보를 알려주는 건 어떨까? 그거야말로 ‘스마트 라이프’의 반대나 다름없다. 특히 헤어질 확률이 높은 경우라면 말이다.
이별 후 당신은 상대방을 잊었을지언정, 상대방은 여전히 당신에 대한 감정 혹은 당신의 인스타그램에 집착하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이버 보안기업 ‘스페캅스 소프트’가 발표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2천5백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했을 때, 27%의 사람들은 여전히 헤어진 연인의 SNS에 로그인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69%의 사람들은 지난주에도 옛 연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로그인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해당 설문 조사에서 58%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SNS를 기웃거리는 데 확실한 목적이 있다고 답했다. 즉, 상대방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는지 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11%는 복수를 하기 위해, 혹은 상대방인 척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거나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 염탐을 한다고 했다니 이 정도면 조금 무서울 정도다.
이러한 부류의 스토킹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개인적으로 나는 완벽하게 상대방을 차단해버리는 편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어떻게 다른 사람의 SNS 비번을 알아낼 수 있는지가 다소 신기하고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옛 연인의 SNS에 주기적으로 로그인한다는 7명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고등학교 시절, 제 친구와 전 우리 남친들의 페이스북을 해킹하려고 했어요. 그냥 가능할지 궁금했거든요. 다행히 두 사람의 비번은 정말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죠. 그래서 첫 시도에 로그인할 수 있었어요. 어쨌든 저와 제 전 남친은 3년 전에 헤어졌어요. 전 그때부터 지루할 때면 그의 계정에 로그인해요. 감정이나 미련이 남은 건 아니지만, 그가 뭘 하고 사는지, 누구를 만나는지를 보는 건 재미있거든요.” -V, 24세
“전 그냥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재미있어요. 솔직히 그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지 살펴보긴 해요. 인정해요. 하지만 그게 더는 씁쓸하다거나 그러진 않아요.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렇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는 게 이별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정리하는 덴 도움이 되더라고요.” -B, 21세
“예전에 남친이 비번을 입력할 때 그걸 지켜봤다가 기억해 뒀죠. 우리는 4달 전에 헤어졌지만 전 여전히 그의 계정에 접속해 그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봐요. 전 그가 그리워요. 솔직히 마지막으로 로그인한 건 오늘 아침이었어요.” -Z, 20세
“사귀던 당시 그녀가 직접 자신의 이메일 정보를 저에게 알려줬어요. 우리가 헤어지고 2년이 지난 후, 하루는 그녀가 어떤 남자에게 벤모로 이체를 했더군요. 그래서 그녀의 계정에 로그인해봤죠. 알고 봤더니 새로운 남친이었어요.” -J, 22세
“저도 그와 사귀고 있을 때 상대방의 로그인 정보를 받았어요. 헤어진 후에도 그는 비번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나 봐요. 헤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전 자동 로그인된 그의 계정을 한 번도 로그아웃하지 않았어요. 그냥 한 번씩 그의 계정을 둘러봐요. 흥미로워서요.” -L, 19세
“저와 제 전 여친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헤어졌어요. 그 후 그녀의 계정에 로그인한 적이 있어요(물론 로그인 정보는 사귈 당시에 공유한 거고요). 솔직히 좀 샅샅이 둘러보긴 했죠.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주기적으로 비번을 바꾸라는 거예요(특히 헤어진 후에는요!).” -A, 22세
“사실 전 여친의 로그인 기록들이 여기저기 많이 남아있어요. 몇 달 전에는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한 적이 있어요. 제가 언팔을 한 후, 그녀가 어떤 걸 포스팅하는지 보고 싶었거든요.” -M, 24세
그렇다.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 이러한 이유로 헤어진 옛 연인의 SNS에 로그인해본다고한다. 만약 당신이 이들 중 한 명이라면 다음 사실을 기억하자.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는 이러한 행동을 하고 난 후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43%는 이러한 행동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미련을 지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사귈 때 알려준 적도 없는데 굳이 비번을 바꿔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을 위해서라도 비밀번호는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니니 말이다. ‘나중에’라는 생각으로 미뤄두지 않도록 하자.